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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연

최저임금

2017-06-05 05:34

조회수 :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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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를 꽤 많이 했었다. 가장 오래 했던 게 패밀리레스토랑인데, 1년을 채워 퇴직금을 받고 그만뒀었다. 작은 곳에서 일했었다면 퇴직금 받기 쉽지 않았을 테니. 이래서 대기업 대기업 하는구나 생각했었다.


그때 최저임금은 4천원이 안됐다. 패밀리레스토랑은 최저임금보다 조금 더 높게 시작해 점점 시급이 올라가는 구조였다. 그만두기 몇달 전부터는 6000원 가까이 받으면서 일했는데, 방학때 매일 일해야 받을 수 있는 돈을 학기 중에 3일만 일해도 받을 수 있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기분이 좋았었다.


지금 생각하면 저때 시급은 너무 비인간적이다. 하루에 5시간씩 주5일을 꼬박 일해도 50만원을 못 번다. 반면 올해 최저시급이 6470원이니까, 내가 보기에는 지금 대딩들은 꽤 좋은 환경이 된거다.


최저임금이 중요한 이유는 기준이기 때문이다. 최소한의 인간에 대한 존중, 노동의 대가를 깎아내리지 않겠다는 일종의 상징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보다 더 중요한 생존의 문제가 있다. 부자들한테 몇십만원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지만 없는 사람들한테는 아니다. 십만원으로 삶의 질이 달라지기도 하고, 극단적으로는 삶과 죽음을 가르기도 한다.


내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올해 최저임금위원회도 시끄러운가보다. 중소기업들 힘들거라는 얘기들도 반복적으로 나오는데, 그들은 힘들면 안되고 노동자는 힘들어도 되는건가...라고 하면 너무 감정적인 대응이겠지만, 암튼 내년 노동자에 대한 최소한의 대우는 어느 수준일지 지켜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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