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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훈

(헬스잡학사전)술 즐기는 남성, 통풍 주의보

알코올, 요산 배설억제·요산 합성 증가…통풍위험↑

2022-01-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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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여성에 비해 남성에게 통풍이 더 자주 발생하며 맥주를 포함한 알코올을 자주 섭취할수록 위험할 수 있어 음주를 즐기는 남성일수록 통풍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생활 속 질병·진료행위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6년 37만3000명이었던 통풍 환자는 2020년 46만7000명으로 5년 사이 5.8% 증가했다.
 
성별로 보면 92.6%가 남성으로 집계됐다. 여성에 비해 남성에게서 통풍이 더 자주 나타나는 것은 호르몬의 영향으로 추정된다. 남성호르몬은 신장의 요산배출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반면 여성호르몬은 요산배출을 높인다.
 
통풍은 체내에 요산이 너무 많이 존재해 요산이 결정체를 만들어 관절 혹은 다른 조직에 침착돼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대사성 질환이다. 통풍이 관절에만 오는 병인 것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지만 요산 결정체는 관절뿐 아니라 몸속 어디에나 침착돼 다양한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통풍의 원인이 되는 요산은 평소에 신장을 거쳐 소변을 통해 배출되며, 일정한 혈중농도를 이루는 것이 정상이다. 요산의 생성과 배출에 불균형이 생기면 고요산혈증이 발생하게 된다. 이를 오랜 시간 방치하면 바람만 스쳐도 통증을 느낀다는 통풍관절염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대표적인 증상은 급성통풍발작이다. 주로 엄지발가락에 증상이 나타나며 족부내측, 발목, 무릎에도 통증이 생길 수 있다. 통풍발작이 일어나면 발현 부위가 붉게 부어오르며 매우 심한 열감을 동반할 수 있다. 
 
보통 이런 발작은 10일 정도 지속되다가 점차 호전되지만 통증이나 증상이 없다고 치료를 중단하면 합병증에 노출될 수 있다. 증상이 만성 결절성 통풍으로 악화하면 몸 곳곳의 요산덩어리들의 결절이 나타나면서 여러 관절에서 다발적인 관절염이 발생하기도 한다.
 
통풍의 원인물질로 알려진 요산은 대부분 신장을 통해 소변으로 배설되므로 요산의 생성과 배설이 균형을 이루면 혈중 요산이 정상 범위 내로 유지된다. 이러한 생성과 배설의 균형이 깨지면 요산수치가 높아지며 이른바 고요산혈증이 생길 수 있다.
 
성인 남자의 경우 7㎎/㎗, 여자의 경우 6㎎/㎗ 보다 요산 수치가 높을 경우 고요산혈증으로 본다. 고요산혈증 자체는 아무런 증상을 일으키지 않지만 오래 지속되면 통풍관절염이 찾아올 수 있다.
 
퓨린이 많이 함유된 음식이나 음주가 반복되는 사람이라면 고요산혈증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통풍이 찾아온 이후에도 치료를 받지 않으면 만성 결절성 통풍으로 진행돼 몸의 여러 곳에 요산 덩어리로 이뤄진 결절(토푸스)들이 나타나며 극심한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통풍의 치료는 우선 급성 통풍발작을 빠르게 진정시키고 통풍발작의 재발을 예방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신장 및 다른 부위에 생기는 합병증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풍에 대한 약물 치료는 치료시기에 따라 달라진다.
 
과거에는 요산 수치가 높으면 무조건 요산강하제를 복용하도록 했으나 최근에는 증상이 있을 때만 치료를 시작한다. 요산 수치가 높다고 다 통풍이 생기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급성 통풍 발작이 있을 때 통증과 염증을 경감시키기 위한 치료로는 콜치신,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가 사용될 수 있다. 때에 따라서는 스테로이드의 관절 내 주사를 하기도 한다.
 
혈중 요산 수치를 낮추는 약제인 요산 강하제는 2회 이상 급성 통풍 발작 병력이 있거나 만성 결절성 통풍이 있는 경우 사용된다. 요산 강하제를 사용할 때 갑작스런 요산 수치의 저하로 통풍발작이 유발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통풍에서 혈중 요산에 끼치는 음식물의 영향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다이어트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 극도로 절제된 식사요법보다는 규칙적인 운동과 인스턴트 음식이 아닌 건강한 식단을 챙기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약물 치료를 계속해도 혈중 요산이 잘 내려가지 않고 관절염이 재발하거나 급성 증상이 있는 사람에게는 퓨린이 아주 많은 식단을 제한하는 것이 좋다.
 
알코올은 고요산혈증 및 통풍발생과 밀접한 연관이 있어 피하는 편이 좋다. 실제로 통풍환자의 50%가 과도한 알코올 섭취와 연관이 있다고 여겨진다. 알코올은 요산생성 증가와 요산배설 감소를 통해 고요산혈증을 일으킨다. 급격한 알코올 섭취 시 알코올이 젖산으로 변환되고 젖산은 신장의 근세뇨관에서 경쟁적으로 작용해 요산의 배설을 억제하게 된다.
 
만성 알코올 섭취는 퓨린 생성을 증가시키고 요산 합성을 증가시킨다. 맥주는 특히 주류 중에서도 가장 많은 퓨린을 포함하고 있으며 요산의 혈중 농도와 요산배설을 증가시킬 수 있다. 맥주를 제외한 다른 알코올도 고요산혈증과 통풍 발생을 증가시키므로 통풍 환자들에게 금주는 불가피하다.
 
이영호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맥주가 가장 많은 퓨린을 포함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맥주보다 퓨린 함량이 적은 다른 알코올 음료는 통풍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라면서 "퓨린 이외에 다른 알코올 성분이 요산 배설억제와 요산 합성을 증가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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