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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서

야3당, '이태원참사 국정조사' 계획서·특위명단 제출…여당 최후압박

야권 2년 만에 단독 국정조사 처리 가능성 솔솔…'빈손 국조' 우려

2022-11-2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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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근(왼쪽) 민주당 원내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 교섭단체 원내대표 주례회동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진표 국회의장,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박 원내대표.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민주당·정의당·기본소득당 야3당이 21일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계획서와 특별위원회 명단을 국회에 제출했다. 국민의힘은 경찰의 수사를 지켜본 뒤 미흡하다면 국정조사를 추진하자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면서 야권이 23년 만에 단독으로 국정조사를 본회의에서 처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단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개인 의견을 전제로, 내달 2일까지 예산안을 먼저 처리한 뒤 국정조사에 참여하도록 당 의원들을 설득하겠다고 약속했다. 
 
위성곤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장혜영 정의당 원내수석부대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이날 오전 11시경 국회 의안과를 찾아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계획서’를 제출했다. 이는 김진표 국회의장은 국정조사 목적과 범위, 기간 및 국정조사 특위 명단 등을 제출하라고 요청했는데, 이에 따른 것이다. 
 
야3당은 이번 국정조사 대상기관에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대통령경호처 등을 포함했다. 여기에 국무총리실, 행정안전부, 법무부, 보건복지부, 인사혁신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대검찰청, 경찰청, 경찰특별수사본부, 소방청, 서울특별시, 서울시 용산구, 서울경찰청, 서울 용산경찰서, 서울종합방재센터, 서울소방재난본부, 서울 용산소방서, 서울교통공사, 경남 의령군 등도 조사 대상기관에 포함했다. 
 
이들은 △이태원 참사의 직간접적인 원인 및 책임 소재 규명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사전 안전대책 수립 및 집행 실태 △참사 발생 전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경찰·소방·행정·보건의료 등의 인력 배치운용의 적정성과 대응 조치 전반 등을 조사 범위로 적시했다. 다만, 이들은 이번 국정조사를 통해 “정부와 관련 기관·단체·법인·개인 등은 수사와 재판을 이유로 조사에 응하지 않거나 자료 제출을 거부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조사 기간은 오는 24일 본회의를 통과한 이후부터 내년 1월22일까지 총 60일로 정했다. 이 기간 동안 보고 4차례, 청문회 5차례, 현장조사 3차례를 각각 실시한다. 
 
특위는 총 18인으로 민주당 9명, 국민의힘 7명, 비교섭단체 2명(정의당 1명, 기본소득당 1명) 등으로 구성됐다. 민주당은 특위 위원장에 4선의 우상호 의원을, 야당 몫 간사에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간사인 김교흥 의원을 선임했다. 특위 위원으로는 진선미·권칠승·조응천·천준호·이해식·신현영·윤건영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정의당은 장혜영 의원, 기본소득당은 용혜인 의원이 위원으로 활동한다. 
 
민주당은 22일까지 국민의힘의 참여를 설득하되, 국민의힘이 특위 명단을 제출하지 않으면 23일에는 특위 첫 회의를 열고 24일 본회의에서 야권 단독으로 국정조사 계획서를 채택할 방침이다. 위성곤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이)참여할 수 있게 독려하고 안 되면 단독으로 국정조사 계획서를 채택하고 실시해야 한다는 게 기본방침”이라고 전했다. 만약 국민의힘이 끝내 국정조사에 참여하지 않기로 한다면 1999년 1월부터 30일간 실시된 ‘국제통화기금(IMF) 환란 원인 규명과 경제위기 진상조사를 위한 국정조사’ 이후 약 23년 만의 단독 국정조사 추진이다. 
 
이재명(왼쪽) 민주당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가 지난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여야는 일단 협상을 지속할 방침이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여당의 협력 없이 야권만 공조한 국정조사를 실시할 경우 조사 대상 기관 등에서 자료 제출에 제대로 응하지 않아 ‘빈손 국정감사’에 그칠 공산이 크다. 국민의힘도 대형 인명 피해가 난 상황에서 국정조사에 응하지 않을 경우 민심을 외면했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실제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진행한 비공개 면담에서 정부여당을 질타하는 목소리를 한 시간 가까이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들의 절규와 호통에 국민의힘은 곤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를 의식한 듯 주호영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오늘 (국민의힘)의원총회를 보면 수사 결과가 미진한 부분이 있다면 국정조사를 할 수 있다고 했다”라면서도 “예산안을 처리한 이후 국정조사를 합의할 길을 찾아보자고 했다”라고 했다. 개인 의견을 전제로, 당 의원들을 계속 설득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에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이 오늘 예산안 처리 이후에 국정조사를 하는 문제를 검토할 수 있다는 의견을 줬는데 기존보다 진전된 안이라, 국정조사 회피를 위한 시간끌기용이 아니고 진실 규명에 동참한다면 내부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화답했다. 
 
다만 민주당은 오는 24일 본회의 처리를 위한 상정절차를 밟으며 국민의힘의 참여를 압박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끝내 동참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특검 도입도 꾸준히 주장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 회의에서 “이제 진실과 책임의 시간으로, 그 출발은 신속한 국정조사다. 민주당을 포함한 야3당은 지난 18일 11명 국정조사 위원을 확정했는데 유족의 애타는 호소와 진실에 대한 국민적 의구심에 여당은 피하지 말고 답해야 한다”며 “참사 원인을 제대로 밝히고 성역 없는 책임자 처벌이 가능하려면 국정조사에 이어서 특별검사 도입이 필요하다. 72만명의 국민이 참여할 정도로 국정조사와 특검 서명운동 열기가 뜨거운데 민주당은 국정조사와 특검 도입을 위해 국민과 함께 끝까지 싸우겠다”고 했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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