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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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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장의 눈)이재명식 독단적 승부수 특검수용…분열만 야기한 윤석열의 국민통합

특검수용 카드, 이재명식 독단적 승부수…당·선대위와 조율 없이 던진 듯

2021-11-11 14:46

조회수 : 1,8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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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이 계속해서 시끄럽다. 혼란을 자초한 이는 다름아닌 여야 유력 대선주자들이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거듭된 대장동 논란에 '특검 수용'이라는 정면승부를 택했다. 단, 전제를 달았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국민통합 차원에서 광주와 목포, 김해 봉하를 찾는 일정을 잡았지만 첫 날부터 스텝이 꼬였다. 경선과정에서 있었던 자신의 '전두환 미화' 발언 때문이다. 국민들은 "뽑을 사람이 없다"며 역대 최악의 대선으로 치닫고 있는 현 상황에 혀를 찼다. 
 
이재명 '특검 수용' 승부수, 되레 '악수' 될 수 있어
 
이재명 후보는 특유의 정면돌파를 택했다. 이 후보는 10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준비된 기조연설 대신 작심 발언들을 쏟아냈다. 그는 "기조말씀은 서면으로 대체하고 몇 가지 말씀을 드린다"며 "야권에서 얘기하는 화천대유, 또는 대장동 개발 관련된 검찰 수사에 대해 특검을 하자는 요구가 있고 많은 분들이 거기에 동의하는 것을 잘 안다"고 했다. 그의 말대로 최근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들을 보면 △'대장동 의혹이 고발사주 의혹보다 더 위중하다' △'대장동 의혹은 야당 주장대로 특검을 통해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로 축약된다. 
 
이 후보는 그러면서 "검찰 수사를 지켜보되, 미진하거나 의문이 남는다면 특검 형식이든 어떤 형태로든 완벽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추궁이 필요하고 공감한다"며 처음으로 특검 수용 의사를 밝혔다. 이 후보는 그간 야당의 특검 주장을 정쟁용으로 치부하며 일축해 왔다. 다만, 이 후보는 "이 문제는 복합적"이라며 윤석열 후보의 부산저축은행 부실수사 등도 함께 특검 대상이 돼야 한다고 했다. 윤 후보의 부실수사 때문에 대장동 사태를 초래한 화천대유 등의 초기자금이 마련될 수 있었다는 주장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민의힘을 비롯한 야당은 이를 '조건부 수용'으로 해석하고 이 후보의 또 다른 꼼수로 받아들였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1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후보가 궁지에 몰렸다는 생각이 든다. 조건 수용이라는 애매한 태도로 시간벌기에 나선 것"이라며 "원내지도부가 이 후보의 궁여지책 특검 수용 의사에 대해 일체의 꼼수를 허용하지 말고 야당의 권리를 주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도 "말장난"이라며 "즉각 특검을 수용하는 게 떳떳한 자세"라고 이 후보를 압박했다. 
 
반면 이 후보의 오랜 정치적 동지인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에서 "조건부가 아니라 특검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이 후보 입장이)바뀌었다고 본다"고 했다. 특히 국회 절대다수를 점하는 민주당의 동의와 대선 전 특검 도입 여부에 대해서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결국 대장동에 갇힌 현 흐름으로는 판을 뒤집기가 불가능하다고 판단, '특검 수용'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는 설명이다. 이 후보는 그간 줄곧 대장동 사업을 자신의 치적으로 내세우며 "칭찬받아 마땅할 일"로 표현하는 등 결백을 주장해 왔다. 
 
윤호중 원내대표도 이 후보의 결심을 뒷받침했다. 그는 같은 날 정책조정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이 후보의 특검 수용 발언 관련해 오늘이라도 여야 원내대표가 특검 법안 처리를 위해 만나자'고 제안한 데 대해 "피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기존 민주당 입장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으로, 마지못해 이 후보의 주장에 보조를 맞추는 모습도 역력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이 후보가 당이나 선대위와 상의 없이 특검 수용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한 불만도 흘러나왔다. 비서실조차 사전에 해당 발언을 몰랐다고 한다. 
 
문제는 이 같은 승부수가 되레 대장동 덫을 더 깊게 할 수 있다는 데 있다. 검찰이 사실상 대장동 의혹 관련해 이 후보의 연관성을 배제한 상황에서, 오히려 이 후보가 문제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답답한 마음에, 또 지지율이 윤 후보에게 뒤지는 현 흐름에 대한 초조함에 '특검 수용' 카드를 빼들었지만, 이는 오히려 대선까지 대장동을 계속해서 끌고 가는 '악수'가 될 수 있다. 정성호 의원 역시 이와 관련해 "걱정은 된다"며 "특검이 임명돼서 수사가 종료될 때까지 최소한의 시간이 있는데 대선 전까지 끝나기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 의원 말을 종합하면 결국 특검 수용 카드는 이 후보의 독단적 승부수일 수밖에 없다. 
 
국민통합 그렸지만…광주부터 꼬인 스텝에 혼란만 야기 
 
윤 후보도 곤경에 처하기는 마찬가지다. 윤 후보는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출 이후 첫 지방 일정을 소화 중이다. 10일 전남 화순에 들러 5·18 민주화운동을 이끈 고 홍남순 변호사의 생가를 찾았다. 다분히 5·18 민주묘지 참배를 위한 명분쌓기 성격이 강했다. 이어 5·18 민주묘지로 향했지만 오월어머니회 등 5·18 관련 시민단체와 광주·전남 대학생들, 그리고 시민들의 거센 반발에 추모탑까지 가지 못하고 묵념으로 참배를 갈음해야 했다. 서로 뒤엉켜 아수라장이 된 현장에서 그는 "저의 발언으로 상처를 받으신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경선 과정에서 있었던 자신의 '전두환 미화' 발언에 대해 사과했지만 이미 그림은 망칠 대로 망친 뒤였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1일 오전 전남 목포시 산정동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 어록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목포로 이동해 하룻밤을 묵은 뒤 11일 오전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을 찾았지만 이 역시 시민들의 항의로 소란만 일으킨 채 발길을 돌려야 했다. 방명록에는 '국민 통합으로 국가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의 초석을 놓으신 지혜를 배우겠습니다'라고 적었다. 모두가 지난달 19일 있었던 문제의 '전두환 미화' 발언 때문이다.  윤 후보는 당시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전두환 전 대통령이 그야말로 정치는 잘 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 호남에서도 그렇게 말하는 분들이 꽤 있다"고 말해 파문을 일으켰다. 성난 민심에 마지못해 유감을 표명했지만, 하필 사과 당일 이른바 '개 사과' 사진을 SNS에 올려 사과의 진정성마저 의심 받았다. 역사인식의 부재도 질타 받았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로 이동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한다. 권양숙 여사와의 만남은 예정에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화의 성지 광주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 목포에 이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잠들어 있는 봉하까지 찾아 중도로의 외연 확장과 국민통합 이미지를 전달코자 부단히 노력 중이지만 첫 걸음부터 꼬인 탓에 그 역시 논란만 남긴 채 일정을 마무리하게 됐다. 환영받지 못한 행보 속에 통합 대신 분열만 야기했다는 비판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정치부장 김기성 kisung012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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