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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드라마 봤다고 공개처형"…'북 인권보고서' 첫 공개

통일부, 탈북민 증언 종합해 발간…"아기 살해·임산부 처형도"

2023-03-31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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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인권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과 북한 여성 인권 실태 전시회가 지난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실 주최로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통일부가 31일 2016년 북한인권법 제정 이후 처음으로 '북한 인권보고서'를 공개 발간합니다. 구타와 고문, 공개 처형 등 인권 침해 사례들이 보고서에 담겼습니다.
 
북한 인권보고서는 2017년부터 2022년까지 북한이탈주민(탈북민) 508명의 증언을 종합해 작성됐습니다. 탈북민이 직접 목격한 것뿐 아니라 전해 들은 1600여건의 인권침해 사례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보고서는 시민적·정치적 권리,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권리, 취약계층, 정치범수용소·국군포로·납북자·이산가족 등 4개의 장으로 구성됐습니다.
 
통일부는 보고서에서 "국경지역에서 즉결 처형 사례가 지속적으로 수집되고 구금시설 공개처형, 피구금자가 구금시설에서 출산한 아기를 기관원이 살해한 사례도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또 "탈북 과정에서 많은 여성이 인신매매를 경험하며 탈북 뒤 중국에서 체포돼 북한으로 강제 송환되는 경우 이송 과정에서 나체·체강 검사, 성폭력, 강제 낙태 등을 겪는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청소년이 한국 영상물을 봤다는 이유로 공개 처형되는 일이 있었다고 언급됐습니다. 보고서에는 한국 영상물을 돌려 보고 아편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북측 강원도 원산시의 청소년 6명이 재판 즉시 총살됐다는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임신 6개월이었던 여성이 손가락으로 김일성 주석의 초상화를 가리켰다가 문제가 불거져 처형됐다는 증언도 있었습니다.
 
특히 종교 문제로 처형되는 경우도 보고서에 담겼습니다. 한 탈북민은 "1명이 성경을 소지하고, 기독교를 전파한 행위로 사형을 선고받고 곧바로 공개 총살되는 것을 목격했다"고 증언했습니다. 2019년 평양에서 비밀리에 지하교회를 운영했다는 혐의로 단체 운영자 5명이 공개 처형되고, 나머지는 관리소나 교화소로 보내졌다는 진술도 나왔습니다.
 
또 반국가·반민족 혐의를 받는 경우 법원 재판 없이 정치범수용소에 수용될 수 있다는 내용도 전했습니다. 정치범수용소는 총 11곳이 있으며 현재 5곳이 운영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북한 내 장애인에 대한 시각은 '존재 자체를 불명예로 인식하는 것처럼 부정적'이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 당국은 장애인의 결혼이나 출산을 제한하고 '난쟁이 마을' 등을 만들어 다른 마을로부터 격리된 곳에서만 거주하도록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평양에서는 장애인들이 거주하지 못하도록 강제 이주시켰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정부의 북한 인권보고서 공개를 계기로 남북 관계가 더욱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북한은 그동안 유엔 등 국제사회를 중심으로 한 인권 문제 제기에 대해 강하게 반발해왔기 때문입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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