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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치료제 '계륵'을 어찌할꼬

개발 이어가자니 부담…경쟁약물 다수 상용화

2022-06-03 19:00

조회수 : 2,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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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상황이 예전과 달라지면서 치료제를 개발 중인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오미크론에 걸리지 않았다면 친구가 없다는 외신의 표현이 잠시 유행했던 적이 있다. 그만큼 오미크론의 전파 속도가 빠르다는 뜻이겠지만 조금만 자세히 파헤치면 다른 뜻으로도 들린다. 친화력을 입증하려면 코로나19 감염쯤이야 큰 위험이 되지 않는다는, 이제 코로나19를 예전만큼 위험하게 보지 않아도 된다는 뜻으로.
 
전 세계를 뒤흔든 감염병의  위험도가 낮아진 상황은 대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유행을 빨리 끝내려면 젊고 건강한 이들이 하루빨리 걸려야 한다는 말이 돌 정도였다.
 
내심 이런 상황이 반갑지만은 않은 이들도 있을 테다. 예를 들면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 중인 곳들. 조금 더 정확하게 말하면 아주 오래 전부터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곳들이겠다.
 
실제로 친하게 지내는 한 업계 인사는 임상 중단을 선언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제대로 진행되는 것도 아닌 듯하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그가 한 말의 요는 이렇다. 코로나19에 걸려도 병원에서 기본적인 약만 처방할 정도로 경각심이 낮아졌는데 막대한 돈이 들어가는 치료제 개발을 계속 해야 할지에 대한 의문이었다. 그의 말을 듣고 있자니 임상에 참여하는 환자들이 한가득이라면 의욕이라도 느끼겠는데 환자모집도 쉽지 않은 상황인 듯 보였다.
 
꼭 돈 문제가 아니더라도 고민거리는 있다. 어렵사리 임상을 끝마쳐 실사용 단계에 접어들더라도 외국에서 들여온 약들에 비해 경쟁력이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다. 한 인사의 표현을 빌리자면 개발에 성공해도 계륵이 하나 더해지는 것뿐이다.
 
치료제 개발 선언이 거의 2년을 넘어가자 중도 포기하는 편이 나았을 것이라는 한탄도 왕왕 들린다. 임상 초기 단계에서 중도 포기했더라면 자금이든 시간이든 다른 곳에 투입했을 거란 아쉬움의 표현이다.
 
답답한 마음에 아쉬워하는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야심차게 치료제를 만들겠다고 선언은 했고, 그 뒤로 주가는 올랐는데 마땅한 성과를 내보이지 못하니 좌불안석인 심정도 이해는 된다.
 
다만, 후회의 출발선이 잘못됐다. 치료제를 만들겠다고 선언한 당시가 아니라 기초체력을 쌓지 못한 데서 후회가 시작돼야 한다.
 
의약품 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과정은 임상이다. 임상을 단순화하면 특정 지표를 설정해 이를 달성하느냐를 따지는 단계로 해석할 수 있지만 작은 차이로도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 적확한 의사결정이 필요하다. 결국 그동안 얼마나 많은 신약으로 임상을 거쳤느냐로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 제약산업은 태동기부터 지금까지 특허가 만료된 복제약을 만드는 방식을 주된 동력으로 삼았다. 코로나19는 동력을 바꿀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언제까지 구형 엔진만 고집해서 계륵을 안고 살 텐가.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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