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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시존치' 촉구 고공단식농성 21시간 넘겨

고시생 대표 "대선후보들, 사법시험 살려달라"/고온으로 탈진 우려…불의의 사고 위험성 가중

2017-05-07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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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시험 존치를 주장하는 고시생이 5일 한강 양화대교 아치 위에서 21시간 째 고공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서울지역 최고 기온이 영상 30도 가까이 올라갈 것으로 보이는데다가 농성장소가 철판으로 협소해 매우 위험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종배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고시생모임’ 대표는 전날 오후 4시15분쯤 서울 마포구 양화대교 아치 위에 올라가 농성에 들어갔다. 현장에서 이 대표는 '대선후보님들, 사법시험을 살려주세요'라는 현수막을 들고 있고, 아래에는 '사법시험 폐지되면 로스쿨에 갈 수 없는 서민들은 어찌해야 합니까'라는 글이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이날 현장을 방문한 ‘전국법과대학교수회’ 회장 이호선 국민대 법대 교수는 이 대표에게 수차례 전화를 시도했으나 닿지를 않자 “이 대표님도 누구의 귀한 아들입니다. 세상과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존재입니다.(중략) 누가 집권하건 사회이동성, 공정성, 통합의 차원에서 로스쿨과 사시제도를 비교해 그 결과를 공개하고 그에 따라 정책재검토를 약속받겠다. 내려와서 이 일을 같이 합시다”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나 이 교수에 따르면, 이 대표는 “문재인 후보 측과 얘기가 잘 되면 내려가겠다”는 취지로 답장을 보낸 뒤 아직 농성을 계속 하고 있다.
 
이 교수는 이날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농성 공간이 좁고 철판이라 이 대표가 탈진하게 되면 사고가 날 수 있는 굉장히 위험한 곳”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대선 캠프에 지금 당장 정책을 바꾸라는 것은 무리다. 그러나 전 국민이 학력 차별 없이 판검사가 될 수 있는 방법을 논의하겠다는 약속만큼이라도 대선 전 약속을 해야 한다. 적어도 유력한 대권주자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마땅히 국민 앞에 그 정도 약속은 해야 할 도리”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또 “사회의 공정성과 통합, 투명성에 있어서 전문대학원을 나와야만 판검사가 되는 나라는 어디에도 없다. 대통령도 학력제한이 없지 않느냐”며 “이상한 법을 만들어 놓고 강제하는 시스템이다. 이런 것을 다시 검토하겠다는 약속을 선거 전에 해야 한다. 지금 농성하는 고시생의 목소리는 그 한 사람의 목소리가 아니다. 대한민국 모든 젊은이들의 목소리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현재 경찰과 소방당국은 양화대교 농성장 아래에 안전 매트를 설치하고 119구급차와 경찰 인력을 대기시키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4일 오후 서울 양화대교에서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고시생모임 회원이 사시존치 논의가 대선주자들 사이에서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며 이를 규탄하는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사진/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고시생 모임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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