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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은

보험법 연속 개정, 불안한 소비자들

2023-09-15 07:17

조회수 : 2,5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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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보험 관련 법안 개정이 연속으로 추진되면서 보험 소비자들이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개정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법은 보험업법과 보험사기방지특별법인데요. 두 법 모두 법사위 심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전자는 실손의료비를 청구할 때 필요한 서류를 병원이 직접 보험사에 전송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고요. 실손보험청구간소화법이라고 주로 부르고 있습니다. 후자는 보험사기를 잡아내기 위해 처벌을 강화하고 보험금 반환 의무를 도입하는 등의 내용입니다. 보험설계사·보험대리점·보험중개사, 손해사정사·손해사정법인, 의료인·의료기관종사자, 자동차관리사업자·자동차관리사업 종사원의 보험사기에 강력 대응을 하자는 것이죠.
 
보험 소비자들은 실손보험청구간소화가 의료 민영화와 다르지 않다고 합니다. 민간 회사인 보험사에 개인의 의료정보를, 종이 서류가 아닌 데이터로 보내게 되는 것이니만큼 정보 침해가 우려된다는 것이 이유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모인 데이터는 결국 보험금 지급 심사를 까다롭게 하는 데 쓰이고, 보험금 부지급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하는 겁니다. 결과적으로 보험사가 손해를 덜 보기 위해 추진하고 있다는 이야기죠. 보험사 배만 불리는 개정안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배경입니다.
 
소비자들은 법 개정 자체를 반대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여러 이유로 보험금을 삭감하거나 주지 않는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을 본다면, 무리한 짐작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보험사기방지특별법 개정에는 왜 반대를 하고 있는 것일까요? 법이 강화돼 보험사기로 의심하고 소비자에게 보험금 반환을 요구하는 사례가 무분별하게 늘어날 것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개정안은 보험계약자 등이 보험사기죄로 유죄의 확정판결을 받은 경우 이미 지급받은 보험금을 즉시 반환해야 하고, 보험회사는 보험사기죄로 유죄의 확정판결을 받은 자가 청구한 보험사기행위 관련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발의된 여러 개정안 중에는 보험회사의 보험금 반환 청구권에 대해 유죄 판결이 확정된 날부터 10년의 소멸시효를 적용한다는 점을 함께 규정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현행법상으로는 보험사기로 지급된 보험금에 대한 환수 규정이 없습니다. 보험사기죄로 유죄의 확정판결이 난 뒤에도 보험회사가 보험금 회수를 위해서 별도로 소송을 제기해야 하죠. 그렇기에 법을 개정해서, 소송을 거치지 않아도 보험금 환수를 요구할 수 있게 됩니다.
 
정말 보험사기가 맞다면 환수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문제는 보험사들이 너무 많은 사례를 보험사기로 보고 있다는 것입니다. 소비자들은 결국 보험사기로 의심만 받아도 소송 절차 없이 즉시 보험금을 돌려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걱정하고 있습니다.
 
명백한 보험사기에 대한 환수는 필요합니다. 하지만 단순히 의심 정황이 있는 정도라면 무분별한 보험사의 횡포는 막아야 합니다. 보험사기방지특별법 개정에서 보험사기에 대한 처벌 강화뿐 아니라, 보험사기에 대응하는 보험사가 신중하게 접근할 수 있는 방지책도 함께 마련돼야 하는 이유입니다.
 
지난 2019년 4월 시민단체들이 개최한 실손청구간소화 도입 반대 기자회견 모습.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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