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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모든 노동자 참여 사회적 기구, 관건은 민노총 참여

노사정위 정상화 가시화…'대화 재개' 내년 상반기 전망

2017-11-01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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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한국노총이 사실상 노사정위원회 복귀를 선언한 데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사회적 대화 복원을 촉구하면서 노사정위 정상화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노사정위가 문 대통령이 주문대로 노·사·정이 모두 참여하는 ‘한국형 사회적 대화기구’로서 역할을 하려면 민주노총의 복귀와 법 개정이 필요한 만큼, 온전한 대화 재개는 내년 상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노사정위 활동은 한국노총만 복귀하면 곧바로 재개된다. 노사정위는 민주노총이 탈퇴한 1999년부터 노동계에서 한국노총만 참여한 채 운영되고 있다.
 
단 노사정위 활동이 재개된다고 해서 사회적 대화가 재개되는 건 아니다. 정부 구상에는 민주노총의 복귀와 미조직 비정규직의 참여도 포함돼 있다. 노사정위 내에서 모든 노동자의 이해관계가 대변될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다. 노사정위 관계자는 “노사정위를 예전 모습으로 되돌리는 게 아니라 모든 노동자가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를 이끌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건은 민주노총의 복귀 여부다. 민주노총은 노사정위가 개편되더라도 정부가 의제를 주도하는 구조가 바뀌지 않는다면 복귀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노사정위는 지난 20년간 정부가 주도하는 나쁜 노동정책을 관철하고 집행하기 위한 도구로서 역할을 해왔다”며 “그런 기구에 노동계가 얼굴로 참여해야 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형식보다 중요한 건 의제다. 아무런 내용도 없이 노사정이 손을 잡아야 한다는 접근방식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나왔던 행태”라며 “오히려 비제도적 사회적 대화인 사업장별 교섭, 산업별 교섭, 노·정 간 교섭을 정부가 존중하는 게 먼저”라고 강조했다.
 
특히 민주노총 내에서 노사정위 복귀 여부가 논의된다고 하더라도 최종 결정은 내년 2월 대의원대회에서 이뤄져 연내 노사정 대화 재개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여기에 노사정위가 실질적 사회적 대화기구로 개편되려면 법 개정이 수반돼야 한다. 현행 경제사회발전 노사정위원회법상 노동자 대표위원은 전국 규모의 노동단체 대표자 중 대통령이 위촉하도록 돼 있다. 이 기준에 부합하는 대상은 한국노총 위원장과 민주노총 위원장뿐이다.
 
구조적 대안으로는 최저임금위원회 방식이 있다. 최저임금법 및 동법 시행령은 최저임금위원회에 노·사·공을 대표하는 위원을 각 9명씩(총 27명) 두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노동자 위원 추천권은 총연합단체인 노동조합이 갖는다. 자격 제한은 없다. 이에 따라 청년유니온 위원장과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이 각각 청년, 비정규직을 대표해 노동계 위원으로 참여 중이다.
 
노사정위원회의 경우 노·사·정 대표위원 수를 확대하고, 노동계 대표위원 선임을 추천 방식으로 바꾸는 방향으로 제도 개편이 가능하다.
 
노사정위 관계자는 “노사정위 참여대표 확대 문제는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다. 2013년에도 위원회 내에서 합의된 사안”이라며 “미조직 노동자, 중소·영세사업장 대표 등을 참석시키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 정도면 제도 개편과 대화 재개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열린 노동계 초청 만찬에서 참석자들과 건배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문 대통령, 박대수 한국노총 부위원장. 사진/뉴시스
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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