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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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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지 갈아타기)'준강남' 과천 폭락…가성비 '래미안슈르'는?

과천주공 재건축 단지 중 가장 저렴…급매 빠지고 반등 조짐에 관망세

2023-01-26 02:00

조회수 : 19,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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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준강남'인 경기 과천시 집값이 지난해 말 금리 인상 여파로 큰 폭으로 빠지면서 상급지를 노리는 수요자들 눈이 번뜩였죠. 특히 옛 과천주공 3단지를 재건축한 '래미안슈르'는 2006년 입주를 시작한 과천 1기 재건축 아파트로 현재 과천의 재건축 단지 가운데 가장 저렴합니다. 총 3143세대로 세대수도 많아 과천 진입을 노리는 인근 안양·의왕·군포 주민들에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곳이기도 하죠. 과천 본도심 최외곽에서 실거주하기 좋은 가성비 아파트 역할을 담당하고 있어요.  
 
단지 안에 문원초·문원중학교가 있고, 학원가도 도보로 이용이 가능합니다. 학업성취도와 특목고 진학률이 높은 편이라 자녀를 둔 부모들의 선호하는 곳입니다. 특히 가격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좋아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의 연령대가 많이 이사를 온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가격이 조금만 내려가도 전세와 매매 거래가 확 일어난다고 하죠. 세입자 대부분은 투자 목적보다 거주를 목적으로 한 실수요자이며, 먼저 전세를 끼고 샀다가 나중에 돈을 모아 들어오는 경우도 많다고 해요. 
 
중문 앞에서 바라본 과천 래미안슈르 전경. 지난 2006년 입주를 시작한 총 3143세대의 대단지 아파트입니다. (사진=홍연 기자)
 
래미안 슈르 상가동 모습입니다. 학원·음식점 등 상권이 잘 형성돼 있습니다. (사진=홍연 기자)
 
단지 안에 위치한 문원초등학교입니다. 과천은 유해시설이 없어서 아이가 있는 학부모들의 선호도가 높아요.(사진=홍연 기자)
 
래미안슈르는 전용면적 84~168㎡형으로 다양하게 구성됐습니다. 단지가 커서 원문동과 별양동에 걸쳐 있는데, 원문동에는 2899세대, 별양동에는 244세대가 있습니다. 343~348동까지 6개 동이 길 건너 별양동에 따로 있어요. 전용면적 84㎡(25평형) 72세대, 86㎡(26평형) 726세대, 108㎡(32평형) 86세대, 109·110㎡(33평형) 1592세대, 142·145㎡(43평형) 456세대, 166·168㎡(50평형) 211세대로 중대형 평형의 비율이 높은 아파트예요. 광폭발코니 확장으로 공간이 넓고, 일부 판상형에는 전실이 있어 활용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지금 중개시장에 나와 있는 가장 저렴한 30평대 매물 호가는 12억7000만원입니다. 외곽동에 저층인 점을 반영한 시세죠. 같은 평형의 외곽동 중고층 매물은 12억2000만~13억원대에 가격이 형성돼 있습니다. 단지 안쪽에 자리하거나 상가와 가까운 로열동은 16억~19억원대인데, 가격을 보면 알 수 있듯 집주인의 적극적인 매도 의지가 없어 큰 의미는 없습니다. 
 
현재는 지난해 12월 대거 쏟아졌던 급매물 15건 정도가 계약 체결로 빠지면서 다소 오른 가격에 버티기 장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가격 하락 소식을 듣고 온 실수요자들의 문의와 집 보기가 다시 늘면서 지금은 호가가 2000만~3000만원 정도 올랐다고 하네요. 전고점 대비 낮은 가격임은 분명하나 상황을 좀 더 지켜보자는 관망세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단지 내 중개업소 관계자는 "11억대 매물이 나오면 바로 사겠다고 전화번호를 남기고 간 대기 수요자들이 많다"면서 "현재 13억대는 전고점 대비 30% 빠진 가격으로 네고(가격협상)도 최대 3000만원 정도 까지 가능한 분위기라 진입하기에 나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래미안슈르의 급매는 주로 외곽동에서 많이 나오는데, 과천대로가 아파트 앞을 지나가는 만큼 소음을 감안해야 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방음 터널 설치한다고 하는군요. 외곽동은 청계산 조망이 좋은데, 터널이 생겨 소음이 줄면 가치를 발휘할 것으로 보입니다. 조망뿐 아니라 청계산 접근성도 좋아요. 312동과 313동 사이에 있는 굴다리를 이용하면 청계산 등산로로 바로 갈 수 있습니다. 
 
312동과 313동 사이에 있는 도로입니다. 청계산 등산로로 바로 접근할 수 있습니다. (사진=홍연 기자)
 
314동 앞에서 바라본 단지 내 전경입니다. 용적률 195%, 건폐율 15%로 동간 거리도 넓은 편입니다. (사진=홍연 기자)
 
래미안슈르는 쾌적한 생활 환경으로 실거주 만족도가 높다고 해요. 용적률 195%, 건폐율 15%로 동 간 거리도 넓은 데다 향후 한 번 더 재건축을 염두에 둘 수 있는 곳이죠. 단지 내 조성된 폭 30m 규모의 녹지 문화광장인 '컬처파크'가 있어요. 관악산과 청계산이 이어지는 통경축을 조성했는데, 2009년 세계조경가협회(IFLA)  조경 계획 분야에서 수상도 했죠. 단지 내 산책로가 잘 조성돼 멀리 갈 필요 없이 휴식과 운동이 가능합니다. 
 
단지 가운데에는 주민들을 위한 커뮤니티 시설인 선큰플라자가 있어 골프, 사우나 등을 할 수 있습니다. 단지가 큰 만큼 상가 조성도 잘 돼 있고요. 근방에 유해시설이 없는 점도 선호도가 높은 이유 중 하나입니다. 3단지 상가에 학원가가 있으나 교육열이 높은 학부모들은 평촌 학원가를 보내거나 대치동까지 직접 통학시키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아이를 위한 여러 프로그램들을 운영 중인 과학정보도서관이 307동과 308동 사잇길을 지나 바로 있습니다. 
 
과천 부동산 시장은 재건축 여부에 따라 영향을 많이 받는 지역적 특수성이 있어요. 과천의 재건축 단지는 과천주공 1~12단지로, 이미 완료한 곳부터 추진 중인 단지가 혼재돼 있죠. 최근 4단지가 상가를 제외한 주민들 이주를 끝낸 상태입니다. 2026년 상반기쯤 '과천센트럴자이'로 탈바꿈해 입주할 예정입니다. 800세대 규모의 5단지도 이주를 준비 중이에요. 
 
여기에 2020년 분양한 경기도 과천 지식정보타운 공공아파트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분양 당시 전매제한 10년을 적용받았지만, 정부가 전매제한을 수도권의 경우 최대 10년에서 3년으로 대폭 줄여 해당 규정이 적용되면 올해 10월 이후부터 매도할 수 있기 때문이죠. 래미안슈르 입장에서는 공급이 늘어나 가격 상승을 막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지식정보타운 아파트의 경우 입지 여건이 도심 재건축단지보다 떨어집니다. 또 학교와 상가 등 기반 시설이 부족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고, 교통과 인프라 정비까지는 시간이 다소 소요돼 당분간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도 있어요. 

2009년 세계조경가협회(IFLA) 조경 계획 분야에서 수상한 래미안슈르 단지 내 모습입니다 (사진=홍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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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안에 위치한 커뮤니티 시설인 선큰플라자. 골프, 사우나 등을 할 수 있습니다. (사진=홍연 기자)
 
거주 편의성뿐 아니라 미래 가치 역시 중요하죠. 향후 GTX-C 노선과 위례~과천선 신설 계획이 예정돼 있고, 과천~이수 간 복합터널 역시 호재로 꼽혀요. 지식정보타운과 3기 신도시 조성 등 개발 이슈가 있죠. 과천지식정보타운과 과천3기신도시 자족 용지에 다양한 민간기업들의 입주가 끝나고 인프라가 조성되면 강남권 미래 산업 거점지가 될 것이란 기대감도 높아요. 게임 회사인 펄어비스가 지난해 7월 과천지식정보타운 내 지식기반산업용지 입주 예정 기업 중 첫 번째로 입주했습니다. 과천지식정보타운역(가칭)이 2026년 말에 준공을 앞두고 있고요.
 
가능성과 변수가 공존하는 과천, 입성의 적기라고 하기엔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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