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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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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칼럼)검찰공화국 우려에도 정신이 번쩍 들기를!

2022-05-27 06:00

조회수 : 3,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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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검찰, 아니 '한동훈' 전성시대가 열렸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후보 때부터 시달렸던 검찰공화국 우려는 검찰총장 출신에 대한 편파적 주장이자 기우이길 바랐다. 하지만 이는 점차 현실로 이어지고 있다. 윤 대통령이 최측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임명 강행한 데 이어 법무부에 공직자 인사검증을 담당하는 '인사정보관리단'을 신설한 것으로 검찰 시대의 서막이 오른 건 확실해 보인다.
 
과거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담당했던 고위공직자 인사검증을 법무부에 맡기겠다는 게 골자다. 대통령실 인사기획관이 후보자를 추천하면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에서 1차 검증을 벌인 뒤, 공직기강비서관실이 2차로 점검하는 구조다. 이 절차 모두 윤 대통령 측근들로 꾸려진 검찰 출신들이 맡는다. 중심에는 한동훈 장관이 있다. 이런 지적에 한 장관은 인사 관련 중간보고를 받지 않겠다고 했지만, 드러난 구조만으로도 의심은 집중될 수밖에 없다. 
 
모든 쟁점 한가운데 한 장관이 있다. 법무부 장관으로 검찰 인사권을 틀어쥐고, 폐지된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모든 기능을 한 장관이 쥐게 됐다. 사정과 인사검증 기능의 쏠림은 한 장관의 캐비닛만 채울 뿐이다. 때문에 야당의 '소통령' 주장에 더해 여권 내에서도 명실상부한 '2인자'로 한 장관을 바라본다. 앞서 검수완박 정국에서 '윤핵관'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여야 합의를 한 번에 뒤집은 것도 한 장관이라는 얘기가 기정사실처럼 흘러다닌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26일 당 회의에서 "윤석열정부의 인사는 복두규 인사기획관이 추천하고 한동훈 장관의 검증을 거쳐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을 통해 검찰 출신 대통령에게 보고될 것"이라며 "검찰에서 손발이 닳도록 합을 맞춘 인사들이 좌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이를 "대통령-한동훈 법무부로 이어지는 직할 체계 무소불위 검찰공화국"이라고 표현했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에서 "결국 (한 장관이)'왕장관'이 되긴 되나 보다"며 예언이 적중한 데 대한 씁쓸함을 표현했다. 과거 MB정부에서 '왕차관'으로 불렸던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박근혜정부에서 '왕수석'으로 군림했던 우병우 전 민정수석 등 실세 몇 명에게 과도하게 집중된 권한 남용으로 국정 시스템이 붕괴한 것을 빗댄 것이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대통령실은 정책 중심으로 가니까 고위공직자들의 검증 과정은 내각으로 보내는 것이 맞다"며 "사람을 찾고 추천하고 발탁하는 과정은 대통령실에 남고, 검증하는 과정은 법무부로 움직이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억울함을 피력했지만 검찰공화국 논란은 윤석열정부가 자초한 측면이 크다.
 
한 장관에 무한신뢰를 보내며 막강한 배경이 되어주는 이는 다름 아닌 윤 대통령이다. 또 인사기획관 복두규, 인사비서관 이원모, 공직기강비서관 이시원, 법률비서관 주진우, 총무비서관 윤재순 등 대통령실 핵심 보직들을 모두 검찰 출신으로 채웠다. 검찰 출신들이 주축이 돼 인사 추천부터 검증까지 도맡는 구조가 돼버리니 검찰공화국 얘기가 나오는 것이다. 이런 구조 속에서 정상적인 견제는 언감생심이다. 
 
권한의 집중은 필히 권한의 남용을 부른다. 더욱이 그 대상이 검찰이라면 그 우려는 배가된다. 과거 검찰이 정권에 기생하며 저질렀던 숱한 잘못과 오류들을 국민은 기억한다. 조국 사태로 변질됐지만, 그에 앞서 검찰개혁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검찰조차 부인하지 못했던 것은 바로 검찰의 지난 '흑역사'에 있다. 그런데 이를 떨치기보다 검찰이 정권의 충견이 되도록 길을 열었다. 고위공직자에 오르고 싶은 이들은 한 장관 눈치를 살피지 않을 수 없게 됐다. 혹여 인사검증 과정에서 불법이나 편법이 발견될 경우 이는 정적 처리에 악용될 소지도 다분하다. 
 
초대 내각이 남성 위주로 꾸려졌다는 지적을 받았던 윤 대통령은 자진사퇴로 공석이 된 두 자리(교육부·복지부) 장관 후보 2명과 식약처장(차관급) 1명을 여성으로 내정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24일 21대 전반기 국회의장단 접견 만찬에서 젠더 갈등 관련 얘기를 듣고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시야가 좁아서 그랬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비단 젠더 문제뿐 아니라 검찰공화국에 대한 국민적 우려에 대해서도 '정신이 번쩍 들기를' 바란다. 시야를 검찰 보위에서 국민으로 옮기는 것, 그것이 대통령의 첫걸음이다. 
 
임유진 정치부 팀장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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