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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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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불평등 사회①)코로나발 '부익부 빈익빈' 가속화…"슈퍼리치세 논의해야"

불평등 이슈…코로나19 격변에 속도 빨라져

2022-01-25 06:00

조회수 : 12,6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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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공존하는 한국 사회의 갈등 키워드 중 하나는 '불평등'이다. 경쟁과 평등이라는 갈림길에 놓인 사회적 불평등은 한국경제가 고도성장의 과정을 거치면서 지난 수십 년간 고착해온 고질적 폐단이 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향한 패러다임 대전환의 요구와 맞물리면서 불평등 문제가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산업, 노동, 금융, 교육 등 각 분야의 경제적 불평등은 분배구조 개선을 위한 방향타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 역사를 통해 배웠듯, 1929년 대공황 시대에 불평등의 탈출로는 '뉴딜 정책'이었다. <뉴스토마토>는 '신 불평등 사회' 연중기획을 통해 현 시대에 당면한 한국 경제의 불평등 문제를 진단하고 갈등 아닌 공존 위한 해법을 모색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소득 불평등 문제가 양극화의 암운을 더욱 부추기는 양상이다. 특히 부의 불평등은 우리나라뿐만 아닌 전 세계적인 문제인 만큼, 해법을 위반 국제적 노력이 요구된다. 
 
코로나 이후 과다한 유동성이 부유층에 더욱 집중되는 현상을 지적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친 부의 편재를 막기 위해서는 고용 양극화를 경계하되, 세금 도입 방안을 검토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세계경제포럼(WEF) '다보스 아젠다(The Davos Agenda)' 주간에 맞춰 이달 17~21일 온라인으로 열린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Oxfam)의 '죽음을 부르는 불평등(Inequality Kills)' 보고서를 보면, WHO가 코로나 팬데믹을 선언한 지난 2020년 3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소득이 감소한 전 세계 인구는 99% 수준이다.
 
더욱이 1억6000만명 이상은 빈곤 계층으로 전락했다. 이 기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등 세계 10대 부자들의 자산은 7000억 달러에서 1조5000억 달러로 2배 이상 늘었다. 환산하면 이들 재산이 초당 1만5000 달러, 하루 13억 달러씩 늘었다는 의미다.
 
이 같은 현상은 국내로 범위를 좁혀도 크게 다르지 않다. 같은 기간 국내 억만장자(한화 약 1조1000원 초과)는 28명에서 43명으로 늘었고 이들 재산 역시 280억 달러에서 430억 달러로 급증했지만, 하위 90% 계층은 자산은 자산이 오히려 감소했다. 코로나 팬데믹이 국민 대다수에게는 경제적 고통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됐으나 일부 부유층에게는 자산 증식의 또 다른 기회가 된 셈이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부유층 자산 현황 인포그래픽. 제작/뉴스토마토
 
불평등 수준의 척도를 나타내는 '피케티 지수'를 보면, 우리나라는 줄곧 악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국내 피케티 지수는 2017년 7.9, 2018년 8.1, 2019년 8.6으로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피케티 지수는 국민순자산을 국민순소득으로 나눈 값으로, 보통 지수 수치가 클수록 국민 경제 전체의 소득 분배에 자본이 차지하는 몫이 커지면서 불평등 정도가 심화한 것으로 간주한다. 최근 수년간 경제성장률(GDP) 흐름이 좋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자산 가격이 급증하면서 피케티 지수가 급등한 것이다.
 
불평등 문제는 근본적으로 한정된 자원이 효율적이고 형평성 있게 배분되지 못하는 데서 기인한다. 근로 소득 및 자산 차이에서 비롯된 불평등은 뚜렷한 대물림 현상을 거쳐 사회 양극화, 중산층 붕괴 등으로 문제 영역이 확대되는 양상을 보인다. 국민의 행복할 권리를 보장하고 사회 건강 유지를 위해서도 불평등 해결은 필수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 사태는 이 같은 해결책 모색을 매우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전개되는 유동성 확장 정책이 부유층에게 유리하게 작용해 '부익부빈익빈'을 촉발하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 문제가 초래한 고용 측면의 구조 변화에 주시하지 않으면 이 같은 불평등 문제는 해결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코로나 여파로 우리 정부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확장적 재정 및 통화 정책을 전개하고 있는데 이는 곧 인플레이션 및 자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부동산, 주식 등 자산을 많이 가진 계층이 더욱 부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라며 "실제 이 같은 현상은 계속 나타나고 있다. 이는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우 교수는 "저숙련 노동 계층이 종사하는 대면 업종이 코로나로 매우 큰 피해를 입은 반면,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거나 재택근무로 전환 가능한 4차 산업, 정보통신(IT) 기반 업종 등은 상대적으로 적은 타격을 입으며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코로나 사태는 일자리 양극화를 촉진하고 있다. 이는 곧 소득 양극화로 확산될 개연성이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해외에서는 코로나 사태 속에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는 주요 방안 중 하나로 부와 자본에 대한 체계적 세금 부과를 해결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른바 부의 편재를 시정하기 위해 부과하는 '부유세' 도입이다.
 
가브리엘라 부커(Gabriela Bucher) 옥스팜 인터내셔널 총재는 "코로나 대유행으로 인해 전 세계적인 불평등 수준은 더욱 높아졌다"며 "우리 경제를 불평등하게 만드는 기준을 바꿔야 한다. 지금은 소득 불평등으로 인한 사회적 분열을 해결할 수 있는 경제적 모델을 수립하기에 이상적인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도한 부를 회수하고 이를 전 세계를 지원하는 데 사용할 수 있도록 팬데믹 기간 동안 최상위 부자가 벌어들인 거대한 새로운 이익에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며 "이 세금으로 모을 수 있는 수조 달러를 보편적 의료, 사회 보호, 기후변화 적응 등에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직장인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소득 불평등 문제가 양극화의 암운을 더욱 부추기는 양상이다. 특히 부의 불평등은 우리나라뿐만 아닌 전 세계적인 문제인 만큼, 해법을 위반 국제적 노력이 요구된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젊음의 거리에서 직장인들이 이동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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