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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에 갈아탄 고정금리 90%가 혼합형대출

2019년부터 고비…미 금리인상 이후 시중금리 인상 압력 커져 이자상환부담 우려

2017-01-10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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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한고은기자]고정금리 대출 중 약 90%가 일정 기간 이후 변동금리 적용을 받는 혼합형대출로 분류되면서 고정금리 적용 기간이 끝나기 시작하는 2019년을 기점으로 가계의 이자상환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10일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6월말 기준 5개 시중은행에서 취급하고 있는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비중은 전체의 38.1%로 2011년말 8.3%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은 순수 고정금리대출과 일정 기간 이후 변동금리로 전환되는 혼합형대출로 구분되는데 혼합형대출 비중은 89.2%에 달한다. 혼합형대출은 통상 5년 동안 순수고정금리대출 보다 낮은 고정금리 혜택을 제공받은 뒤 변동금리 적용을 받는 것이다.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비중 확대는 정부가 2011년부터 시행한 가계부채 대책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정부는 향후 금리인상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해 은행권에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비중 확대를 주문했고, 혼합형대출도 고정금리대출로 인정하며 고정금리대출 비중 목표를 40% 내외로 설정했다.  
 
올해는 이를 45%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분할상환 목표비율도 기존 50%에서 55%로 올려 금리변동에 따른 가계부채 리스크를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지난해 말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올해 3차례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예고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역시 금리인상 압력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6월말 기준 혼합형금리 주택담보대출대출의 약 90%는 2014년 이후 취급된 것으로 통상 5년인 고정금리 적용기간 이 끝나는 2019년을 기점으로 변동금리로의 전환이 시작될 예정이다. 지난해 6월말 기준 혼합형대출의 취금시점별 비중은 2014년 취급분(2019년 변동금리 전환)이 24.6%, 2015년 취급분이 43.8%, 2016년 취급분이 20.8%다.  
 
한은은 "2014년 이전 취급된 혼합형대출이 많지 않은 것은 주택담보대출이 2014년 하반기 이후 크게 늘어난 가운데 그 이전에 취급된 주택담보대출 차주들이 금리하락을 이용해 저금리상품으로 전환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2011~2013년 취급된 혼합형금리 주택담보대출 차주들의 경우 만기 이전에 중도상환한 비율이 평균 70% 정도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2011년 6월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연3.25%를 기록한 뒤 8차례의 금리인하 조치를 통해 현재 연1.25%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주택담보대출 차주들이 저금리와 연동된 고정금리 대출 상품으로 갈아탄 것이다.
 
한은은 "혼합형대출의 경우 고정금리 적용기간이 많이 남아있는 데다 고정금리 적용 종료시점이 도래하더라도 대거 변동금리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지 않아 고정금리대출 비중은 당분간 현수준 이상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혼합형대출 차주들이 지난 2014년처럼 변동금리 전환 시점인 2019년 이전에 새로운 혼합형대출로 갈아타 고정금리 적용 기간을 연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대출 후 3년이 경과하면 중도상환수수료가 면제돼 차주들이 금리수준을 비교해 더 유리한 상품으로 갈아타는 경우가 많기도 하다. 
 
문제는 새로운 상품으로 갈아탈 시점에 은행에 마땅한 고정금리 상품이 있을 것이냐는 점이다. 특히 미 기준금리 인상 이후 가시화되고 있는 금리상승 국면이 지속되고 속도가 가팔라지는 경우 은행의 고정금리 설정 수준이 이전보다 높아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최근 지난해 6월말 기준 혼합형대출 잔액 136조3000억원 중 59조7000억원이 2019년 말 변동금리로 전환된다고 지적하며 "향후 금리인상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혼합형대출이 향후 3년 내 대거 변동금리로 전환되면 서민경제에 시한폭탄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금융위원회가 대책 마련 없이 단기적인 수치에만 치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은행의 단기·변동금리·일시상환 주택담보대출을 장기·고정금리·분할상환 대출로 갈아타도록 하는 안심전환대출이 시중은행에 출시된 2015년 3월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여의도점을 찾은 시민들이 관련창구에서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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