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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영

민주당, 대선후보 완전국민경선으로 선출

결선투표 도입 등 대선 경선룰 확정…박원순·김부겸 참여 여부 주목

2017-01-24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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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한영기자] 대선후보 선출방식(경선룰)을 놓고 보름 넘게 논의를 지속하던 더불어민주당이 24일 당원과 일반국민 구분 없이 1표씩 행사하는 2012년 경선룰을 사실상 준용하는 방식을 확정하며 본격적인 후보등록·선출 준비에 나섰다. 야권 공동경선 주장을 해왔던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부겸 의원의 경선 참여여부가 주목된다.
 
민주당 당헌당규강령정책위원회 위원장으로 있는 양승조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9일 활동을 시작한 후 8차례 회의, 후보자 대리인 간담회 등을 통해 대통령후보자 선출규정안을 마련했다”며 “국민 누구나 동등한 권한을 가지고 우리당 대선후보를 선출할 수 있는 국민경선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기존 당원과 새로 선거인단에 등록한 국민들이 순회투표와 투표소·ARS·인터넷투표 방식으로 투표에 참석할 수 있는 방안을 택했다. 최대한 많은 국민들이 경선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선거인단 모집은 탄핵 전 1차, 탄핵인용 후 2차로 나눠 진행하는 방안도 확정했으며 반영 비율은 모두가 동일하게 1표씩 행사토록 했다.
 
기존 권리당원이 역차별을 받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양 위원장은 “정당정치의 대원칙을 볼 때는 권리당원에게 가중치 주는 것이 마땅하다”면서도 “국민경선 취지에 보다 많은 국민들이 함께해주길 바란다는 점에서 이렇게 정했다”고 말했다. 다만 권리당원의 경우 별도 선거인단 신청 없이도 투표 권리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대선 경선 당시 모바일 투표의 공정성 시비가 일었던 것을 감안해 ARS투표 검증단(검증단)을 설치·운영하는 방안도 확정했다. 검증단은 각 후보자가 추천하는 인사를 포함해 구성하고 ARS투표 설계부터 실시까지 모든 과정을 검증할 수 있도록 했다.
 
예비경선 기탁금도 2012년의 절반 수준인 5000만원으로 하향하고 예비후보자 컷오프도 7인 이상일 경우 6인으로 줄이는 것으로 했다. 1차 투표에서 최대득표자의 득표율이 과반에 미달할 경우 1·2위 후보자 대상 결선투표도 진행한다. 대선까지 시간이 촉박하다는 점을 고려해 전국 순회 후보 토론회도 4회 정도로 축소할 방침이다.
 
양 위원장은 “낡은 기득권 질서를 청산을 위한 ‘정권교체 경선’, 강력한 야권 후보를 만들어 내는 ‘대선승리 경선’, 국민과 당원 누구라도 대선 승리에 기여하고 동등하게 참여할 수 있는 ‘국민통합 경선’의 원칙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이날 당헌당규위가 제출한 안을 25일 최고위원회와 당무위원회 의결을 거쳐 확정할 방침이다.
 
앞서 김부겸 의원과 박원순 시장은 야권 공동경선을 통한 후보선출을 주장하며 이 같은 기조에 반발해왔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경제민주화와 제왕적대통령제 극복을 위한 국회의원 모임' 주최 대선주자 초청 좌담회에 참석해 “각 정당이 후보를 선출해 단일화하는 것은 명쾌하지 않고 불완전한 연합”이라며 “1987년 당시 후보단일화 실패해 군사정권이 5년 연장 된 일도 있다”는 말로 야권 공동후보 선출 필요성을 밝혔다. 두 사람은 지난 17일 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야3당이 참여하는 개방형 공동경선 실시·공동정부 구성을 공동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제안은 당 내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문재인 전 대표는 이날 공동정부 구성 방안에 대해 “아직 우리당의 경선도 시작되지 않은 상태고 다른 야당들의 준비도 되어있지 않은 터”라며 논의할 시점이 아니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안희정 충남지사 측 박수현 대변인도 “각 정당이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고, 그 이후 어떤 통합·연대를 할지에 대해서는 선출된 후보가 당과 상의해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문제는 두 사람이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할지 여부다. 박 시장은 이날 오전 좌담회 후 ‘경선 참여에 대해 언제쯤 명확한 입장을 밝힐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오늘 이야기를 드렸으니, 보고 하겠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당헌당규위의 결정이 알려진 직후 김 의원 측 허영일 대변인은 “집권 후 가장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하기 위해서는 야권이 합심하여 공동정부를 구성하는 것 밖에 없다”며 최고위가 결정을 재고해 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양 위원장은 “경선 불참의사를 표시한 적이 없지 않느냐”며 “다만 룰 협상을 안한 것이지, 경선 불참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2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 초청 조찬 좌담회에 참석한 박원순 서울시장, 김부겸 의원, 이재명 성남시장(왼쪽부터)이 손을 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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