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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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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인기스타 길냥이 '먼지'

2023-02-24 18:59

조회수 : 3,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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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길고양이 논쟁이 다시 수면위로 올랐습니다. 한 유튜버가 지난달 영상을 게시해 시작된 것으로 보입니다. '고양이만 소중한 전국 캣맘·캣대디·동물보호단체 분들에게'라는 제목인데요. 영상을 요약하면 "길고양이를 돌보려면 먹이는 주지 말고, 입양을 하자"가 핵심입니다. 다만 저격성 제목으로 거론된 집단의 비난을 받기도 했습니다. 아울러 책임있는 해결방법을 제시했다며 호응을 얻기도 했습니다. 
 
저희 동네에도 논쟁의 중심인 길고양이가 있습니다. 주민들의 사랑을 독차지 하고 있는데요. 어느순간 '먼지'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털이 먼지와 비슷해서 인지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먼지가 저희 동네 인기 스타인 이유는 사람들을 잘 따르고 애교도 많이 부리는 일명 '개냥이' 성격을 갖고 있어서 입니다. 
 
먼지는 항상 같은 자리에 앉아 있다가 퇴근하는 주민들을 보고 다가와 발에 앉기도 하고 다리에 몸을 비비는 등 애교가 넘쳐요. 일에 지쳐서 집에 돌아가는 길에 저 포함 주민들이 많은 '힐링'을 받았습니다. 저를 중심으로 빙글빙글 도는 먼지를 보면 집에 데려가서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불쑥불쑥 들어요. 몇몇 주민들에 의해 작년에 먼지는 길고양이 중성화(TNR)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런 먼지를 두고 저희 동네에는 주민 사이 갈등이 아직 없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온라인상에서 이같은 길고양이 문제를 둔 갑론을박은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일부 사람들이 이웃을 배려하지 않고 행동해 불편을 겪고 있다는 호소글이 올라오기도 하고, 길고양이 학대사건도 계속 벌어지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사람들이 양측으로 갈라져 서로 혐오만 커지는 모습이라 정말 안타깝습니다. 
 
뿐만 아니라 길고양이 개체수가 증가한 만큼 새나 다람쥐 등 다른 종을 해쳐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현재 나름 해결법 중 하나인 TNR 역시 고양이 개체수를 줄이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근본적인 해결책으로는 부족한 측면이 있어 보입니다.
 
길고양이 문제를 평화롭게 해결할 방법은 무엇일까요. 이 논쟁을 둘러싼 찬성과 반대 입장에 이해가 되는 부분이 있어, 무엇이 옳은지 솔직히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단지 인간의 어떤 행동으로 고양이를 비롯한 여러 생명이 받는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길 바랄 뿐입니다. 우선 길고양이 문제를 두고 사람들의 입장차만 점점 벌어지고 있는 현 상황에서 공론화는 시급한 시기라는 생각입니다. 
 
지난 몇달동안 퇴근길에 먼지가 보이지 않아요. 어디선가 잘 지내고 있는지 문득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길고양이 '먼지'를 쓰다듬는 주민들의 모습. (사진=이승재 기자)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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