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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혁

(만신창이 된 평창올림픽)③예산 삭감 후폭풍…IOC "마케팅 문제없나?"

야권 '최순실 예산' 대폭 삭감 추진…기업후원금 확보에도 차질

2016-11-2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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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최순실씨를 비롯한 비선 실세들의 평창올림픽 전횡은 더 큰 부작용을 몰고 올 전망이다. 당장 평창올림픽 예산이 줄어들 것이란 예측에 무게가 실린다.
 
당연시되는 문체부의 예산 삭감 역시 평창올림픽에 영향을 미칠 참이다. 야권은 이른바 '최순실 예산'으로 구분되는 5200억원의 사업 예산을 국회 예결위에서 대폭 삭감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 안에는 문체부 예산 3200억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이미 문체부는 892억원의 삭감 조정안을 일찌감치 지난 4일 국회 교문위에 제출했다. 스포츠산업에 밝은 한 관계자는 "국정 농단 사태가 파장을 일으키면서 평창동계올림픽 관련한 단계적 예산 삭감이나 보수적 편성이 당연한 수순으로 보이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이러한 단면이 올림픽 운영의 젖줄인 후원금 확보에도 어려움을 몰고 온다는 사실이다. 평창올림픽 조직위는 언론 문의와 비판이 빗발치자 "민간 기업의 후원금이 주된 수입원"이라며 "기업들로부터 현금만 후원받는 게 아니라 현금과 현물 또는 현금에 현물을 더한 형태로 후원과 기부를 받고 있다"고 지난 23일 공식 설명했다. 그렇지만 이는 기업에 마케팅 권리를 파는 것이 사실상 평창올림픽 성패와 직결된다는 것을 털어놓은 셈이다.
 
조직위 관계자는 "현재 목표 기업 후원금액 9400억원 중 7800억원을 확보해 83% 수준을 확정했다. 올해 말까지 9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엔 변함이 없다"면서도 "이번 달 후원 계약을 예정했던 일부 기업들이 조금 연기하자고 하긴 했다"며 달라진 분위기를 감추지 못했다. 이어 국정농단 사태 이후 후원금 확보가 어려워 보인다는 지적에 대해선 "외부에서 보면 그렇게 볼 수도 있다""밖에서 하는 판단이라 생각한다"고 확답을 피했다.
 
예산 삭감이 눈에 보이는 부정적 이슈라면 올림픽 분위기 저하는 쉽게 수치화할 수 없는 피해다. 안 그래도 평창올림픽에 대한 부정적인 분위기가 만만찮던 상황에서 이번 사태가 더욱 지역 주민들을 움츠러들게 했다는 소리도 나온다평창에서만 2대째 살았다는 한 30대 주민은 "2011년 개최 초기 뭔가 큰 변화가 있을 것처럼 느껴졌던 분위기를 돌아봤을 때 지금과 같은 일들과 부정적인 시선이 있을 것으론 생각도 못했다""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도 올림픽 특수 같은 기대감은 한풀 꺾인 분위기인데 비선 실세 얘기까지 나와 더 짜증나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IOC도 이례적으로 우려감을 내비쳤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지난 10일 스위스에서 김재열 평창올림픽 조직위 국제부위원장을 만나 "IOC도 한국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보고 있다. 한국의 스캔들 때문에 평창올림픽 마케팅 활동에 문제는 없느냐"고 물었다평창올림픽이 비선 실세들의 먹거리로 찍히면서 개최 441여 일을 앞둔 지금까지도 바람 앞 등불처럼 아슬아슬한 모양새다.
 
◇지난 8월5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메인 프레스 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기자회견에서 이희범 대회 조직위원장이 올림픽 소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임정혁 기자 koms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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