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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율

월드컵 특수에도 쿠팡은 웃지 못했다

2022-11-25 18:00

조회수 :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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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첫 경기를 앞두고 음식주문이 폭주했습니다. 특히 배달앱들은 배달 음식 주문 급증으로 일시적 서비스 지연을 겪었습니다.
 
배달의민족 앱에선 이날 오후 10시 경기를 앞두고 주문량이 폭증해 오후 8시40분께부터 9시10분까지 앱 서비스 이용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반면 쿠팡이츠는 애초에 광화문 일부지역에서의 배달을 제한했습니다.
 
일시적 서비스 지연이 있더라도 배달앱 입장에선 그동안 코로나 완화와 배달비 상승 등 요인으로 배달 주문량이 줄어든 상황에서 이 같은 월드컵 특수가 반가울 따름입니다.
 
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가 집계한 사용자 수 통계에 따르면 올해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등 주요 배달앱 3사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지난 1월 3595만명에서 지난 9월 2978만명으로 줄었습니다. 8개월 사이에 600만명 넘게 감소한 수치입니다. 최근 데이터는 발표되지 않았으나 업계에 따르면 24일 주문량이 지난해 동일 대비 폭증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배달 3사중 쿠팡이츠는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습니다. 배달에 핵심인 배달기사(라이더)들의 불만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24일 라이더유니온과 민주노총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 노조로 구성된 '쿠팡이츠 공동교섭단'은 이날 하루종일 집중파업을 진행했습니다. 배달 수요가 급증하는 월드컵 첫 한국경기를 앞두고 파업에 나선 이유는 쿠팡이츠 측에 배달환경 개선을 요구하기 위해서입니다. 
 
교섭단은 지난해 쿠팡이츠가 기본 배달료를 3100원에서 2500원으로 삭감하고, 단체교섭에 불성실하게 대응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유독 쿠팡이츠에게 매서운 비판이 나오는 이유는 타사 대비 배달기사에 대한 근로 처우가 열악하기 때문입니다. 쿠팡이츠는 유상운송자 보험가입 의무화조차 이행하고 있지 않고 있습니다. 배민과 요기요가 이를 지키고 있는 것과 다르게 보험 가입을 라이더 개인의 선택에 맡겼습니다. 거리할증도 어떤 거리에서건 1750원 상한에 묶여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주력사업인 단건배달 추진도 라이더 이탈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단건배달은 한집에 하나 배달하는 서비스입니다. 초반 단건배달을 앞세워 빠르게 시장 확대를 해왔지만 현재는 라이더들과 근로 처우 문제 등으로 갈등을 이어오며 이탈 현상이 심각한 상황입니다. 원활한 서비스가 어려워지면서 앱을 이용하는 소비자도 타사 대비 큰폭으로 감소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쿠팡 측은 배달료 인상 자체는 소비자를 비롯해 자영업자에게도 영향을 미칠수 있는 사안으로 신중히 검토해야한다고 보는 입장이지만 기본적인 처우 개선 조차 3사 대비 가장 열악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말뿐인 변명으로 들리는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소통이 제대로 안되고 있다는 불만이 큰데 지금이라도 기사들과 대화부터 나서는 것이 시급한 숙제로 보입니다.
 
라이더유니온, 민주노총 배달플랫폼노조 소속 쿠팡이츠 조합원들이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쿠팡이츠 본사 앞에서 파업 행진을 앞두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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