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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양

jinyangkim@etomato.com

안녕하세요. 뉴스토마토 산업1부 김진양입니다.
(기자의 '눈')초연결 시대의 그늘

2021-11-01 06:00

조회수 : 4,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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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5일 오전 직장인 A씨는 회의 중 초등학교 5학년 아들의 전화를 받았다. 아들은 울먹이는 목소리로 "온라인 수업이 갑자기 끊어지더니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긴 통화가 어려웠던 A씨는 그저 "컴퓨터를 재부팅해보라"고만 하고 황급히 전화를 끊었다. A씨는 뒤늦게 KT의 통신 장애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무심하게 대응했던 자신을 책망했다. 그는 "그나마 휴대폰은 다른 통신사를 사용하고 있어 전화 연결은 가능했지만 그 순간 아들이 얼마나 당황스럽고 무서웠을지를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고 전했다.  
 
비슷한 시각 동네에서 슈퍼를 운영하는 B씨는 카드 단말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진땀을 흘렸다. 건강검진차 병원을 찾았던 C씨는 원활한 진료가 어려웠다. 
 
1시간 남짓한 통신 장애가 일상을 무너뜨렸다. 온라인 학습, 상점 결제는 물론 증권 거래, 음식 주문, 재택 근무 등의 활동이 모두 불가했다. 유무선 통신 모두 KT를 사용했던 사람들은 '디지털 미아'가 되는 듯한 공포도 느꼈다. 국민 메신저라 불리는 '카카오톡'만 장애를 일으켜도 세상과의 소통이 단절되면서 일상에 혼란이 가중되는데, 통신망이 완전히 두절되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였다. 모든 것이 인터넷으로 연결된 이른바 '초연결 시대'의 예기치 못한 그늘이다. 
 
오늘날의 삶은 불과 10여년 전만해도 전혀 상상할 수 없는 것들이 많다. 당시만해도 언제 어디에서나 인터넷이 가능하다는 의미의 '유비쿼터스'는 먼 미래의 일 같았다. 하지만 지금은 그 누구도 유비쿼터스를 입에 담지 않는다. 집 밖에서 냉장고, 세탁기, TV 등 가전제품들을 제어하고 스마트폰만 있으면 어디에서든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것은 매우 당연한 일이 됐다. 이 시대에 태어난 아이들은 디지털 기기 활용이 익숙한 디지털 네이티브로 자라났다.  
 
이처럼 디지털로의 전환은 이미 거스를 수 없는 추세다. 전 산업계가 디지털 포메이션을 주창하며 변화의 물결을 이끌고 있으며, 그럴수록 인터넷은 우리 생활 속에 더욱 깊숙히 들어오게 될 것이다.  수 년내로 상용화가 기대되는 자율주행자동차는 차량 간 통신이 기반이 돼야 하고 차세대 플랫폼으로 주목받는 메타버스 역시 네트워크가 발판이 되지 않으면 실현되기 어렵다. 
 
모든 기술의 진보는 부작용을 동반하기 마련이다. 편의 속에만 매몰돼 있다가는 또 언제 기술의 역습에 당할 지 모른다. 끊임없이 세상을 돌아보며 만일을 대비해야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새로운 시대는 도래하고 있다.  
 
김진양 중기IT부 기자(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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