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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멈춘 '더페이스샵'…4분기 매출 '역신장'

매장 정리로 중국 매출 '급감'…이니스프리와 격차 커질듯

2017-02-05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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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LG생활건강(051900)의 화장품 브랜드숍 '더페이스샵'의 성장이 멈췄다. 지난해 6년간 이어오던 브랜드숍 1위 자리를 아모레퍼시픽(090430)의 이니스프리에 빼앗긴데 이어 중국 시장 부진으로 작년 4분기 매출이 역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LG생활건강과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더페이스샵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1611억원 수준으로 전년동기대비 1.8% 감소했다.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국내사업이 제자리걸음을 한 가운데 중국 사업의 매출이 9%나 줄었기 때문이다. 작년 4분기 중국 매출은 약 202억원으로 전체의 12% 정도를 차지했다. 
 
더페이스샵의 지난해 전체 매출액은 649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3% 성장하는 데 그쳤다. 연간 매출액 성장률은 2013년 25%에서 2014년 11%로 둔화된데 이어 2015년과 2016년에는 3% 초반까지 떨어졌다. 
 
브랜드숍 1위로 올라선 이니스프리와의 매출 차이는 연간 1000억원 이상으로 벌어졌다. 지난해 이니스프리는 전년보다 30% 많은 7679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이니스프리는 4분에도 1908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보다 15% 성장했다. 
 
더페이스샵의 실적 부진은 매장 구조조정에 따른 영향이 컸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2분기부터 더페이스샵의 한국과 중국 매장에 대한 효율화 작업을 벌여왔다. 
 
특히 중국에서 매장 구조조정을 적극적으로 진행했다. 수익성이 나지 않는 소규모 매장에 대해 재계약을 하지 않는 방식으로 매장을 정리해오며 작년 1분기 685개에 달하는 중국 매장을 작년말 기준 230여곳으로 줄였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중국에서는 파트너십을 맺은 회사가 소규모 매장에서 카운터만 가지고 운영하던 매장도 있었는데 브랜드 이미지 등을 고려해서 그런 곳을 재계약하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동시에 자사 브랜드 편집숍인 네이처컬렉션 매장을 확대하면서 매출이 분산되는 효과도 있었다. 제품 매출이 나눠져서 집계되는데다 더페이스샵의 일부 매장을 네이처컬렉션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펼쳐왔기 때문이다. 더페이스샵의 국내 매장의 전체 숫자는 몇년째 1200곳 안팎을 유지하고 있지만 네이처컬렉션 매장은 작년 3분기말 42개에서 연말 96개로 크게 늘었다. 
 
새로운 히트상품 없이 카카오프렌즈, 디즈니 캐릭터 등과의 협업상품에 의존한 점도 성장을 저해했다. 
 
더페이스샵은 올해 상반기에도 중국시장을 중심으로 한 매장 정리와 효율화 작업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이에따라 당분간 실적에도 악영향을 이어갈 전망이다. 
 
중국시장에서는 같은 자연주의 콘셉트의 라이벌 이니스프리와의 격차가 더 벌어질 전망이다. 이니스프리는 매출액에 합산되지 않은 해외실적을 더하면 이미 지난해 국내외 매출이 1조원을 돌파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니스프리는 연초부터 중국 청두에 대형 플래그십스토어를 열며 공격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이니스프리의 중국 매출액은 오프라인 매장 확대와 온라인 사업 강화에 힘입어 약 72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50% 급증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서울 중구 명동에 있는 더페이스샵 매장 모습. (사진=원수경 기자)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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