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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주인 맞은 이스타항공, ‘비상’까지 남은 과제는

AOC 재발급 전제조건…완전자본잠식 해소 우선

2023-01-09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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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이스타항공이 새 주인의 자금 투입 등으로 재무건전성을 회복해 ‘비상’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매출 발생없이 영업비용, 항공기 주기비용 등 고정비만 수개월 째 납입하면서 재무 구조 악화일로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새 주인이 된 VIG파트너스가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해 이스타항공의 재무 구조를 개선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회사가 매출 발생을 위해 꼭 필요한 항공운항증명(AOC) 재발급 등 넘어야 할 과제는 산적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9일 업계 따르면 이스타항공의 최대 주주인 골프장 관리·부동산임대업체인 ㈜성정은 이스타항공 지분 100%를 사모펀드 운영사인 VIG파트너스에 양도하는 계약을 지난 6일 체결했다. 
 
우선 이스타항공이 매출을 발생시키기 위해서는 항공기를 띄워야 하는데, 항공기를 띄우기 위해 꼭 필요한 항공운항증명(AOC)을 국토부로부터 재발급받지 못했다. 이스타항공은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2020년 4월부터 전 노선 운항을 정지했고, 같은 해 6월까지 셧다운을 연장해 AOC 효력이 정지돼 국토부에 2021년 재발급을 신청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교부받지 못했다.
 
국토부는 AOC 교부 이전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것이 항공기 안전인 만큼 항공사가 항공기 정비 등 안전을 재무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가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본다. 그런데 이스타항공은 2021년 기준 완전자본잠식상태에 빠졌다. 이에 재무 능력이 자본잠식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고 보는 국토부는 지난해 9월 이스타에게 강도 높은 재무구조 개선 명령을 내렸다.
 
업계는 VIG파트너스의 자금 투입으로 재무구조도 개선될 것으로 분석하지만, AOC 재발급을 하는 국토부가 이스타의 재무구조가 완전히 개선됐다고 판단됐을 때 AOC 재발급을 해줄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AOC는 항공운송사업 면허를 받은 항공사가 항공기 안전운항을 위해 필요한 전문인력, 시설, 장비 및 운항·정비지원체계 등을 종합적으로 갖췄는지를 확인하는 일종의 안전면허이다. 
 
VIG파트너스 측은 “이스타항공이 여전히 자본잠식 상태가 지속돼 재무구조 개선을 통한 경영 정상화를 위해서는 추가적인 자금 투입이 필요한 상황이었다”며 “VIG파트너스의 대규모 신규 투자를 통해 자본잠식을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AOC 재발급을 받은 뒤에는 기재 도입과 이에 따른 인력 보강의 절차가 남아 있다. 
 
2007년 설립된 이스타항공은 2009년 1월 김포~제주 노선을 시작으로 같은 해 12월 국제선 시장에 진출하면서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시장에 안착했다. 지난 2019년에는 기재 23대로 같은 기간 LCC 2,3위를 다투는 진에어(272450)(26대) 티웨이항공(091810)(28대)와도 견줄 만큼 기재를 갖추기도 했다. 
 
하지만 2020년에 코로나19 팬데믹과 경영 악화로 회사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기재를 반납, 축소 운영해 2023년 1월 기준 3대로 쪼그라들었다.
 
국내 항공업계 관계자는 “비행기를 띄우기 위해서는 AOC 발급이 우선이고 AOC를 발급받더라도 유의미한 매출을 내기 위해서는 항공기가 최소 6~7대에서 많게는 20대 이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스타항공이 20대 기단을 갖추기 위해서는 17대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항공기를 들여오기 위한 자금은 VIG파트너스가 이달 말까지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1100억원의 운영자금으로 충당될 것으로 풀이된다.
 
VIG파트너스는 자금 투입이 완료되면 이스타항공이 현재 운용 중인 기재와 같은 보잉사의 B737-8을 들여온다는 계획이다. 기재 추가 도입 시 항공기를 조종하고 객실서비스를 담당할 운항승무원(기장·부기장), 객실승무원 인력 보강도 필요하다. 
 
이스타항공은 작년 9월 희망퇴직과 정리해고자 등을 재채용하는 ‘인사혁신’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실질적인 주인이 된 VIG파트너스는 이스타항공의 ‘재채용’에 대해 “정해진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전 의원이 이스아항공 승무원의 채용 비리 의혹으로 구속됐기 때문에 이스타의 재채용을 통한 인력 보강 여부는 조율이 필요할 것으로 해석된다.
 
이스타항공을 품에 안은 VIG파트너스는 2005년에 설립된 사모투자 전문회사(PEF)로, 소비재와 유통, 금융, 서비스 분야 등 총 26개 기업에 투자해왔다. 이번 이스타항공의 인수는 지난해 8월 골프 플랫폼 스마트스코어 투자에 이어 VIG 4호 펀드의 여덟 번째 투자로, 4호펀드는 2020년 초 결성된 950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로 9500억원에서 절반가량이 해외 투자자로부터 확보됐다.
 
항공업계는 이스타항공이 AOC 재발급만 받는다면 그동안의 운항능력과 이스타항공이 보유한 알짜배기 노선의 슬롯 등을 통해 시장 재진입 및 안착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본다. 
 
업계 관계자는 "이스타항공이 신생항공사보다는 항공기를 띄웠던 업력은 물론 중국과 일본 등 LCC에게 주요 매출처가 되는 노선의 슬롯(시간당 공항 이착륙 횟수)이 많아 AOC 재발급만 되면 시장 안착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이스타항공 여객기가 세워져 있다. (사진=뉴시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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