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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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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사업부 분할…투자자 의심의 눈길

자회사 상장시 모비스 가치 하락…현대차 자율주행 강화도 '혹시'

2022-08-20 06:30

조회수 : 11,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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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현대모비스와 현대차가 사업부를 분할해 자회사를 설립하는 등 미래사업을 위한 준비에 나섰다. 일부 투자자들은 그룹의 핵심 위치에 있는 기업들의 변화가 지배구조 개편과 연관됐을 거라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 12일 현대모비스는 자사의 부품과 모듈 사업을 분할해 자회사로 신설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투자자들은 현대모비스가 알짜 사업을 내보내고 껍데기만 남을까 우려하고 있다. 
 
현재 현대모비스는 에이치그린파워(배터리팩), 현대아이에이치엘(램프), 지아이티(검사)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추가로 핵심부품과 모듈 사업을 떼어내 각각 자회사로 설립, 11월에 출범시키겠다고 밝힌 것이다. 5개 자회사를 두고 기존 현대모비스에는 A/S와 전장, 연구개발(R&D)만 남길 계획이다. 
 
회사 측은 이번 분할에 대해 “글로벌 수준의 제조 경쟁력을 갖춘 전문 제조사 육성”이라는 목적을 밝혔지만, 불법파견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사업부를 자회사로 독립시켜 파견직 인원을 직고용해 문제를 해소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대모비스가 현대차의 최대주주라는 지위 때문에 투자자들은 다른 목적이 있을 거라는 의구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지배구조의 핵심고리를 불법파견 이슈만 가지고 쪼개지는 않을 거라는 지적이다. 만약 현대모비스가 추후 자회사들을 상장시킨다면 현대모비스의 가치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현대차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갖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 고리를 끊기 위해 현대차를 지배하는 현대모비스를 분할해 정의선 회장이 지배하는 현대글로비스와 합병, 현대차그룹을 장악할 것이라는 전망이 오래 전부터 존재했다. 실제로 지난 2018년에는 현대모비스의 사업을 분할해 현대글로비스와 합병을 추진하려다 엘리어트 등 투자자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백지화한 적도 있다.   
 
이후 정의선 회장은 현대오토에버의 기업공개(IPO) 당시 본인 지분을 구주 매출로 내놓아 자금을 확보, 현대모비스 주식을 매수했으나 0.32%에 그친다. 나중에 정몽구 명예회장의 지분 7.15%도 물려받겠지만 상속세 부담도 있어 개인 자산으론 현대모비스 지분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1월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22에서 로보틱스 비전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최근 현대차가 자율주행 부문을 분할한다는 소식이 지배구조 개편과 연관됐을 거라는 일각의 의견도 이와 관련 있다. 현대차는 모빌리티 서비스를 담당하는 TaaS본부와 인공지능(AI) 조직 에어스컴퍼스를 최근 인수한 자율주행 스타트업 포티투닷(42dot)으로 통합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이 실행될 경우 향후 포티투닷이 다시 보스턴다이내믹스와 합쳐질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도 정 회장이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20%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2021년 초 현대차그룹이 미국의 로봇업체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지분 80%를 인수할 당시 현대차 30%, 현대모비스 20%, 현대글로비스 10%, 그리고 정 회장이 20%를 나눠서 가져갔다. 이봉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8일 삼성준법감시위원회 주최 토론회에서 현대차 등이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80% 전체를 취득하지 않고 정 회장에게 20%를 양보한 행위는 공정거래법상 특수관계인에게 부당한 이득을 제공하는 행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당시 현대차그룹은 80% 지분을 넘긴 소프트뱅크 측이 현대차가 원한 것보다 많은 지분을 내놓은 바람에 정 회장이 참여한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과정이 어떻든 결과적으로 정 회장이 지분을 가진 보스턴다이내믹스가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적극 활용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게 된 것이다. 로봇을 만든다는 점에서 몸집이 커질 포티투닷과의 합병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공교롭게도 현대모비스가 사업을 분할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3사의 주가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지배구조 개편이 이슈가 될 때마다 강하게 움직였던 현대글로비스도 12일 당일에만 급등했다가 다시 흘러내렸다. 현대차도 비슷한 흐름이다.
 
다만 최근 미국 정부가 현대차를 전기차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시켜 이들의 약세가 현대모비스의 분할 발표에 직접 영향받은 것인지는 구분할 수 없다. 외국인 투자자는 8월 들어 세 종목을 모두 순매수하는 중이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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