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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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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의 각성한 네오처럼, 세상 모든 것을 재테크 기호로 풀어 전하겠습니다....
(지표 디벼보기)미 기준금리 0.25%p 인상에 무게…안정 찾아간다

CPI 상승률 예측치 6.39%…전월비 상승률 낮지 않아

2023-01-27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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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다음주 미국이 올해 첫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합니다. 시장 전문가들은 0.25%포인트 인상에 무게를 싣고 있습니다. 인상폭이 금융시장 안정을 해칠 정도는 못되지만 최근 국내의 금리 하락 움직임엔 제동을 걸 수 있을 전망입니다.
 
물가상승률 감안 0.25%p 인상 무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내달 1일, 우리 시간으로 2일 새벽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개최합니다. 이 자리에서 올해 첫 번째 기준금리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미국 월스트리트와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0.25%포인트 인상 확률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금리 선물가격에 반영된 시장 참여자들의 예상도 이와 비슷합니다. 아마도 물가 하락 추세가 뚜렷해 금리 인상폭이 크지 않을 거라 예상하는 것 같습니다. 
 
지난 12일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작년 12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Consumer Price Index) 상승률은 6.5%를 기록했습니다. 전년 동월 대비 6.5% 올랐다는 뜻이에요. 한 달 전보다 크게 하락한 결과에 시장이 환호했습니다.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주게 될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도 6.2%를 기록했고요. 
 
시장 참여자들은 물가상승률이 아직 높은 수준에 있지만 뚜렷한 하락 추세를 그리고 있다는 사실에 안도하는 분위기입니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릴 때마다 물가 안정을 강조했던 만큼 물가가 잡히면 금리 인상 명분도 약해질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겠죠. 
 
그러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근원소비자물가지수(Core CPI)가 더 중요하다며 들뜬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습니다. 근원소비자물가는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상품 및 서비스물가를 의미합니다. 매파(강성)로 알려진 연준 인사들도 최종금리 ‘6%’ 가능성을 언급하며 엄포를 놓고 있습니다.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연방은행 총재는 이번엔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결국 중요한 건 물가입니다. 다음달 14일(현지시각)에 발표 예정인 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얼마를 기록할까요? 일단 현재 시점의 추정치는 확인이 가능합니다. 
 
 
미국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홈페이지(clevelandfed.org)의 ‘Indicators and Data’ 메뉴에는 ‘인플레이션 나우캐스팅(Inflation Nowcasting)’이란 물가 예측 모델이 있습니다. 일일 유가, 주간 휘발유 가격, 월간 CPI 및 개인소비지출(PCE, Personal Consumption Expenditure) 판독값 등 다양한 데이터를 입력해 물가를 예측하는 것이죠. 항상 높은 정확도를 보여준 것은 아니지만 최근의 오차범위는 크지 않습니다. 
 
25일(현지시각) 현재 이 모델이 예측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39%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근원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58%입니다. 모두 지난달보다는 소폭 하락한 값인데, 지난해 6월 9.1%를 기록한 이후 뚝뚝 떨어지던 상승률의 낙폭은 줄어드나 봅니다. 
 
요즘은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는 것보다 바로 지난달 대비 상승률을 더 중시하는 것 같습니다. 전월 대비 상승률 예측치는 소비자물가 0.58%, 근원소비자물가 0.46%입니다. 낮지는 않아요.
 
이것 말고도 참고할 것은 많습니다. 지난해 파월 연준 의장이 근원소비자물가보다 더 세밀하게 항목별로 ‘초근원’소비자물가를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죠. 몇 가지만 보고 금리를 정하는 것은 아니겠죠. 금리를 결정하는 연준 위원들의 머릿속을 엿보는 것은 너무 어렵습니다. 
 
그 모든 걸 종합한 결과가 0.25%포인트 인상이면 적당하다는 것입니다. 혹시라도 0.5%포인트를 올리게 된다면 충격이 크겠죠. 연준이 한두 발 앞서가는 시장의 기대감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는 사실이 거슬립니다. 
 
사실 미국도 금리가 오르면 부담스럽긴 마찬가지입니다. 미국 주택시장도 그렇습니다. 주택담보대출의 힘을 빌려 집을 사는 건 우리와 다를 게 없으니까요. 미국 주택가격(중위가격 기준)은 지난해 6월 최고가를 찍은 후 6개월 연속 하락 중입니다. 주택거래도 크게 줄었습니다. 12월 기존주택 매매건수는 전년 동월보다 34% 감소한 402만건을 기록했는데, 2010년 11월 이후 가장 적은 건수였다고 합니다. 2022년 연간으론 2014년 이후 최저 거래였다는군요.
 
금리차 확대, 국내 금리 하락세 제약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경우 미국의 금리 상단은 4.75%가 됩니다. 지금은 우리나라보다 1.00%포인트 높았는데 차이가 1.25%포인트로 벌어지겠군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월23일에 열릴 예정이니까 한동안 이 차이가 유지될 겁니다. 
 
이론상으로는 원달러환율이 올라야 정상입니다. 돈은 금리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이동하는 것이 일반적이니까요. 하지만 지난 한 달 외환시장을 보면 정말로 그럴지는 알 수 없습니다. 금리 차이를 무시할 만큼 국내 자산가격이 매력적이라면 머물러 있겠죠.
 
그보다는 국내 금리에 신경 써야 합니다. 최근 국내 금융기관들은 예금금리도 내리고 대출금리도 내리는 분위기였죠. 온 나라가 대출이자 부담에 치인다는 여론을 의식한 금융기관들이 예금금리에 이어 대출금리도 인하하는 분위기였죠. 정부가 모처럼 특별보금자리론을 만들었는데 시중금리 하락으로 일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더 낮아져 다시 특별보금자리론 금리를 추가 인하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이같은 행보에도 제약이 걸리겠죠. 글로벌 금리 추세를 무시하고 우리만 마냥 내릴 수는 없습니다. 더 싼 이자를 바라는 대출자들도 적정선에서 타협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 세계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아가는 것이지 금리 상승이 멈춘 것은 아닙니다. 연준이 목표한 기준금리에 도달한 것도 아닙니다. ‘6%’는 허풍이라 여겨도 5%를 넘을 가능성은 여전히 높습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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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의 각성한 네오처럼, 세상 모든 것을 재테크 기호로 풀어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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