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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곤

(현장에서)전기사업법 통과, LNG 활성화 '기대반 우려반'

2017-03-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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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장병완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장 등 14명이 발의한 '전기사업법 일부개정 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여기서 눈 여겨볼 내용은 '전기판매사업자는 발전원별로 전력을 구매하는 우선순위를 결정할 때 경제성, 환경 및 국민 안전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야 한다'는 신설 조항이다. 이 조항 신설에 발전 업계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한국에 전기를 공급하는 주요 발전 수단은 원자력발전과 석탄화력발전, 그리고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등 크게 3가지다. 태양열과 풍력 등 친환경 발전도 일부 있지만 아직 전체 전력 수급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규모는 아니다.
 
한국의 전기 수급은 모두 한전을 거쳐야 하는데, 한전은 발전소별 저가 입찰 전기를 순차적으로 구매해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 즉 발전 단가가 낮은 전력을 우선 구입해 사용하고 부족해질 경우 높은 비용의 전기를 구매하는 방식이다.
 
이 3가지 발전원 가운데 비용이 가장 낮은 것은 원자력이고, 석탄, LNG 순으로 발전단가가 높아진다. 지난해 발전원별 평균 단가는 1kWh 당 원자력이 5.51원, 유연탄이 34.50원, 무연탄 50.50원, LNG 79.59원 이었다. 당연히 상대적으로 발전 비용이 낮은 원자력과 석탄 발전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LNG는 원자력과 석탄 발전량이 부족해 전력예비율이 낮을 때만 가동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안전문제, 환경오염 문제가 우려되는 원자력, 석탄 대신 보다 깨끗하고 안전한 LNG를 우선 사용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 것이다.
 
LNG 업계와 정부는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당장 온실가스와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고, 친환경 발전의 비중을 꾸준히 높여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최근 전력 수급에 문제가 없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이던 LNG 발전소도 보다 활성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NG 발전소의 경우 지난해 가동률이 40%를 밑돌기도 했다.
 
하지만 발전업계 모두가 개정안을 마냥 반기는 분위기 만은 아니다. 한 석탄 발전 업계 관계자는 "취지는 좋지만 단가가 높은 LNG를 발전원으로 사용하면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할 수 있다"며 "이에 대한 국민들의 공감대를 얻어 내는 과정도 고민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지난해 누진제 개편을 두고 겪은 진통만 봐도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반발은 불 보듯 뻔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개정안의 실효성도 좀 더 지켜봐야 한다. 국민 안전과 환경 등은 경제성처럼 명확하게 수치화할 수 없기 때문에 이를 비용에 어떻게 포함할지도 고민해야 할 문제다.
 
이해곤 정경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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