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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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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전쟁으로 '계륵'된 러시아 시장 두고 고심

러시아 자동차 신차 판매량 3만2412대…전년비 74.9% 감소

2022-08-10 15:29

조회수 : 3,7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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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현대차그룹이 우크라이나와 전쟁 이후 '계륵'이 된 러시아 시장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다른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러시아를 떠나고 있지만, 현대차그룹은 그간 현지 생산시설에 과감하게 투자해 온 만큼 철수 결정은 쉽지 않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러시아 자동차 시장 전체 신차 판매량은 3만2412대로 지난해 같은기간 12만9231대에서 74.9% 감소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여파에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시장 철수 때문이다. 지난 5월 현지 자회사와 공장 지분을 러시아 정부에 모두 넘기기고 나간 프랑스 르노그룹에 이어 현지 언론은 최근 독일 폭스바겐 역시 칼루가 공장 매각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4.8%에서 31.8%로 올라 현지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러시아 브랜드 라다와  현대차그룹의 격차도 벌어졌다. 현지 시장 2위였던 현대차(005380)기아(000270) 점유율도 소폭 하락했다. 합계 23.6%에서 22.5%로 줄었다.
 
현재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 6월 현지공장에서 러시아 내수 물량을 단 한대 생산하는데 그쳤지만 재고와 일부 수출 물량으로 대응하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차 양재 본사. (사진=연합뉴스)
 
그럼에도 러시아 현지에서 현대차그룹의 인기는 높은 상황이다. 신차 출고가 막히자 중고차 시장에서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러시아 자동차시장 분석업체 'Autostat'에 따르면 지난 6월 러시아 중고차 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 차량 3만8800대가 거래됐다. 현대차 1만9000대 기아 1만9800대로 집계됐다.
 
이는 현지 중고차 시장에서 두 번째로 거래량이 많은 것이다. 현대차와 기아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발생하기 전까지 현지 시장 입지 확대에 노력한 결과로 신차 생산 중단됐지만, 중고차 시장에서 양사 모델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현대차그룹에 러시아는 쉽게 포기할 수 없는 곳이다. 현대차그룹은 수년간 러시아 투자를 늘리며 현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연 20만 대 규모의 기존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에 이어 2020년 같은 도시에 있는 연 10만 대 규모의 옛 GM 공장을 인수해 리모델링을 했다. 이를 포함해 신규 투자한 매몰비용만 5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더라도 신차 출고 등 이전 상황으로 돌아가는데 오래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전쟁이 끝나더라도 결과적으로 미국을 비롯해서 유럽쪽에서 경제 제재가 들어가기 때문에 공장 중단은 더욱 장기화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현대차그룹이 미국과 유럽 시장 등 판매가 크게 늘고 있는 상황에서 복잡한 국제 정세와 소비자 정서가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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