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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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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료, 곡물가 올라 힘들지만 하반기 볕 든다

판매가 올리면 다시 안내려…멀리 보면 마진 증가 기대

2022-04-18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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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치솟던 국제 곡물가격도 안정을 찾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그동안 원재료가 상승 부담으로 고전했던 음식료 업체들에 대한 관심도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최근 인플레이션이 고점에 다다랐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모았다. 그 배경엔 지난 12일에 발표된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있다. 
 
3월 미국의 CPI는 계정조정 기준 전월보다 1.2% 상승했다. 특히 지난해 3월보다 8.5% 상승하며 1981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휘발유를 제외한 다른 품목들의 가격 상승세가 둔화됐다며 물가가 고점에 이르렀을 가능성이 높다고 해석했다. 대신증권은 이를 근거로 국제유가가 급등하지 않는다면 미국 물가는 3월을 고점으로 피크아웃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7월까지 기준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시사한 상황엔 변함이 없다.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도 채권 매입 종료 후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며 강한 긴축을 예고했다. 
 
이에 따라 급격한 물가 상승으로 고전했던 음식료 업종에도 변화가 찾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그런 기대감은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미국 증시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업종은 항공운수업종이다. 리오프닝 수혜 기대감으로 25.1% 올랐다. 그 다음 상승률도 예측 가능한 범위에 있다. 원자재가 상승의 영향을 받는 금속·광업주들이 15.4% 오른 것. 그 다음 차례가 의류와 식품이라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둘 다 11%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옥수수, 소맥, 대두, 원당 등 주요 곡물 가격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인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승세를 그리기 시작했다. 또한 국제유가 상승으로 각종 비용도 오르면서 거의 모든 원료를 수입해야 하는 국내 음식료업체들은 크게 타격을 받았다. 
 
결국 작년부터 시작된 음료, 가공식품, 라면, 제과, 우유, 주류 등 전방위적인 가격 인상이 올해에도 이어지고 있으나 그렇다고 식품업체들의 마진이 개선될 정도는 아니었다. 어쩔 수 없이 기업들의 수익성은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곡물가 및 비용 상승분을 온전히 판매가격에 전가한 다음부터는 크게 걱정할 것이 없다. 국제유가가 급등하는 경우 정유사들은 석유제품의 판매가격을 올리지만 유가가 하락하면 다시 인하한다. 음식료품은 이와 달리 한번 가격을 인상하면 곡물가가 하락해도 올린 가격이 그대로 유지되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음식료업체들이 곡물가 상승 구간을 버텨낼 수 있다면 가격이 안정된 후엔 실적 증가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유안타증권은 지난주 보고서에서 현재 곡물가는 러시아발 충격으로 인한 급등 후 안정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글로벌 생산 확대, 재고 증가가 예상돼 하반기 완만한 안정적 흐름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또 기업들은 판매가 인상분이 천천히 반영돼 마진 부담이 완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주요 음식료 종목들은 업황이 나아지길 고대하며 조정구간을 거치고 있다. 다만 그중 일부 종목은 먼저 치고 나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송홀딩스는 15일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3월 초부터 시작된 랠리를 이어가는 중이다. 주요 곡물 수출국 중 하나인 아르헨티나에서 운송업자들의 파업이 나흘째 이어지고 있다는 소식에 수출 차질로 인한 곡물가 상승을 예상한 투자자들이 몰려 주가를 상한가에 올려놓았다. 
 
롯데칠성도 리오프닝 수혜주로 분류돼 꾸준하게 오르고 있다. 다른 음식료 업체들이 곡물가 안정을 기다리고 있는 것과 달리 롯데칠성은 거리두기 제한이 풀린 후 주류 매출이 급증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이 두 종목을 제외하면 나머지 음식료 종목들은 아직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대표 식품주인 CJ제일제당 주가는 35만원과 40만원 사이를 오가는 중이다. 유안타증권은 CJ제일제당의 경우 가격인상을 반영했고 시장지배력이 높아 원부자재 가격이 안정될 경우 전체적인 마진 개선이 나타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대상의 경우 전분당의 옥수수 원가부담이 커지고 있으나 하반기 스프레드가 개선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하이투자증권은 대상의 경우 B2B 중심으로 가격인상이 진행되는 와중에 곡물가가 추가로 올라 어려운 상황인 것은 분명하지만 사료용 아미노산에서 판매가 상승분을 반영해 부담이 완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코로나19의 영향에도 식품 및 해외 자회사의 실적 증가로 체질개선이 진행 중이라며 식품부문 브랜드파워 강화를 고려하면 중장기적으로 밸류에이션이 재평가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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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의 각성한 네오처럼, 세상 모든 것을 재테크 기호로 풀어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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