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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연

벚꽃대선 이후

2017-04-04 18:59

조회수 :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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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대선이 머지 않았다. 정권교체 열망이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는데, 그 이유에 대해서는 치열하게 고민하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다.
 
박근혜가 내려오면 모든 게 해결될 거라는 순진한 생각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것 같긴 하다. 그래서 더욱 중요한 게 정권교체 이후일 거다.
 
보수언론이 연일 문재인을 때리는 이유도 그런 이유 아닐까. 대통령이 됐을 때 흔들기 쉽게 복선을 깔아놓는 것. 
 
광장에서 많이 외쳐친 구호지만, 정권교체는 시작에 불과하다. 세부정책에 대한 싸움의 과정을 거치려면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차기정권이 공공의료를 확대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칼럼 소개...공공의료에 대해 얘기하면 분노하게 되므로 생략한다...
 
성실하지 못해 기사와 칼럼을 일일이 찾아보지 못하지만, 내가 읽은 것중에는 가장 좋아하는 칼럼이당
 
36번과 82번. 사람들은 이 번호를 아마도 이렇게 이해할 터. 36번째와 82번째 메르스 확진 환자. 여기서 번호는, 사람이다. 그러니 번호 너머로 가야 한다. 메르스는 36번과 82번을 묶어주는 끈이 아니다. 둘을 갈라 놓은 칼이다. 80대 노부부. 누군가의 일생보다 더 긴 세월 험한 세상을 함께 견뎌온 반려. 6월3일 남편이 먼저 숨을 멈추고, 보름 뒤 아내가 눈을 감았다. 3차 감염. 정부가 초기 대응에 신속했다면 지금도 손을 맞잡고 웃고 있을 노부부다.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정현종 <방문객> 부분)

무색무취한 번호 너머, 기쁨과 분노와 사랑과 눈물과 땀이 짙게 밴 “한 사람의 일생”을 느끼려는 노력, 곧 ‘고통의 개별성’을 넘어서려는 애씀이 길을 열어줄 것이다. 그 길에서 메르스가 드러낸, 우리가 사는 세상의 민낯을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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