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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화의 늪·심상정 칩거…이재명은 웃는다

윤석열·안철수, 단일화의 늪 목전…정의당, 선대위 일괄사퇴 후폭풍

2022-01-13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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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대선이 종반전으로 치닫는 가운데 정국이 일대 분수령을 맞았다. 야권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간 단일화의 늪을 눈 앞에 두게 됐고, 정의당은 심상정 후보의 선거일정 전면중단 선언 후 선대위가 일괄사퇴하는 등 후폭풍에 빠졌다. 반면 이재명 후보는 무풍지대다. 대장동 변수가 여전하지만 결정타 없이 공방만 오가는 상태다. 이 후보는 몸을 최대한 낮춘 채 민생 공약을 통해 지지율 포인트를 하나씩 획득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0~12일 전국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3일 공표한 1월 첫째 주 전국지표조사(NBS) 결과, 이재명 37% 대 윤석열 28% 대 안철수 14% 대 심상정 3%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최근 공표된 다른 여론조사 결과들도 대동소이하다. 내홍을 봉합한 윤석열 후보가 일정부분 반등한 가운데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 상승세는 이어지고 있다. 심상정 후보는 5% 미만에 그치는 등 존재감을 상실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후보는 윤석열 후보와 오차범위 안팎에서 접전을 펼치면서도 쉽게 1위 자리를 내주지 않고 있다. 특히 당선 가능성에 있어서는 확고한 1위를 고수 중이다. 이 같은 4자 구도가 지속되는 한 야권으로서는 대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심지어 이재명·윤석열·안철수 3강 구도가 고착화될 경우 '필패'라는 위기감마저 커졌다. 
 
13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4월 전기요금 인상 백지화 및 과학과 상식에 근거한 전력공급 계획 수립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때문에 윤석열·안철수, 두 후보가 단일화를 끝까지 배제한 채 독자적으로 완주할 것으로 보는 이는 거의 없다. 원희룡 국민의힘 정책본부장은 "단일화는 불가피하다"고 말했고, 안 후보의 최측근인 이태규 국민의당 총괄선대본부장은 "국민이 판단할 것으로 그 시점까지는 우리의 길을 가야 한다"며 '선 지지율, 후 단일화' 노선을 내비쳤다. 다만 대선까지 두 달도 채 남지 않았다는 점에서 시간이라는 물리적 한계가 분명하다. 양측이 어렵게 단일화 협의에 나선다고 해도 여론조사 룰을 놓고 역선택 방지 대 외연 확장론으로 맞붙을 공산이 크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단일화 성사를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기류도 나온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전날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과 만난 사실을 언급하며 "김 전 위원장은 야권 단일화가 잘 안될 걸로 봤다"고 전했다. 박 의원은 "두 후보의 어떤 정치적 감각에 대한 문제 아니겠느냐"면서 두 사람이 단일화로 신경전을 벌이다 끝날 것으로 점쳤다. 지난 2012년 대선 과정에서 당시 문재인 후보 측으로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에 관여했던 한 인사는 "막상 협상에 나서면 똑같은 말만 되풀이한다. 협상이 도무지 진척될 수가 없다"며 혀를 내둘렀다. 
 
민주당은 일단 야권 단일화 결렬에 무게를 두면서도 성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한 핵심 관계자는 "윤 후보의 지지율이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을 유지하고 안 후보의 지지율 추가 상승이 없다면, 야권 단일화는 어려울 걸로 본다"면서 "두 후보가 신경전을 벌일 경우 2030세대와 수도권, 중도층 표가 분산돼 이 후보에게 상당히 유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도 "윤 후보가 20% 중반만 무너지지 않으면 결국 3자 구도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안 후보가 일종의 방패막이가 돼 줄 수 있다. 2030과 수도권 표가 윤 후보로 가는 것을 막아줄 수 있다"고 기대했다. 
 
13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서울시 노원구 노해로 더숲에서 노원구 재건축 추진위원회와 정책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5% 미만의 지지율 정체에 선거일정 전면 중단을 선언하고 나선 것도 이 후보 측으로서는 나쁘지만은 않다. 심 후보가 계속해서 흔들릴 경우 강성 진보진영 표심조차 일정부분 이 후보가 흡수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앞서 12일 밤 정의당은 "심 후보가 현 선거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이 시간 이후 모든 일정을 중단하고 숙고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다음날에는 선대위가 일괄 사퇴하며 위기감을 외부로 표출했다. 특히 심 후보가 여영국 대표 등 당 지도부와도 일체 연락을 하지 않고 있어 칩거 배경을 놓고 여러 추측들이 난무하고 있다. 심 후보는 지난 2017년 19대 대선에서 6.17%(201만7458표)의 득표율을 기록한 바 있다. 
 
정의당 한 관계자는 "여전히 계급정당의 이미지에 갇혀 있는 데다 페미니즘 이미지 또한 더해졌다"며 "노동자의 정당이라는 색깔도 잃었다. 총체적 난국"이라고 말했다. 2030 청년표심마저 외면하면서 창당 이후 최대의 위기에 봉착했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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