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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종

입주러쉬 앞둔 강동…전셋값 하락 장기화 조짐

수요 이탈에 물량 폭증 겹치며 역전세난 우려도

2017-01-2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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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하남미사 등 인근 신도시의 연이은 입주 러쉬에 하락세로 접어든 서울 강동구 전셋값이 하락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인근 지역으로 이탈이 지속되고 있는데다 올해 입주물량 폭증까지 겹쳐 역전세난 우려도 나온다.
 
2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다음 달 강동구 입주물량은 총 3658가구에 이른다. 수도권 전체 물량 6182가구의 절반이 넘는 물량이 이곳에 몰렸다.
 
연간 예정된 입주물량을 봐도 강동구는 증가폭이 크다. 작년 482가구 입주에 그쳤던 강동구는 올해 10배 이상 증가한 5384가구가 입주를 기다리고 있다. 올 한해 서울시에 예정된 입주물량 2만5812가구의 20.8%에 달한다.
 
입주 물량이 늘며 가격도 약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작년 4월 3.3㎡당 1151만이었던 강동구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11월 1118만원까지 떨어지며 줄곧 하락행진을 이어갔다. 
 
지난달과 이달 소폭 오르며 지난 20일 기준 1137만원의 시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1년 전인 2016년 1월 1145만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떨어진 가격이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이 1250만원에서 1312만원으로 상승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인근 신도시 대규모 입주 물량에 작년 강동구 전셋값은 5월 이후 줄곧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구내 입주물량이 폭증한 올해 역시 쉽지않은 한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강동구 한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뉴시스
 
강동구 전세가 하락의 배경에는 인근 신도시의 줄줄이 이어진 대규모 입주가 있다. 서울 전세가격에 부담을 느낀 수요가 강동구 못지 않게 강남권과의 접근성이 높은 위례신도시, 하남미사지구 등으로 옮겨가면서 다른 자치구들과는 달리 가격 약세가 이어졌다.
 
특히 하남미사지구의 경우 망월동과 풍산동, 선동에만 1만800여가구가 입주하면서 강동구 전세시장에 하락세를 부추겼다. 이로 인해 작년 강동구는 고덕주공 2, 3, 5, 7단지 7000여가구 등 대규모 이주 수요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서울에서 유일하게 전셋값 장기 하락세를 보인 지역에 이름을 올렸다. 
 
이처럼 전세가 하락이 이어지던 강동구 내 급증한 입주 대기 물량까지 겹치며 역전세난 발생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작년 대거 발생한 재건축 이주 수요가 인근 위례신도시와 하남미사지구 등으로 이탈하던 때보다 상황이 심각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비록 올해 미사강변지구 입주 물량이 작년의 절반 이하 수준으로 크게 감소하며 외부 요인은 다소 제거됐지만, 기존 물량 소화조차 벅찼던 상황에서 폭증한 구내 입주 물량으로 인한 추가 가격 하락과 역전세난 현상에 대한 가능성이 커지는 분위기다. 
 
이를 방증하듯 강동구는 지난 한 주간 전셋값이 0.46% 내리며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큰 폭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지난 5일 입주를 시작한 고덕동 고덕 래미안힐스테이트는 부쩍 줄어든 수요에 최대 2000만원까지 가격이 하락했다.
 
서울 강동구 고덕동 D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서울 지역 공급은 여전히 부족하다는데 이 동네에는 다른 세상 이야기 같다"며 "3월 본격 이사철 분위기를 지켜봐야겠지만 최근 분위기로는 당분간 전셋값 하락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있다"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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