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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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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국감서도 '식물 과방위' 꼬리표 그대로

2017-11-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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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 첫 국정감사가 31일 상임위원회별 종합감사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여야는 지난 12일 국감을 시작하며 '정책과 민생에 집중하겠다'고 한목소리를 냈지만 성적표는 초라하다. 특히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감은 ‘식물 과방위’라는 오명을 벗어내지 못했을 정도로 두드러졌다. 한국방송(KBS)과 문화방송(MBC) 파업 등 공영방송 문제로 인해 국감이 파행을 빚으면서 정책 현안 등에 대한 논의조차 어려웠다.
 
출발은 좋았다. 과방위 소속 한 여당 의원은 “저희 상임위가 기대와 달리 매우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대내외에서 찬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여야가 원전 정책에 대해 첨예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음에도 국감이 정상적으로 진행된 것에 대한 자평이었다. 한국당 의원들은 노트북에 ‘졸속 탈원전 중단하라’는 문구를 붙였지만 여당이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으면서 국감은 큰 차질없이 진행됐다. 
 
하지만 국감이 종반을 향해 갈수록 여야 대립은 격화됐다. 이 과정에서 방송통신위원회가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보궐이사 선임을 강행하면서 한국당이 지난 26일 국감 보이콧을 선언했고, 과방위는 한국당의 부재로 국감을 진행하지 못했다. 특히 이날은 공영방송 파업사태의 중심에 있는 KBS에 대한 국감이 진행되는 날이었다. 한국당은 위원장이 갖고 있는 사회권을 활용한 ‘꼼수’를 동원해 과방위 국감을 파행시켰다.
 
이 과정에서 국민의당의 한 의원은 “오죽하면 국회의장이 우리 상임위에 제발 일 좀 하라고 했겠느냐”며 국감 중단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과방위는 그동안 국회 상임위 가운데 가장 저조한 회의 개최와 법안 통과 실적으로 ‘식물 상임위’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리고 모든 파행의 중심에는 공영방송 문제가 껴있었다. 한국당의 국감 복귀날에도 여야는 공영방송 문제와 관련한 의사진행 발언만으로 오전 시간 대부분을 보냈다.
 
과방위는 정부가 국정과제로 제시한 가계통신비 인하, 공영방송 정상화, 원전 안전 문제 등 통신방송·과학기술 관련 정책을 추진하는데 국회에서 매우 중요한 상임위다. 최근 과방위는 여야 원내지도부 합의로 통신방송과 과학기술을 구분해 법안심사 소위를 따로 구성하기로 했다. 방송문제로 통신, 과학기술 등 다른 분야의 입법 논의까지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이번 국감에서 과방위의 행태를 보면 이 같은 여야 합의가 잘 지켜질지 의문이다. 과방위가 ‘식물 국감’이라는 오점을 뒤로 하고, 앞으로 정책 현안에 대해 실질적인 해결점을 찾는 상임위가 되길 기대한다.
 
박주용 정경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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