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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진

저축은행 사잇돌대출 4일간 고작 30억원…"성패 판단 시기상조"

업계 "승인율 낮고 신용등급 하락 조정 안돼" 지적…금융위, 추가 인센티브 검토

2016-09-12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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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30개 저축은행에서 출시한 '사잇돌대출2'를 통해 4영업일 동안 고작 30억원 대의 중금리 대출이 이뤄졌다. 은행권 사잇돌 대출과 비교하면 미미한 규모다. 사실상 중금대출의 주요 고객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은행권보다 못한 실적을 내자 사잇돌대출이 보여주기식 정책의 수순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운용추이를 면밀히 모니터링 하는 한편, 저축은행들의 건의사항을 반영해 인센티브를 추가로 부여하기로 했다. 
 
12일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사잇돌대출을 통해 총 344건, 30억1000만원의 계약 체결이 완료됐다. 6일 첫날 2억6000만원 수준이던 계약금액은 증가세를 이어가 8일에는 9억원을 넘어서고, 9일에는 10억4000만원에 도달했다.
 
금융위는 취급지점 수와 저축은행의 전체 가계신용대출시장 비중 등을 감안하면 적정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출시일 이후 매일 대출건수 및 금액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은행권과 저축은행권 사잇돌 대출이 각각 차별화된 등급대를 형성하면서 중금리 시장의 공백을 상호 보완할 것"이라고 자평했다.
 
그러나 지난 4영업일 간 일평균 대출규모는 7억5000만원으로 은행권 사잇돌 대출 일일 대출액인 20억원에 미치지 못했다. 1인당 평균 대출액은 875만원으로 은행 사잇돌 대출(1061만원)보다 적은 수준을 기록했다. 중등급 신용자를 주 고객으로 삼는 저축은행이 고신용자를 상대하는 1금융권에 오히려 밀리는 모양새다.  
 
◇서울 소재 저축은행 영업점 모습. 사진/뉴시스
 
실제로 대출자의 특성을 살펴보면, 신용등급 6~8등급자가 87.5%로, 4~6등급자가 64.6%를 차지하는 은행 사잇돌에 비해 저신용자 비중이 크게 높았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4영업일이 지난 마당에 성과를 언급하는 것은 좀 이른감이 있지만, 정부가 말한 것처럼 그리 상황이 낙관적이지는 않다"며 "30억원이란 액수가 그리 많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좀 더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지원이 딱히 없는 상황에서 수익성이 낮은 사잇돌 대출 사업이 지속 가능하겠냐는 우려도 남아 있다. 실제로 저축은행 사잇돌 대출금리 평균치는 16.7%로 기존 신용대출 금리인 26.2% 보다 10%포인트 가량 낮다. 저축은행권 관계자는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이 10% 대 금리를 다뤄온 반면, 그 외 비금융지주 저축은행들은 20%가 넘는고금리를 취급해 왔다"며 "수익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권 사잇돌 대출에 비해 저축은행의 서울보증보험 보증 승인율이 다소 낮고, 금융지주계열이 아닌 일반 저축은행은 연계대출 등급 하락폭 조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이에 금융위는 또 사잇돌 대출을 둘러싼 우려는 과장된 것이라고 일축했다.
 
신진창 금융위 중소금융과장은 "저축은행 대출신청자의 신용도가 대체적으로 은행에 비해 낮은 점을 고려할 때, 보증 승인율이 다소 낮은 것은 불가피하다. 그걸 두고 정책 성패의 잣대로 쓰는 것은 온당치 않다"며 "승인률에 집착하면 나중에 연체율이 올라가고 부실을 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저축은행이 신용정보원에 연계대출 여부를 등록하면 자동으로 등급하락 폭이 조정되며, 지주계열 여부는 별도로 구분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금융위 저축은행 사잇돌 대출이 은행 사잇돌 상품을 이용하기 어려운 중·저신용자에 대해 기존 저축은행 상품보다 낮은 금리를 지속해서 제공하고, 서민의 금리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낙관했다. 
 
다만, 금융위는 사잇돌2가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추가로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미 사잇돌 대출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을 도입했지만, 업계의 반응과 시장상황, 건의사항 등을 반영해 유인책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금융위는 저축은행 사잇돌 대출을 정착시키기 위해 중금리신용대출 실적을 영업구역 내 의무대출비율 산정 시 우대 적용하는 감독규정을 내놓은 바 있다. 이 규정은 오는 21일부로 시행된다.
 
서울보증보험과 참여 저축은행들은 상품 출시 초기단계인 점을 감안해 운용추이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시 대출요건 및 보증요율 등을 지속적으로 조정해 나갈 예정이다.
 
윤석진 기자 dda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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