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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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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의 각성한 네오처럼, 세상 모든 것을 재테크 기호로 풀어 전하겠습니다....
(이슈&이슈)공모주 없이 잘나가는 하이일드펀드 있다

피델리티차이나하이일드 석달새 ‘37%’

2023-02-18 02:30

조회수 : 6,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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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하이일드채권에 분리과세 혜택을 주는 방안이 논의 중입니다. 분리과세 혜택이 싸늘해진 하이일드채권에 봄바람을 불러올까요? 얻을 건 작고 성과는 미미해 그러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하이일드펀드가 누린 공모주 우선배정 혜택도 기업공개(IPO) 시장과 함께 차갑게 식었죠. 부수적인 혜택보다는 하이일드채권에 집중해 발군의 운용성과를 올리고 있는 펀드에 주목하는 것이 어떨까요. 
 
오는 2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는 하이일드채권펀드에 분리과세 혜택을 주는 방안을 논의합니다. 채권으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중견 건설사 등을 지원할 의도로 보입니다. 
 
하이일드펀드에 대한 분리과세 혜택은 2014년에도 있었는데 당시에 비해 혜택의 크기가 작아져 운용업계와 투자자의 관심을 얻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가입한도는 과거 1억원에서 3억원으로 높아졌고, 분리과세한도는 5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줄었으니까요.
 
분리과세 혜택 준다고 살아날까
 
사실 하이일드펀드가 투자자들에게 인기였던 것은 이런 혜택보다 공모주 투자기회 때문이었습니다. 하이일드펀드는 자산의 45%를 BBB등급 이하 채권에 투자하는 조건으로 공모주 수요예측에서 물량의 5%를 우선배정받을 수 있습니다. 기존 10%였던 배정비율이 2018년에 5%로 축소됐지만 그래도 LG에너지솔루션, 카카오뱅크, SK바이오사이언스. 하이브 등 대어급 IPO가 많았던 지난 1~2년 사이 큰 인기를 얻었죠. 공모주 물량의 30%를 우선배정받는 코스닥벤처펀드도 있지만 아무래도 벤처기업보다는 채권이 상대적으로 안정감이 있어 많은 투자자들에게 사랑 받았습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공모주 시장이 차갑게 식으면서 하이일드펀드도 외면받고 있습니다. 공모주의 ‘따상’이 사라진 지 오래이다 보니 수익률이 저조했고 그에 따라 펀드자금 유출이 계속됐습니다. 
 
 
특히 지난해부터 시장금리가 계속 오르면서 채권시장에도 큰 변화가 닥쳤습니다. 하이일드 발행기업들의 신용등급을 감안하면 국채 등 안정성 높은 채권에 비해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나마 운용사들이 방어를 잘해서 1년 수익률은 코스피보다 낫긴 한데, 하이일드펀드 중 1년 성과 1위를 달리고 있는 코레이트하이일드공모주 펀드도 6개월 4.21%, 1년 4.82% 수익률에 그칩니다.
 
그런데 해외 펀드 중에서는 공모주와 상관없이 오직 하이일드 투자에만 집중해 높은 성과를 기록 중인 하이일드펀드가 있습니다. 
 
하이일드에 집중…단기성과 탁월
 
피델리티차이나하이일드증권투자신탁(채권-재간접형)(이하 피델리티차이나하이일드)이 대표적입니다. 특히 최근의 성과가 발군입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월16일 현재 피델리티차이나하이일드(종류A)의 3개월 수익률은 37.06%에 달합니다. 6개월 수익률도 25.27%를 달리고 있어요. 월간수익률로 보면 지난 1월 한 달에만 10.82% 성과를 올렸습니다. 작년 12월엔 9.82%, 11월엔 8.82%를 기록했습니다. 웬만한 주식 상승률을 뛰어넘는 성과죠. 다만 1년 수익률이 –14.90%인 걸 보면 오랫동안 부진하다 최근에 회복 중이라는 사실을 눈치챌 수 있습니다. 기준가에도 확연히 드러납니다.<그래프 참조> 
 
피델리티차이나하이일드는 어디에 투자하기에 남들보다 좋은 성과를 올렸을까요? 피델리티가 글로벌 운용사인지라 국내에서 판매되는 펀드는 거의 다 해외에서 운용 중인 펀드를 편입하는 재간접펀드 형태입니다. 이 펀드도 ‘Fidelity Fund - China High Yield Fund A-Acc-USD’에 자산의 95% 이상 투자하고 있어요.
 
 
그러면 이 펀드는 또 어디에 투자하느냐? 중화권 기업들이 발행한 회사채입니다. 피델리티는 지난 12월말 기준 월간보고서에서, 중국 54.49%, 홍콩 13.58%, 마카오 13.20%, 인도 3.70%, 일본 1.39% 등에 배분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중화권이 압도적이죠. 
 
편입한 채권을 신용등급으로 나눠보면 BB/Ba 등급 채권이 31.83%로 가장 많고, B등급이 23.82%입니다. CCC급 이하 채권 비중도 7.59%를 차지하고 있어요. A등급 채권은 5.97%에 지나지 않습니다. ‘하이일드’라는 이름이 확실하게 드러난 포트폴리오입니다.
 
펀드 편입비중 상위를 보면, 마카오의 6대 카지노 운영업체 중 하나인 Studio City Finance 채권(발행금리 5%)이 4.38%로 가장 많습니다.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완화 덕분에 채권가격이 올랐죠. 일본 CAS Capital No.1(4%) 영구채에도 3.65%를 투자했습니다. 중국의 ENN Clean Energy International Investment(3.375%) 채권 비중은 2.52%입니다. 특정 채권 쏠림이 적고 고루 분산돼 있어요. 
 
그런데 운용보고서가 아닌 파이낸셜타임즈 펀드데이터는, 이 펀드가 미국채 10년물에 2.23%, 10년물의 레버리지(Ultra)에 4% 비중으로 투자 중인 것으로 나옵니다. 가장 큰 투자는 미국채 5년물 숏(공매도)이에요. 9% 비중입니다. 미국채 장기물에 베팅하는 동시에 중기물로 헤지하면서 전체 펀드의 투자위험과 유동성을 관리하는 전략으로 파악됩니다. 
 
미국 현지 펀드의 수익률은 피델리티차이나하이일드보다 더 높아요. 15일(현지시각) 현재 3개월 38.17%, 6개월 32.19%, 1년 1.19% 수익률입니다. 비용도 차이가 있겠지만 그보다는 환율 영향이 크겠죠. 한국에서는 달러를 헤지하고 투자 중이거든요. 또 현지 펀드를 담은 95%의 나머지는 원화 유동성으로 채웠으니 거기에서도 차이가 생길 겁니다. 그렇다고 좋은 성과가 크게 훼손되는 것은 아닙니다. 
 
국내 하이일드의 매력이 중국에 크게 뒤져서 생긴 차이일 수도 있고, 하이일드에 집중하지 않아서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공모주 없이도 좋은 성과를 내는 하이일드펀드는 있습니다. 유럽하이일드도 나쁘지 않어요. 적어도 지금은 그런 펀드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아직 금융시장에 변동성은 남아 있지만 천천히 안정되어가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일반 채권보다는 플러스 알파가 있는 하이일드채권과 펀드에 관심을 갖기에 좋은 시기입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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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의 각성한 네오처럼, 세상 모든 것을 재테크 기호로 풀어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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