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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공급에 선박 해체 전력…작년 해체량 역대 세번째

컨테이너·벌크선 비중 가장 높아…한진해운 보유선박 시장에 풀리며 신조 시장 꽁꽁

2017-03-05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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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글로벌 해운업계가 선박 과잉공급 해결을 위해 선박 해체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선박 해체 시장에서는 철강가격 하락 압력에도 불구하고 총 4440만톤, 933척의 선박이 해체됐다. 이는 지난해 초 글로벌 선대의 2%에 해당하는 물량으로, 2015년 대비 14% 증가했다. 톤수 기준으로는 역사상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선종별로는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비중이 가장 높았다. 컨테이너선은 70만TEU가 해체돼 최고 수준을 기록했던 2013년보다 48% 증가했으며, 벌크선은 289만톤이 해체돼 역사상 두 번째로 높았다. 벌크선과 컨테이너선의 재활용은 각각 총 해체량의 65%와 18%를 차지했다.
 
올해도 4000만톤 규모의 선박이 해체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에 비해 10%가량 줄었지만 평년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특히 해체되는 선박 연령도 낮아지고 있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건조 7년차의 컨테이너선이 고철로 해체된 경우도 있었다. 컨테이너선의 경우, 통상 건조 후 20년 이상 사용하는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대규모 선박 해체에도 선박 공급과잉 현상이 이어지면서 컨테이너선과 벌크선의 신조 시장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현대중공업(009540)대우조선해양(042660), 현대미포조선(010620)이 8척의 선박을 수주했지만 대부분 LNG-FSRU, VLCC로 컨테이너선과 벌크선은 없었다. 신조선가 지수도 내리막을 기록하고 있다. 클락슨이 발표한 1월 평균 신조선가 지수는 121.8로 전월 대비 0.6% 하락했다. 지난해 8월만 제외하면 11개월 연속 하락 중이다.
 
여기에 국내 1위, 세계 7위 선사였던 한진해운(117930) 보유 선박이 시장에 매물로 등장하면서 조선사들이 체결했던 기존 계약물량의 인도 시기도 지연되는 분위기다.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해운사인 머스크라인은 현대중공업(009540)에 발주한 1만4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9척 가운데 일부의 인도 시기를 올해에서 내년으로 미뤘다. 새로운 선박을 노선에 투입하는 것보다 중고 선박을 용선하는 비용이 더 저렴하기 때문이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이 같은 선박 해체량 증가가 국내 조선사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국제해사기구를 중심으로 선박의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위해 선박 연료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고, 이는 친환경 선박 건조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조선사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전남 광양항 컨테이너부두 3-1단계 대한통운터미널에서 머스크 소속 1만8000TEU급 컨테이너선 '맥키니 몰러'호가 입항해 컨테이너를 싣고 있다. 사진/광양시청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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