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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근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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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윤형선 동행취재…이준석 지원에 열기 활활 "이재명 잡자"

'25년 대 25일' 연고주의 전선 재강조…"이번에 바뀌면 좀 다르려나"

2022-05-27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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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여러분 계양을 잘 아는 사람이 누굽니까?"
 
6·1지방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26일,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는 지역 연고를 내세우며 주민들과 만났다. 계양에만 25년을 살았다는 그는 동네 곳곳을 잘 알았다. 유세차량에 올라가기 전에는 주변 가게 등에 들러 평소 안면이 있던 사람들과 인사를 나눴다. 주민들도 "(윤 후보가 운영하는)병원을 간 적이 있다", "저 000 딸이에요" 등으로 화답했다. 그렇게 지역과의 인연은 윤 후보의 강력한 무기가 됐다. 
 
직전 대선주자였던 이재명 민주당 후보라는 거물을 맞아 무명에 가까운 윤 후보는 승부를 알 수 없는 접전으로 몰고 가며 파란을 연출 중이다. 중앙당도 총력지원에 나섰다. 공천 때만 해도 사실상 포기했던 분위기와는 확연히 달라졌다. 계양을 지역은 송영길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5선을 지냈던 곳으로 민주당 색채가 강하다. 호남 출신들도 많아 국민의힘에게는 '험지'로 불린다. 이 후보의 무난한 낙승을 예상했던 초반 판세와 달리 이 후보의 명분 없는 출마와 무연고가 계속해서 거론되면서 민심이 달라졌다. 윤 후보가 내세우는 '25년 대 25일'이라는 문구는 명확한 전선을 말해준다. 계양주민들도 "이번은 좀 다르다"며 변화를 얘기했다.
 
26일 임학역 앞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계양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윤형선 후보를 지지하기 위해 유세를 하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
 
"계양구 주민들의 자존심을 살리는 선거"
 
오후 6시 유세. 김기현 공동선대위원장을 비롯해 조수진 최고위원, 최재형 의원, 이재오 상임고문, 안상수 전 인천시장, 윤희숙 전 의원 등이 임학역을 찾았다. 임학역 앞을 바삐 지나가던 주민들은 이재오 고문이 유세차량에 올라가자 잠시 발길을 멈추고 모여들었다. 장소가 협소하고 퇴근시간이 겹쳤음에도 TV에서 봤던 낯 익은 얼굴들이 등장하자, 주민들은 휴대폰을 꺼내 사진부터 찍었다. 
 
이 고문이 "이번 선거는 계양구 주민들의 자존심을 살리는 선거"라며 이재명 후보가 민주당 텃밭인 계양을로 도망왔다고 하자, 사람들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아내와 함께 지켜보던 유세를 지켜보던 임모씨(64·작전1동)는 "저 말이 맞지. 솔직히 내 주변은 이재명이 여기 왜 오는지 모르겠다고 해. 진짜 계양을 호구로 아냐고"라며 수긍했다.
 
"철새에게 계양을 맡기지 않겠다"
 
이어진 7시30분 유세는 계양구청 앞 공영주차장에서 진행됐다. 유세트럭에 오른 최재형 의원은 “25일과 25년도 구별 못 하는 사람을 국회로 보내서 되겠느냐. (이번 선거는)정의와 비리의 대결이자 염치와 몰염치의 대결”이라며 "방탄조끼로 불체포특권을 누리겠다는 그런 범죄 피의자로부터 자존심을 지켜내는 선거"라고 규정했다.
 
이어 윤 후보가 "이재명 후보가 김포공항을 이전하겠다고 하는데 현실적으로 30~40년 뒤에도 될지 모를지 일을, 언제 떠날지도 모르는데 한다고 한다"며 공약의 실현 가능성 부족을 지적하자 인파 속에서는 "옳소", "뭘 안다고"라는 호응이 터져 나왔다. 데이트를 즐기다 유세를 구경하던 20대 커플에게 이번 선거를 묻자 "이번엔 무조건 국민의힘"이라며 "처음에는 이재명이라는 거물이 온다고 해서 다들 신기해 했는데 일주일 지나니까 꺼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26일 저녁 유세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윤형선 후보를 지지하러 오자 인파가 몰렸다.(사진=뉴스토마토)
 
"와~ 이준석이다"
 
현장을 한 번 옮긴 탓인지 다소 썰렁하던 유세 분위기는 이준석 대표가 오자 변했다. 이 대표가 8시께 등장하자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확실히 이전 유세에서 봤던 것과 다르게 젊은 연령대 위주로 인파가 구성됐다. 이 대표는 윤 후보 공식 선거운동원으로 임명받는 장면을 연출하며 윤 후보에게 힘을 실었다.
 
이 대표는 "절대로 어디선가 날아온 철새에게 계양을 맡기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윤형선 후보의 승리는 단순히 국회의원 한 명을 배출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라며 “대한민국에서 정치하는 사람이라면 항상 지역에 대해 진실한 마음으로 임해야 한다는 것을 국민께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어렵게 구해왔다며 GTX 모형을 꺼내며 윤 후보의 교통공약 지원에 대한 당 차원의 약속을 확인했다. 이에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환호하며 이 대표의 이름을 연호했다. '이준석 효과'에 주변 먹자골목에 있던 사람들까지 몰렸다. 인파가 도로를 채우며 잠시 통행 차질을 빚기도 했다. 
 
저녁 약속길을 멈추고 유세를 본다고 말한 강모씨(59)는 "다들 그래. 이번엔 대놓고 민주당이 아니라고. 송영길 5번 뽑아줬는데 뭐 변하게 있냐고"라며 혀를 찼다. 앞서 유세에 동행했던 국민의힘 관계자가 "송영길이 그래도 여기서 5번 했던 것은 이유가 있다"며 "관리는 잘했다"고 평한 것과 다른 민심이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형선 후보자·최재형 의원·이병택 계양구청장 후보자가 인파와 사진을 찍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
 
유세가 끝난 뒤 이 대표와 윤 후보는 계양구청 인근 먹자골목을 돌며 2030 청년층을 비롯한 상인들을 만나 지지를 호소했다. 사진을 찍으려 길게 늘어선 줄을 기다리던 한 20대 청년(계양동)은 "윤형선 얼굴은 모르고 이준석 얼굴 보러 왔다"며 "부모님은 민주당 뽑을 것 같은데 저희는 다르죠"라고 얘기했다. 길 건너 인파를 구경하던 50대 부부는 "이번 분위기가 바뀐 게 사실 이재명의 잘못은 아니다"라며 "우리가 쭉여기서 살았는데 변화 체감을 못했다. 뭐가 달라진 건지. 다른 곳이 발전할 때 그냥 우리만 도태된 건 아닌지. 이번에 국민의힘 뽑으면 다르려나"라고 민심을 전했다.
 
인천=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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