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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영

김종대 "사드 결정한 정부 무모함에 경악"

2016-07-08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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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한영기자] 8일 한·미 양국이 한반도 내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를 배치하기로 결정한 것을 두고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국방부 결정이 아니고, 어제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에서 긴급 결정된 사안”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한민구 국방장관을 국회에서 만나 오늘 발표가 청와대 NSC 결정 사안이라는 것을 확인했다”며 “전문가들이 폭넓은 공론장에서 논의하는 것이 아니라 정권 차원에서 미국과 직거래를 해버리는 위험한 논의 구조가 존재한다는 것이 여러 정황으로 속속 드러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 의원은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해 중국보다 러시아에서 더 큰 반대가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중국은 말을 추상적으로 하지만 러시아는 구체적으로 한다. 예를 들어 유럽에서 유사한 문제가 벌어지니 ‘핵미사일로 타격하겠다’는 식”이라며 “러시아의 경고가 어떻게 나올지 그게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사드의 북한 미사일 방어 효과가 부불려져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김 의원은 “(사드 도입 논리가) 북한이 고각발사를 해 노동·무수단 미사일로 한국을 타격할 수 있다는 것인데 그렇게 수직으로 쐈다 떨어지는 것은 박격포지 미사일이 아니다”며 “참으로 황당한 가정을 세워놓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한 장관으로부터 배치의 목표 시점이 내년 말이라는 답변을 들었으며 배치 부지도 단수후보 한 곳에 대한 적합성 검토가 진행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사드 배치 결정을 전면 재검토하고 세월호 특별법 개정을 논의하기 위해 임시국회를 조속히 소집할 것을 제안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의원의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오늘 국방부는 한·미 양국이 주한미군에 사드체계를 배치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국민과 국회를 기만하고 국익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지 않은 이러한 졸속적 결정에 우리는 단호히 반대한다.
 
7월5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한민구 국방장관은 사드 배치 관련 질의에 “결정된 바 없다”고 답변한 바 있다. 또한 사드의 군사적 효용성, 운용개념, 지휘통제권 등 그 어느 하나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로부터 채 3일도 되지 않아 급작스럽게 배치 결정을 발표한 배경과 저의를 묻지 않을 수 없다. 만약 국방부가 사드 배치를 이미 결정해놓고 모르쇠로 일관해 온 것이라면 위증을 한 것이다. 그것이 아니라면 이 중대한 사항을 충분한 논의 없이 하루아침에 결정한 것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박근혜 정부의 무모함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
 
사드는 국민을 안심시키지 못하고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괴물이 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가 공개적으로 심각한 우려를 표명해왔던 바와 같이 사드는 한반도 지정학과 동북아 질서에 일대 변화를 야기시키고 있다.
 
이 결정은 다음 세가지 이유로 철회되어야 한다.
 
첫째, 사드의 북한 핵미사일 방어에 대한 효용은 부풀려져 있다. 사드가 배치된다 해도 북한은 사드 방어망을 돌파하는 다른 군사적 수단을 이미 충분히 갖추고 있다. 단거리미사일과 장사정포, 잠수함발사미사일(SLBM) 등 사드가 방어할 수 없는 다른 타격수단으로 북한이 우리를 위협하게 되면 한반도는 더 극단적인 군사적 대치와 군비경쟁에서 헤어날 길이 없다. 우리 국방부는 사드의 효용성에 대해 미국 무기라는 이유로 검증한 적도 없고, 검증할 수도 없다. 그럼에도 사드라는 특정 무기체계 하나에 대한 맹신으로 안보 환경이 더 악화되는 걸 자초할 이유가 없다.
 
둘째, 사드는 한·미·일 군사동맹을 강화하는 접착제다. 사드는 장차 미국의 동북아판 미사일방어(MD)를 구축하는 교두보로서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을 불러와 한반도가 동북아 분쟁의 열점이 될 가능성을 급격히 증대시킨다. 미국은 이미 사드 배치를 통해 한·미·일 미사일방어 자산을 통합 운용하는 구상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지금의 사드 배치가 다음 정부에서는 한·미·일 미사일방어 공동작전 체계로 이어져 중국·러시아와 전략적 충돌을 불사하는 지정학적 재난을 초래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한반도는 번영의 중심이 아니라 분쟁의 중심이 될 것이다.
 
셋째, 이로 인해 한반도의 지정학적 불안이 고조되면 박근혜 정부의 경제 살리기에 치명적인 영향이 초래되고, 우리가 주도하는 한반도 평화공존과 통일의 기회는 물 건너 갈 것이다. 중국은 사드 배치 이후 이어도 영유권 문제와 서해 대륙붕에 걸친 200해리 경제수역 선포, 중국 방공식별구역을 서해로 확장, 서해 중국어선 불법조업 방치 등 한·중 관계의 핵심 현안에서 공세적 태도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
 
박근혜 정부가 진정으로 북한 핵문제 해결을 원한다면 동북아의 전략적 안정을 도모하면서 북한의 핵 무장 동기 자체를 제거하는 외교적 노력이 더 시급하다. 문제는 사드가 아니라 주변 우방국과 함께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는 노력과 의지다.
 
정의당은 사드 배치 결정 전면 재검토와 세월호 특별법 개정을 논의하기 위한 7월 임시국회를 조속히 소집할 것을 제안한다.
 
정의당 김종대 의원이 지난 5일 국회에서 열린 비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한민구 국방장관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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