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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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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값 급등에 우크라 사태까지…건설업계 '한숨'

코로나 이후 건설자재 가격 인상…공급망 불안 조짐

2022-03-01 08:00

조회수 : 6,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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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레미콘 공장에서 레미콘 차량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건설자재 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수급망 불안이 고조되면서 원자재 가격이 자극을 받고 있다. 철근·콘크리트 업계에서는 자재와 인건비 상승에 따른 공사대금 인상을 요구하며 셧다운까지 계획하고 있다. 원도급사도 어려운 상황인 것은 마찬가지라 건설업계의 시름은 깊어지는 분위기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러시아가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시작된 전쟁은 글로벌 경제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전쟁 발발 당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장중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는 등 국제유가가 치솟았다.
 
러시아는 전 세계 원유 12%를 생산하는 산유국일 뿐 아니라 국내 유연탄 수입국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유연탄은 시멘트 원료로 지난해부터 급격한 가격 상승세를 보였다. 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철강 생산국으로 건설자재 가격 상승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위드 코로나 움직임 후 수요 확대로 건설자재 가격은 직격탄을 맞았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사태로 수급망 불안 조짐까지 더해지고 있는 것이다. 자재 가격 인상은 원가 상승으로 이어져 건설업계 부담은 높아질 전망이다.
 
이같은 문제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 철근·콘크리트 업체들은 원도급사를 상대로 건설 자재비와 인건비 급등에 따른 공사대금 증액을 요구하고 나섰다. 전국철근·콘크리트연합회는 내달 1일까지 공사비 증액 약속이 없는 현장에 대해서는 셧다운을 불사하겠다는 공문을 상위 100대 종합건설사에 발송한 상태다. 제시한 증액폭은 하도급 계약금액 기준 평균 20%다.
 
전국철근·콘크리트연합회 관계자는 "업계에서 지난 1년 동안 공사비 증액을 줄곧 얘기했지만 진척이 없어 행동에 나서게 됐다"며 "종합건설사는 그나마 재무 여력이 되지만 하도급사들은 조금만 원가가 올라도 바로 적자로 이어진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골조공사에 이용되는 철물과 각재·합판 등은 지난해 3~8월 계약분 대비 50%씩 인상됐으며, 기타 자재들도 40% 올랐다. 알폼 시공 30%, 철근 시공 10% 등 인건비도 함께 오르면서 계약금액 조정이 절실하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건설현장 모습. (사진=픽사베이)
시멘트 업계도 약 18%의 시멘트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업계는 지난달 1종 벌크시멘트 가격을 톤(t)당 7만8800원에서 9만3000원으로 올려줄 것을 레미콘사 등에 통보했다. 지난해 유연탄 가격 상승과 요소수 대란 등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이다.
 
한국광물자원공사 한국자원정보서비스를 보면 동북아 CFR 기준 유연탄 가격은 지난해 1월 톤당 73.22달러에서 10월 188.15달러까지 급등했다. 그해 12월 131.1달러까지 내려왔지만 이달 다시 186.57달러로 올랐다.
 
이에 레미콘 업계까지 요동치고 있다. 레미콘협의회는 25% 가격 인상 공문을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건자회)에 전달했다. 건자회에서 이를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원도급사의 상황도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시공능력평가 30위 이내의 한 건설사 관계자는 "하도급사에서 요구하는 인상분을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다"며 "그래서 지난해 하반기 건설사들의 매출총이익이 줄어드는 현상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발주자가 공사금액을 높여 주거나 분양가가 오르지 않는 이상 인상 여유분이 없는 상황이라 난감하다"고 덧붙였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건설사들은 신규 현장 착공을 꺼리게 되고, 건설경기 자체가 위축될 수 있다"며 "중견·중소건설사들은 변동성에 취약해 여파가 더 크다"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사태가 단기적으로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겠지만 한달 이상 지속되면 자재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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