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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택

(현장에서)벤츠 딜러의 ‘리스’ 유도 이유는?

"취등록세 및 보험료 등 각종 세금 포함 비용 산출"

2016-10-11 06:00

조회수 : 9,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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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 소개로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대표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Dimitris Psillakis) 딜러를 소개받아  벤츠파이낸셜서비스 할부로 차량 구매를 진행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리스로 진행됐습니다. 차 값의 30%를 걸고 진행했는데, 선수금이 아닌 보증금 방식으로 나중에 알고 보니 운용리스로 계약할 때 딜러에게 떨어지는 비용이 많아서 리스를 권장한 겁니다.”
 
최근 벤츠 클럽 게시판에 올라온 한 네티즌의 글이다. 파격적인 할인가격에 A씨는 벤츠 수입차 딜러를 소개받아 계약을 진행했는데, 할부구매가 아닌 운용리스로 계약 형태가 바뀐 것이다. 그렇다면 일부 수입차 딜러가 구매자에게 할부가 아닌 리스를 통한 차량 소유를 끈질기게 추천하는 이유는 뭘까?
 
우선 벤츠파이낸셜을 이용할 경우 모델 및 이자율을 리스와 할부구매에 동일하게 적용하더라도 매달 지불하는 비용의 차이는 크다. 리스가 훨씬 높다는 얘기다. 가령 1억짜리 자동차의 경우 취등록세와 보험료 등 각종 비용을 차량 가격에 포함해 이자 비용을 산출하기 때문에 리스 금액이 크게 오른다. 
 
또 일반적으로 할부구매는 선수금이지만, 리스는 보증금 개념으로 계산한다. 다시 얘기해 개인할부는 선수금을 제외한 나머지 비용에 대한 이자를 책정하지만, 리스는 차량 전체 가격에 대한 이자 비용을 내야 한다. 
 
물론 계약 형태에 따라 일부 달라질 수 있지만, 계약서를 자세히 읽어보지 않고 도장을 찍을 경우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때문에 수입차 업체의 경우 개인할부 보다 리스계약이 수익성 측면에서 훨씬 이득이다. 벤츠 등 수입차 파이낸셜 회사들이 리스사업을 꾸준히 확대하는 이유다. 
 
여기에 개인할부는 선수금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대출받는다. 반면 리스는 매달 비용을 지불해 사용하기 때문에 신용도에 따른 대출 제약이 크지 않다. 신용도가 낮아 대출을 받지 못하더라도 리스를 이용하면 누구나 손쉽게 고가 수입차를 소유할 수 있는 셈이다. 
 
벤츠파이낸셜의 지난해 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 신용건전성에 따라 1등급부터 10등급(무등급)으로 구분하고, 4등급 17.06%(3919억196만원), 5등급 16.26%(3735억9673만원), 6등급 14.90%(3423억6487만원)로 할부 및 리스채권 이용 비중이 높았다. 
 
이마저도 캐피탈 업체가 자체 신용평가 기준을 마련해 신용건전성을 분류하기 때문에 연체 및 손상되는 금융채권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재고물량을 털어내야 하는 딜러 입장에서 리스는 상당히 매력적인 금융상품인 셈이다. 
 
이 덕분에 벤츠파이낸셜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471억1981만원으로 지난 2014년 253억8181만원과 비교해 85.43%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353억5870만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157.66%가 늘어났다. 다른 수입차 브랜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벤츠의 한 딜러는 “수입차 판매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할부건 리스건 한 명이라도 더 계약하려고 혈안”이라면서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거나 신용도가 낮은 20~30대 고객의 경우 리스 유도를 통해 차를 판매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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