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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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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장의 시선)술병은 던지십시오!

2022-11-17 11:14

조회수 : 2,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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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27일 당시 야권의 대선주자였던 윤석열 대통령이 부산 서구의 한 식당에서 지역 국회의원들과 함께 식사하던 중 시민이 권한 소주를 마시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태원 참사로 국민 모두가 충격에 빠진 가운데 때아닌 '청담동 술자리'가 계속해서 화제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내 최대 로펌 김앤장 변호사 30여명과 청담동에서 심야 술자리를 가졌다는 의혹입니다. 당시 자리에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함께 한 것으로 의심 받습니다. 한 장관은 직을 걸겠다며 강하게 부인했고, 윤 대통령도 "저급하고 유치한 가짜뉴스 선동"이라며 이를 '국격의 훼손'이라고까지 했습니다.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충분히 '가짜뉴스'로 추정됩니다. 다만, 천공 등 윤 대통령 내외를 둘러싼 의혹이 끊이지 않는 데 대한 이유도 살펴야 할 것입니다. 단순히 정치적 의도를 지닌 모함으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이 같은 의혹들이 계속해서 제기되고 또 국민 일부가 이를 사실로 믿는다는 것은,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그만큼 낮다는 뜻입니다. 과거 어떤 대통령이 이 같은 의혹들을 달고 다녔는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때문에 의혹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윤 대통령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됩니다. 
 
가령, 술과 관련한 일화만 해도 여럿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지난 7월16일 충남 보령 대천해수욕장에서 열린 2022 보령해양머드박람회 개막식을 찾아 축사를 했습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김태흠 충남지사, 지역 정·관계 인사들이 함께 했습니다. 저녁 자리도 있었습니다. 한 참석자는 "대통령이 '자, (윗옷은)벗읍시다' 하고 마시는데 그냥 갖다 붓더라. (술자리가) 길어지면서 대통령 (전용)헬기가 뜨지 못했다. 어쨌든 술에는 장사가 없는데 걱정이야"라고 당시 상황을 알려줬습니다. 주말이라 별다른 일정이 없어 마음을 풀었겠지만, 참석자들은 윤 대통령의 주량에 혀를 내둘렀다고 합니다.
 
윤 대통령은 검사 시절부터 술로 유명했습니다. 호탕하고 시원시원한 성격에 따르는 이들도 많았다고 합니다. 다변인 데다 불같은 역정도 그의 특징 중 하나입니다. 특유의 '형님' 리더십에 따라 한 번 준 신뢰는 쉽게 거두지 않는다고 합니다. 야당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이상민 행안부 장관의 경질이 불가피하다는 문책론이 쏟아졌지만 윤 대통령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보란 듯이 "고생 많았다"며 이 장관을 격려했습니다. 혹자는 이를 상명하복이 철저한 검찰 문화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설명하며 조폭 문화에 빗대기도 합니다. 그렇게 윤 대통령은 특유의 고집을 보입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10월21일 경북대 특강에서 윤 대통령과의 대화 일부를 공개했습니다. "내가 얼마 전에 윤 대통령하고 전국체전에서 만나가지고 저녁을 먹으면서 그런 이야기를 했어요. 그 양반 술을 좋아해. 내가 웃으면서 그랬어요. 먹고 싶은 만큼 먹어라. 눈치 보지 말고. 대통령이 스트레스 받으면 안 된다. 술 마시고 싶으면 당신 마음대로 먹으라. 그런데 술 마시고 실수는 하지 마라. 조심하고. 지지율에 신경 쓰지 마라. 다음에 출마할 것도 아니지 않느냐. 그냥 열심히 일해라. 국민들을 위해서." 
 
이는 윤 대통령을 위한 조언이 아닙니다.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아무리 술을 좋아해도 마음대로 마실 수 있는 직책이 아닙니다. "마음대로, 먹고 싶은 만큼 먹어라"고 해놓고 "실수는 하지 마라"고 말하는 것도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술에는 장사가 없습니다. 만취에는 필연적으로 실수가 따라 붙습니다. 무엇보다 술은 사람을 감정적 동물로 만듭니다. 때문에 임기 5년을 하루하루 살얼음을 걷는 심정으로 국정에 임해야 할 대통령으로서는 냉철한 이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술을 멀리하고 실수를 경계해야 합니다. 
 
"The buck stops here."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는 말로, 윤 대통령은 미국 33대 대통령이었던 트루먼의 좌우명을 자신의 집무실에 걸었습니다. 그 엄중한 각오를 다시 새길 때입니다. 술병은 던지십시오. 
 
정치부장 김기성 kisung012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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