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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이 화근'…'다변'의 윤석열·이재명·이준석

논란 스스로 야기…불안감·비호감 형성만

2022-08-03 15:33

조회수 : 2,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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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임유진·최병호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그로부터 "내부총질 당대표"로 낙인이 찍힌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차기 민주당 당대표가 유력한 이재명 의원까지, 대한민국 정치를 움직이는 세 사람은 '다변'으로 유명하다. 때문에 논란 대부분이 자신의 말에서 비롯되는 공통점도 안고 있다.  
 
세 사람 모두 '말'과 관련된 에피소드가 넘친다. 윤 대통령의 경우 검찰총장 재직 당시 대검 간부회의에서 일장연설을 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윤 총장은 농담조로 검찰 내 술자리 기피대상 1호로도 꼽혔는데, 말 많은 상사라는 게 이유였을 정도다. 대통령이 된 후에도 부처별 업무보고에서 윤 대통령의 다변을 확인할 수 있다. 대통령실 참모들과의 식사 자리에서도 말을 주도하는 건 윤 대통령이다. 이는 술자리로까지 연결된다고 한다. 
 
이재명 의원의 경우 지난 대선 과정에서 자신의 설화(웹툰 '오피스 누나'를 놓고 "제목이 확 끄는데요")에 따른 기자들 질문을 피하기 위해 잠시 백브리핑(즉석 질의응답)을 중단한 경우가 있었는데, 당시 측근들조차 "놔두면 본인이 못 견뎌서 말한다"고 할 정도였다. 이 의원은 당시 "(참모진으로부터)제가 발언을 금지당했다. 미안하다"며 질문을 받지 않았지만, 측근들 예상대로 며칠 가지 못해 다시 입을 열었다.
 
이준석 대표 역시 열변을 토해내는 다변가로 정평이 나있다. 정치 패널로 수많은 방송에 출연하면서 갈고 닦은 다변은 당대표가 되고서도 이어졌다. 속내를 감추지 못하고 하고 싶은 말은 꼭 내뱉어야 직성이 풀리는 성정은 그를 계속된 다변가로 만들었다. 대표실 측근들조차 아예 손 놓고 두고보기만 했다. 
 
윤석열 대통령(사진=연합뉴스)
 
하지만 다변은 필히 실수를 부르게 되고, 이는 설화로 연결됐다. 장성철 정치평론가는 3일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의 화법은 때와 상황에 상관없이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을 막 던지는 스타일인데, 도어스테핑(약식회견)을 하다보니까 사고가 날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실제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 추락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도어스테핑 등을 통한 정제되지 않은 직설적 화법이 지목됐다. 윤 대통령은 계속된 인사 참사 지적에 "전 정권에 지명된 장관 중 그렇게 훌륭한 사람을 봤느냐"며 기자들에게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고, 검찰 출신 편중 논란에는 "과거에는 민변 출신들이 아주 도배를 하지 않았나”고 말해 논란을 자초했다. 특히 이준석 대표를 가리켜 "내부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라고 지칭, 여당 내홍을 부채질했다. 앞서 대선 과정에서도 '주 120시간 노동', '부정식품' 등 수많은 설화를 남겼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윤 대통령 화법을 보면 방어하는 과정에서 단호하게, 또 즉흥적으로 의사를 전달하다보니 다소 '거칠다'는 이미지를 줄 수 있다.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발언이 대표적"이라며 "시원한 발언이라고 호응을 얻었지만, 대통령이 되고 나서는 불안해 보일 수 있는 요인이 있는 만큼 준비된 발언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준석 대표 (사진=연합뉴스)
 
말 많기로 소문난 이준석 대표 역시 대표직 수행 내내 과거 방송 패널 같은 태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장성철 평론가는 "이 대표는 말이 많은데, 특히 논쟁에서 공격을 좋아하고 지기 싫어하는 특징을 지닌다. 그래서 말이 좀 거칠다"고 진단했다.
 
지적대로 이 대표는 거친 돌직구 발언으로 숱한 논란을 야기했다. 대선 과정에서 안철수 후보가 윤석열 후보와의 단일화를 제안하자 '부처님 손바닥 안의 손오공 사진'과 함께 "역시나 했더니 역시나"라며 조롱하는가 하면,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켰고, 차기 당권 연대설이 나돈 안철수(간만 보는 안철수) 의원과 장제원 의원을 가리켜 '간장'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상대 공격에는 반드시 갚는다는 성정이 거친 말과 얽히면서 아군 진영 내에서도 기피대상 1호로 전락하자 "진중할 것"을 여러 이들로부터 조언 받았지만 고쳐지지 못했다. 급기야 자신을 "내부총질 당대표"로 규정한 윤 대통령에게 "양두구육"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정면대결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최진 원장은 "이 대표의 경우 강한 외향성을 지닌 따발총 스타일로, 상대가 공격하든 안 하든 간에 적극적으로 말하는 스타일"이라며 "톡톡 튀는 화법들이 많아 어디서나 주목을 받고 이슈 파이팅을 하는 게 장점이다. 하지만 끊임없이 파장을 일으킨다는 점에서 상대방에게는 강한 거부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재명 민주당 의원(사진=연합뉴스)
 
'다변'이라면 이재명 의원도 뒤지질 않는다. 장성철 평론가는 "이 의원의 화법은 두 사람(윤석열·이준석)의 화법을 섞어놓은 것에 회피형까지 포함됐다"며 "논쟁에서 지기 싫어하면서 문제가 생기면 '언론 탓'을 하는 화법까지 구사하는 핑계형"이라고 혹평했다.
 
대선과 지방선거 참패 책임론에 휩싸였던 이 의원은 성정을 죽이며 침묵을 이어갔다. 그러나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선언을 계기로 또 다시 각종 설화를 낳으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저학력·저소득층에 국민의힘 지지자가 많다", "오늘의 가장 많은 비난을 받은 의원, 이번 주 가장 많은 항의 문자 받은 의원 등(의 집계를) 해보려고 한다" 등이 대표적이다. 논란이 되자 이 의원은 발언의 진의가 왜곡됐다며 이를 언론 탓으로 돌리기까지 했다. 당대표 경쟁자인 박용진, 강훈식 의원이 즉각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고, 조응천 의원은 "1일 1실언"이라고 혀를 찼다. 친명계 의원들조차 "어대명(어차피 당대표는 이재명)인데 왜 이리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하는지 모르겠다"며 "오히려 반명 전선만 확고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진 원장은 "이 의원은 '사이다'로 불리는 직설 화법으로 메시지가 시원시원하고 분명하다"며 "반면 호불호가 분명히 생기면서 전선이 확실하게 형성이 되다 보니, 지지층과 부정층을 동시에 양산해 낸다는 점에서 분명히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 지도자에게는 항상 '말의 절제'와 준비된 발언이 필요하다"며 "그래야 장점을 극대화하고 불필요한 논란이나 국민의 불안감, 상대 진영의 거부감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임유진·최병호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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