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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세일즈 외교 자평에도…"나토 순방, 잃은 게 더 많다"

구체적 성과 없어, 대통령실조차 "이제 시작"

2022-07-01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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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3박 5일간의 스페인 마드리드 방문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일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3박5일 일정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순방을 마치고 1일 귀국했다. 윤 대통령의 첫 해외 순방이자, 외교 다자무대 데뷔전이었다. 대통령실은 북핵 위협에 대응하는 국제사회의 연대를 이끈 동시에 성공적인 세일즈 외교를 부각하며 이번 순방 의미를 자평했다. 하지만 잃은 게 더 많다는 혹평도 만만치 않다.
 
윤 대통령은 이날 귀국길 공군1호기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순방에서의 경제 성과 질문을 받자 "(유럽에서)신규 원전에 대한 관심들이 상당히 있었다"며 "한국이 독자 개발한 APR1400(한국형 원전) 모형에 대한 소개 책자 브로셔를 많이 준비해 정상들에게 설명하면서 책자도 소개해 줬다. 많은 관심들을 보였다"고 전했다. 또 "한국 원전이 세계에서 가장 값싸고, 가장 안전하고, 그리고 가장 신속하게 시공을 완료할 수 있다, 대한민국의 제안이 가장 합리적이라는 것을 아실 것이라고 자신있게 설명을 했다"고 소개했다. 이외에도 "방산 분야는 관심 있는 나라들이 많이 있었다"며 "우리와 초기부터 함께 연구개발을 해서 그 기술을 공유하고자 하는 것을 희망하는 그런 나라들이 많이 있었다"고 전했다. 다만, 구체적 성과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도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이번에는 방위산업과 원전에 대한 정상 세일즈 외교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FA-50 전투기, K-2 전차, K-9 자주포 등 우리나라 전략 무기들의 폴란드 수출이 가시화될 것임을 기대했다. 원전과 관련해선 사업자 선정이 임박한 체코와 폴란드 수주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네덜란드와는 반도체 장비 공급, 프랑스와는 항공우주 산업, 덴마크와는 해상 풍력과 친환경 선박 수주 확대를 협의했다는 게 대통령실 설명이다. 
 
하지만 대통령실이 자랑하는 성과를 뜯어보면, 모두 업무협약(MOU)이거나 협의 수준에 그쳤다. 대통령실도 "이제 첫걸음으로, 출발점에 선 단계"라며 이 같은 지적을 받아들였다. 특히 서방의 군사협의체인 나토 정상회담에 초청국 입장에서 참석해 세일즈에 주력한다는 게 나토 성격과 맞지 않는다는 근본적 비판도 제기됐다. 김준형 전 국립외교원장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동맹국들이 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데 가서 우리가 세일즈 이야기를 하는 건 맞지 않다"며 이번 외교무대의 성격을 상기시킨 뒤 "러시아와 중국을 견제하는 곳에 가서 우리 입지만 오히려 어렵게 됐다"고 지적했다. 통상 전문가인 송기호 변호사는 "나토 자체가 군사협력 안보체이고, MOU 자체가 구속력이 있는 것도 아니다"고 순방 성과에 의문을 표했다. 
 
지적은 여기에 그치질 않는다. 북한의 7차 핵실험이 임박한 상황에서 한반도를 둘러싼 한미일 대 북중러 신냉전 대결구도가 고착화된 데다, 향후 중국 및 러시아와의 통상 어려움을 자초했다는 우려도 쏟아졌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분단국가이자 북핵 당사자인 우리나라는 같은 초청국인 호주·뉴질랜드와 상황이 다르다"며 "어떤 외교적 스탠스가 우리 국익에 부합한지 냉철하게 판단하고 순방을 갔어야 했는데, 중국 견제에 열을 올리는 나토에 동참했다는 점에서 향후 어려운 처지로 내몰릴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번 순방에 대해 "얻는 것보다 잃은 것이 훨씬 많았다"고 평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9일 스페인 마드리드 이페마(IFEMA)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에 앞서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럼에도 대통령실의 상황 인식은 안일하기 짝이 없다는 지적을 받는다. 최상목 경제수석은 28일 브리핑에서 "지난 20년간 우리가 누렸던, 중국을 통한 수출 호황의 시대는 끝났다"며 중국 디커플링(탈동조화) 선언과 유럽으로의 활로 모색을 다음 단계로 제시했다. 대중 선긋기로 해석된 경제수석 한마디의 파급력은 실로 컸다. 주식 시장에서 중국 소비 관련주와 수출 의존도가 큰 화장품, 패션, 면세 종목이 급락하는 등 증시가 요동쳤다. 그간 한국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던 중국도 관영매체를 통해 강한 불만을 드러내며 압박했다. 전병서 중국경제연구소장은 "우리나라의 주된 수출품이 철강, 화학, 반도체, 기계라는 점에서 유럽에 세일즈 외교로 어필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전 소장은 "재생에너지의 경우 독일이 태양광과 풍력 발전에 강점이 있고, 원전 같은 경우 우리나라가 5년 정도 멈췄기 때문에 기술 후퇴가 있다는 점에서 세일즈 외교는 립서비스에 불과하다"고 최 수석에 반박했다.
 
준비 부족에 전략 부재까지 드러내며 이번 나토 순방은 총체적 실패로 귀결되는 분위기다. 특히 북핵 강경대응만 강조한 끝에 한미일 3국 정상회담에서 일본의 군사대국 명분만 쥐어준 꼴이 됐다. 일본도 이 같은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윤 대통령 면전에서 "한미동맹의 억지력 강화를 위해서라도 일본의 방위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해 나가고자 한다"고 했다. 방위력 강화를 명분 삼아 일본의 군비 확대와 군사대국으로 뻗어나가겠다는 속내를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한일 관계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는 점도 윤 대통령으로서는 뼈 아프게 다가온다. 일본이 참의원 선거(10일) 등 국내정치 일정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면서 한일 정상회담은 무산됐다. 약식회동(풀어사이드)도 일본 측이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의 첫 대면을 두고도 한일 간 말이 달랐다. 대통령실은 "환영 만찬에서 기시다 총리가 먼저 윤 대통령에게 다가가 인사하며 3~4분 정도 대화를 나눴다"며 양국의 훈풍을 기대했다. 반면 이소자키 요시히코 일본 관방 부장관은 "기시다 총리가 '매우 엄중한 한일 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기 위해 힘써줬으면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아사히 신문은 "한국 측의 발표는 쌍방이 노력하자는 의미인데, 일본 측 발표는 한국이 먼저 해결책을 내놓으라고 요구하는 취지"라고 보도했다. 일제 강제동원 노동자와 위안부 등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한국이 해결 방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한일 정상회담은 성사되기 어렵다는 의미다. 
 
의전 문제는 순방 내내 도마 위에 올랐다. 윤 대통령의 첫 일정인 한-핀란드 양자회담이 취소된 데 이어 나토 사무총장과의 면담도 연기됐다. 나토 공식 홈페이지에 AP4(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정상들과 함께 찍은 사진에서 윤 대통령 혼자만 눈을 감고 있는 사진이 올라오는가 하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윤 대통령에게 '노룩 악수'를 하는 동영상까지 퍼지면서 체면을 구겨야 했다. 김건희 여사와 크로아티아 대통령 부인 차담회는 크로아티아 대통령이 국내 문제로 조기 귀국하면서 취소됐다.
 
야권은 "여행사만도 못한 의전"이라고 혹평했다. 홍익표 민주당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에서 "약속이 확정되면 늦게라도 반드시 만나는데 이를 취소했다는 것은 약속이 확정되지 않았거나 나토에서 우리의 발언권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노룩 악수'를 언급하며 "외교나 의전 분야만이 아니고 윤석열정부 출범 후에 기본적인 시스템이 작동 안 돼서 엇박자가 나거나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은 것과 연관이 있다"고 했다. 김용민 의원은 "일정도, 성과도 초라하기 그지없고 옷과 찬양만 화려한 첫 해외 순방이었다"고 평가절하했다.
 
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스페인 마드리드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사진=대통령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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