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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진

사잇돌 중금리대출, 한시적 서민지원책 되나

5000억 보증 이르면 10월 소진…3개월 후 추가지원 결정

2016-07-13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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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사잇돌 중금리 대출'이 현재까지는 9개 주요 은행 내에서 순조롭게 운영되고 있지만, 정부 지원이 끝나면 얼마 안가 중단될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SGI서울보증의 5000억원 규모 보증 지원금이 소진되면 은행 자체적으로 고객 데이터 확보해 개인 신용평가에 나서야 하고 은행의 주요 거래 고객이 아닌 중신용자여서 부실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SGI서울보증의 지원이 만료 되면 중금리 대출을 주요 상품으로 구성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금융위원회는 13일 '사잇돌 중금리 대출'의 운용 추이를 최소 3개월 동안 지켜본 이후에 SGI서울보증보험의 추가 지원 여부가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품 판매 규모와 연체율, 각 은행의 준비 상황 등을 충분히 검토해 본 다음 정책자금을 추가로 지원할지 논의해 보겠다는 뜻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추가 지원 여부는 지금 검토할 단계는 아니고, 최소 3개월은 지나봐야 할 것"이라며 "운용해본 결과 여전히 어려우면 추가 지원이 가능하고 성과가 좋아서 보증 없이 혼자서 할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서면 홀로서기를 해야 할 수 도 있다"고 말했다.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과 강병세 서울보증보험 전무,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중·저신용 고객을 대상으로 6~10% 금리에 돈을 빌려주는 ‘사잇돌 중금리 대출’이 출시된 7월5일 오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1호 대출 가입 진행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5일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KB국민은행, 기업은행, KEB하나은행, NH농협은행, 전북은행, 제주은행, 수협은행 등 9개 은행은 SGI서울보증을 끼고 연 6~10%의 금리를 제공하는 사잇돌 중금리 대출을 선보인 바 있다. 사잇돌 중금리 대출은 지난 12일까지 판매 실적이 총 176억원에 달하고 대출 승인율은 50%에 이르는 등 순항 중이다.  
 
문제는 SGI서울보증의 원금 보증 지원이 사라진 이후에도 은행들이 중금리 대출을 지속하겠냐는 점이다. 사잇돌 중금리 대출은 은행이 이전까지 다뤄온 1~4등급의 고신용 자들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한 상품이기 때문에 리스크가 생각 보다 클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이야 SGI서울보증이 5000억원까지 대출 원금의 보증을 서 주는 방식이라 은행 입장에선 돈을 떼일 부담이 없고, 서민을 위하는 은행이란 이미지까지 챙길 수 있다. 한 번에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상황인 셈이다. 그러나 SGI서울보증과의 연대가 끊어지면 은행은 연체로 인한 리스크를 은행이 책임 져야한다.
 
설령 은행들이 리스크를 무릎쓰고 중금리 대출을 이어간다 해도 관련 데이터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전망이 대다수다. 금융회사는 대출 승인에 앞서 고객의 재무상태와 빚상환 능력 등을 검토하기 마련인데, 시중은행은 중금리 신용평가 모델이 아직 취약한 편이다. 이 때문에 시중 은행들은 지금도 SGI서울보증의 중금리 신용평가 모델에 의지해 사잇돌 대출을 운용하고 있다. 
 
시중은행 대출 부문 관계자는 "금융위원회는 SGI서울보증보험의 지원이 끝난 이후에 어떻게 할지 아무런 청사진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며 "당장 중단하진 않겠지만, 서울보증의 지원이 없다면 은행은 자연스럽게 사잇돌 중금리 대출에서 이탈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오래가지 않아 시중은행들은 사잇돌 대출을 축소하거나 철수하게 될 것"이라며 "리스크 대비 수익성을 따져봤을 때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윤석진 기자 dda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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