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김진양

jinyangkim@etomato.com

안녕하세요. 뉴스토마토 산업1부 김진양입니다.
6살 게임전도사

2022-09-27 16:56

조회수 : 1,546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어느날 아들이 말했다. 
"엄마, 소원이 있어요."
"뭔데?"
"엄마가 포켓몬고 게임을 했으면 좋겠어요."
"아빠가 같이 해주고 있잖아."
"(게임)친구가 아빠뿐이라 엄마도 있었으면 좋겠어요."
 
큰 돈이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고작 게임 하나 같이 하자는 것인데, 흔쾌히 그러자 하고 게임을 설치했다. 적당히 하는 척만 해주면 되겠지. 하지만 큰 착각이었다. 
 
그날부터 아들의 재촉이 시작됐다. 게임 내에서 아이템을 교환하고 배틀도 하려면 일정 레벨 이상이 돼야 하니 어서 레벨업을 하라고 성화였다. 수시로 맵을 돌리며 포켓몬을 잡아댔다. 
 
그뿐 아니었다. 아들은 수많은 게임 속 퀘스트와 보너스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어떻게 알았냐 했더니 유튜브에서 배웠단다. TV로 유튜브를 틀어놓고 폰으론 게임을 하고 있던 적이 있어서 "한가지만 하라"고 했을 때, "배우는 중"이라고 대꾸하던 것이 빈 말이 아니었나보다. 
 
그렇게 포켓몬고 미션을 열심히 수행하던 어느날, 아들은 또 다른 소원을 말해왔다. '무한의 계단'이라는 게임을 엄마랑 같이 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최근 아들이 빠져있는 무한의계단. 그렇다고 다른 게임을 안하는 것은 아니다. (사진=무한의계단 플레이 화면 캡처)
 
그건 또 무슨 게임이냐 했더니 역시나 "유튜브에서 봤다"했다. OO누나(유튜브 크리에이터)가 하는 걸 봤다고. 게임은 매우 단순했다. 손가락으로 볼을 던져 포켓몬을 잡았던 포켓몬고보다도 훨씬 심플했다. 방향전환, 앞으로가기 두 가지 버튼으로만 계단을 '무한히' 오르면 되는 것이었다. 게임 설치 페이지에서도 권장 이용 연령을 '만3세 이상'으로 설정했다. 
 
말로는 엄청 단순하고 쉬운 게임같지만 몰입감이 엄청났다. 손가락을 자칫 잘못 놀리면 '아차'하는 순간 게임이 끝난다. 100계단을 넘는 것도 초반엔 쉽지 않았다. 
 
그렇게 아들은 큰 지식과 기술을 필요치 않은 게임을 꾸준히 알아오고 있다. 게임 출입 기자임에도 게임을 소홀히 했던 것이 부끄러울 정도로 게임 정보를 계속 알아온다. 어디선가 문득 봤던 뉴스가 생각났다. 게임 입문을 하는 연령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고. 멀리서 찾을 일이 아니었다. 우리집 일이었다. 
 
  • 김진양

안녕하세요. 뉴스토마토 산업1부 김진양입니다.

  • 뉴스카페
  • email
  • face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