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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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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는 없다

2023-05-03 19:01

조회수 : 4,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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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TV가 도입되기 전, KBS·MBC·SBS 등을 돌려가며 TV를 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시청률 50%를 넘는 드라마도, 일요일 간판 예능도 다 공짜로 보고 있다고 믿던 때죠. 전기요금에 포함되는 수신료 2500원만 제한다면, 전기세만 내고 드라마, 뉴스, 예능프로그램을 보고 있다고 믿었습니다. 수십개의 채널을 보려면 돈을 내야 하는 케이블TV와 비교해 볼 때 이런 생각은 마치 맞는 것처럼 여겨집니다. 최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한달 이용료를 내야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점과 비교해 봐도 마치 지상파 콘텐츠는 공짜로 소비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공짜는 아닙니다. 광고주로부터 돈을 받고 프로그램 중간중간에 광고를 넣고, 우리는 그 광고를 보는 대신 콘텐츠 비용을 상쇄 받고 있었습니다. 아주 먼 옛날부터 말입니다. 
 
유튜브 콘텐츠도 인터넷 스트리밍만 가능하다면 마치 공짜로 보고 있는 것처럼 언뜻 생각되지만, 콘텐츠 중간중간 나오는 광고로 유튜브는 매년 몇십조대 달하는 광고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줄었음에도 유튜브가 올린 광고 매출은 66억9000만달러, 우리돈으로 따지면 약 9조원에 이릅니다. 
 
잘나가던 OTT 시장도 레드오션으로 접어들면서 광고요금제가 나오고 있습니다. 광고를 보면 지상파나 유튜브 콘텐츠에 특별한 비용을 내지 않았던 것을 모티브 삼아 월 구독료를 할인해주는 식입니다. 대표적으로는 넷플릭스가 도입한 광고형 베이식 멤버십을 들 수 있습니다. 한국 요금 기준 월 5500원인 이 요금제는 낮은 요금제인 스탠다드 대비 8000원 저렴합니다. 
 
AD 광고가 도입된 게시글. (사진=네이버카페 캡쳐)
 
콘텐츠에 국한됐던 광고를 통한 공짜 효과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으로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최근 NAVER(035420)(네이버) 카페 게시판에는 게시글처럼 보이는 광고가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한 여행카페에는 여행 계획을 묻는 글들 가운데 '올해 해외여행 계획 있으신 분? 하와이 항공권 딱 10일만 단독특가!'라는 게시글이 보입니다. 동네 맛집을 소개하는 게시글 사이에는 밀키트 업체의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게시글도 올라옵니다. 네이버가 해당 카페의 카테고리에 맞춰 카페 이용자들이 관심 있을 만한 광고를 인공지능(AI)을 통해 자동으로 노출시키는 방식으로 광고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이전까지 광고가 배너 형태로 노출돼 광고임을 알아챌 수 있었다면, 현재는 게시글이나 댓글 형태로 올라오고 있습니다. 영상 콘텐츠뿐 아니라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도 광고를 소비해야 하는 환경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점이 다방면으로 확대되고 있는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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