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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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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민간업체가 돌보는 '반려해변'…쓰레기 해안 정화 'ESG 실천'

해수부 출입기자단, 해양쓰레기 정화활동을 해보니

2021-11-1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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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우리는 갈목 해변과 함께 성장해 왔습니다. 저와 직원들 모두 갈목 해변의 쓰레기는 우리 사업장 앞에 버려진 쓰레기라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지난 10일 충남 서천군 송석갈목해변을 찾아 해양쓰레기 정화활동에 나선 해양수산부 출입기자단에게 건넨 한 민간업체의 하소연이다. 자신을 베르상스퍼시픽 대표이사로 소개한 그는 송석갈목해변을 가리켜 '반려해변'이라고 지칭했다.
 
해수부 출입기자들과 해양쓰레기 수거활동을 벌인 홍형수 베르상스퍼시픽 대표이사의 '반려해변' 발언은 탄소중립 시대의 변화와 무관치 않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위한 일환으로 민간 기업들이 우리나라 해변 정화활동에 힘을 보태고 있다는 방증이다. 충남 서천군 장항읍에 위치한 베르상스퍼시픽은 지난 8월 '반려해변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사업장 인근 갈목해변을 입양했다.
 
반려해변 프로그램이란 해수부가 기획한 사업으로 해양환경 보호가 목적이다. 기업·단체들은 지역 내 해변 일부를 입양해 반려동물을 돌보듯 깨끗하게 관리한다는 의미가 내제돼 있다. 특히 ESG 경영의 실행력을 높일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주목 대상이다.
 
해양수산부 출입기자단은 지난 10일 충남 서천군 송석갈목해변을 방문, 해수부·민간업체 직원들과 함께 해양쓰레기 정화활동을 벌였다. 사진은 제주 해안가의 해양쓰레기 모습. 사진/뉴시스
 
지난해 9월 제주도를 첫 시범 사업으로 현재 13개의 기업·단체가 인천·충남·경남지역 13곳의 해변을 입양해 관리 중이다. 참여기업들은 연 3회 이상 해변 정화활동을 수행하고 연 1회 이상의 해양환경보호 인식 증진을 위한 캠페인을 벌인다. 
 
제주도의 경우는 하이트진로(표선해변), 공무원연금공단(중문해변), 제주맥주(금릉해변)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날 갈목해변을 입양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홍형수 대표이사는 "저희 임직원들이 평소 해양쓰레기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며 "ESG 경영 실천을 위해 우리 기업과 가까이 있는 반려해변을 입양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화활동 시작 전에는 홍성민 지역 코디네이터(반려해변 도우미)와의 만남도 이뤄졌다. 홍 코디네이터는 해양쓰레기를 줍는 과정에서 지켜야 할 안전수칙과 수거 대상 쓰레기 등을 설명했다. 또 '클린스웰(Clean Swell)'이라는 휴대폰 애플리케이션 사용 방법에도 상당부분 시간을 할애했다.
 
클린스웰 앱을 이용해 해안 수거 쓰레기의 종류와 양을 입력하면 미국, 캐나다 등 전 세계 100여 개국에 실시간으로 공유가 이뤄진다. 해수부는 향후 해당 데이터를 활용해 국내 해양쓰레기 저감 정책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불과 1시간가량 진행된 수거 활동 결과, 쓰레기양은 1톤 트럭 한대 분량이 나왔다. 수거된 쓰레기는 플라스틱을 포함해 스티로폼, 어망, 밧줄, 생수병, 병뚜껑 등 종류도 다양했다.
 
해양수산부 출입기자단은 지난 10일 충남 서천군 송석갈목해변을 방문, 해수부·민간업체 직원들과 함께 해양쓰레기 정화활동을 벌였다. 사진은 송석갈목해변에서 수거한 해양쓰레기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최근 들어 해양쓰레기의 증가 추세는 거세다. 지난해 전국 연안에서 수거된 해양쓰레기는 총 13만8000톤으로 지난 2018년 9만5000톤과 비교해 45% 급증했다.
 
수거 장소별로는 바닷가 해안쓰레기가 전체의 69%인 7만8000톤으로 가장 많다. 바닷속에 쌓여 있는 침적쓰레기는 2만9000톤(25%), 바다 위에 떠다니는 부유쓰레기는 7000톤(6%)에 달한다.
 
해양쓰레기는 해안 절벽과 암벽 사이 등 사각지대까지 발생해 육상쓰레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거가 어려운 편이다. 해마다 막대한 양의 해양쓰레기가 발생하면서 지자체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쓰레기 수거를 위한 행정인력 투입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신재영 해수부 해양보전과장은 "정부 주도로 해양쓰레기를 전부 수거하는 건 물리적으로 쉽지 않다"며 "이 때문에 하나의 대안으로 민간이 주도적으로 해변을 입양·관리하는 해양쓰레기 관리 생태계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지역 코디네이터를 추가 선정하고, 코디네이터와 광역 지자체를 매칭시킨 광역단위 운영체계를 2023년까지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해양수산부 출입기자단은 지난 10일 충남 서천군 송석갈목해변을 방문, 해수부·민간업체 직원들과 함께 해양쓰레기 정화활동을 벌였다. 사진은 금능해수욕장의 반려해변 입간판 설치 모습. 사진/해양수산부
 
충남(서천)=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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