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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홍

"크라우드펀딩, 변신은 무죄"…시행 1년, 다양한 분야로 진화 중

기술스타트업 비중 높지만, 공유경제·식품 등으로 영역 넓어져…투자수익 기부 사례도

2017-02-0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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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재홍기자]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이 시행 1년을 맞으면서 다양한 분야의 펀딩이 시도되고 있다. 전반적으로 기술 스타트업 분야의 비중이 가장 높지만 영화, 뮤지컬 등 문화콘텐츠를 비롯해 공유경제, 음식 등으로 영역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크라우드펀딩 중개업체 와디즈는 이달 3일 위안부를 소재로 한 영화 ‘눈길’의 펀딩을 진행했다. 당초 이 프로젝트의 모집금액은 4000만원이었지만 투자자들의 요청에 6일 3억원으로 증액됐다. 그럼에도 이 프로젝트는 이날 오전 목표금액을 넘어서면서 펀딩이 마무리됐다. 
 
이번 프로젝트는 영화 분야 투자형 펀딩으로는 처음으로 투자수익 중 일부를 기부하는 ‘수익기부형’ 상품으로 기획되면서 더욱 관심이 높아졌다. 목표관객수인 19만명을 넘을 경우 투자수익 중 20%를 위안부 할머니들을 돕는 시민단체에 기부한다. 
 
이달 3일 와디즈가 진행한 영화 '눈길'의 시사회 모습. 사진/와디즈
 
신혜성 와디즈 대표는 “위안부라는 소재가 누군가에게는 고통스럽거나 외면하고 싶은 주제일수도 있지만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하며 잊혀져서는 안되는 사안”이라면서 “이번 펀딩이 매우 빠르게 마감됐는데 투자자들이 수익성이라는 관점 외에도 사회적 의미라던가 공익적인 메시지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화 눈길의 수익이 발생하면 수익금의 20%를 먼저 기부한 다음 투자자들에게 배부된다”면서 “즉, 투자자들도 기부를 하게 되는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와디즈는 미스터리 스릴러 뮤지컬 ‘미드나잇’ 펀딩을 진행해 최근 목표금액 3000만원 모집에 성공했다. 이 영화는 연3% 이율을 적용한 1년 만기 회사채를 발행한다. 유료관객수 9000명을 기준으로 이를 넘지 못하면 투자수익률은 3%이며, 넘을 경우 관객수에 따라 수익률이 증가하는 구조다. 
 
와디즈 관계자는 “영화 외에도 연극, 콘서트, 뮤지컬, 웹드라마, 웹소설 등 다양한 분야의 펀딩을 시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중 이색 펀딩 사례. 자료/ 각 중개업체
 
공유경제를 테마로 한 크라우드펀딩도 시도되고 있다. 인크는 오는 10일까지 목표금액 5000만원 규모의 '프리바아워 경리단길' 펀딩을 진행하고 있다. 
 
고훈 인크 대표는 “이번 프로젝트는 이태원 경리단길에 있는 낡은 건물을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리모델링해 소비자에게 시간 단위로 대여하는 공유경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프리바아워의 모든 지점은 별도 자회사로 설립되며, 향후 각 자회사가 성장하면 모든 자회사들을 하나의 법인으로 합병한 후 코넥스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TB투자증권도 다음달 3일까지 1억원 규모의 한국형 숙박공유 서비스업체 ‘코자자’의 펀딩을 진행하고 있다. KTB투자증권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점차 공유경제가 활성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코자자가 한옥에 특화된 장점이 있는 점도 펀딩을 시도하게 된 요인”이라고 말했다. 
 
펀딩포유는 디저트나 닭 등 식품 분야 펀딩을 중개했다. 우선 지난해 12월6~7일 이틀간 3300만원 규모의 디저트 제조기업 루시카토 펀딩에 성공했다. 
 
펀딩포유가 중개했던 허닭 프로젝트 모습. 사진/펀딩포유
 
아울러 지난해 10월에는 개그맨 허경환의 다이어트 닭고기 브랜드 ‘허닭’ 펀딩을 진행했다. 펀딩포유는 지난달 17일 허닭 프로젝트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에게 투자원금과 이자를 지급했으며, 이달 중 허닭의 두 번째 펀딩을 할 예정이다. 
 
이주환 펀딩포유 이사는 “기업들이 자금조달은 물론 회사와 제품을 마케팅하기 위해 크라우드펀딩을 활용하기도 한다”면서 “30~40대 투자자들의 경우 맛집이라던가 음식에 관심이 많은데다가 투자대상이 어느 정도 알려진 프랜차이즈여서 적극적인 투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투자를 하려면 금융위원회에 등록된 중개업체를 통해 청약을 하면 된다. 중개업체 등록 여부는 예탁결제원 크라우드넷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일반투자자의 연간 투자한도는 500만원이며, 특정 기업에는 200만원까지 할 수 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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