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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 분가 후 급성장…낮은 지주사 편입은 과제

계열사 절반이 지주사 체제 밖…지분경쟁도 배제 못해

2017-11-13 18:19

조회수 : 3,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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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LS그룹이 LG그룹에서 분가한 후 10여년간 사세를 3배 넘게 불리며 재계에 안착했다. 그러나 사촌 간 지배구조가 복잡하게 꼬여, 지주사 전환 10년째임에도 계열사 절반이 지주사 밖에 있다.
 
LS는 2003년 LG에서 계열분리됐다. LG 창업주인 구인회 회장의 다섯 동생 중 셋째(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 넷째(구평회 E1 명예회장), 막내(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 등이 LG에서 전선·금속사업 부문을 들고 나왔다. 이들은 모두 고인이 됐고, 지금은 아들 세대인 구자열 LS그룹 회장(구평회 명예회장 장남), 구자철 예스코 회장(구태회 명예회장 4남) 등 '자(滋)'자 돌림 사촌들이 경영 일선에 있다.
 
현대와 금호 등 기존 재벌들이 분가 후 사세가 추락한 것과 달리 LS의 성장은 견조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04년부터 2016년까지 LS의 공정자산과 매출은 각각 309.1%(5조560억원→20조6830억원), 183.3%(7조3440억원→20조8070억원)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285.7%(4860억원→1260억원) 증가했다. 12개였던 계열사도 올해 9월 기준 46곳으로 늘어 사세가 3배 이상 커졌다. 재계 순위는 올해 5월 기준 16위로, 2004년(17위) 이후 줄곧 20위권에 있다.
 
고민도 있다. 공정위 자료를 보면, LS는 2008년 지주사로 전환했으나 올해 9월 기준 지주사 편입률은 50.0%에 불과하다. 46개 계열사 중 23곳만 지주사 (주)LS 아래 있다. (주)LS는 LS전선(지분율 89.19%)과 LS니꼬동제련(50.0%), LS산전(46.0%) 등 전선·금속 회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정유·가스업의 예스코와 E1을 비롯해 예스코서비스, 대한가스기기, E1물류 등 23곳은 (주)LS가 지분 한 푼 없는 '지주사 밖'이다. 이러다 보니 지주사 체제 내 자산 비중도 69.7%에 그친다. 본가인 LG의 지주사 편입률이 84.7%, 지주사 체제 내 자산 비중 97.3%와 비교하면 제법 차이가 크다.
 
지배구조 개선에 나서야 하지만 사정은 복잡하다. 무엇보다 사촌끼리 지배구조가 복잡하게 얽혀있다. (주)LS는 구자열 회장이 경영하지만 지분은 사촌들과 특수관계인들이 2~3%씩 나눠 가졌다. 예스코는 구자철 회장이 대표지만, 최대주주는 13.27%를 보유한 구자은 LS엠트론 회장(구두회 명예회장 장남)이다. 후세로 갈수록 촌수가 멀어지면서 선대 방침과 달리 지분 경쟁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대와 롯데, 두산, 금호 등이 형제갈등으로 곤혹을 치른 전례도 부담이다.
 
LS 측은 "처음 LS를 만들 때 LS전선 등 한 전선·금속사업은 공동 지배·경영하기로 하고 각 형제가 지분을 가진 예스코, E1 등은 지주사에 묶지 않기로 했다"며 "다른 기업은 지주사 밖 회사의 일감몰아주기가 문제되지만 LS는 예스코나 E1 등이 지주사 내 기업과 업종이 달라 내부거래 문제도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예스코 등 23곳의 지분을 매입하는 데 상당한 자금이 소요돼 당장 지주사 편입률 제고에는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이런 입장은 오히려 LS가 구자열 회장의 아들 세대인 '본(本)'자 돌림끼리 다시 나뉠 수 있다는 관측을 뒷받침한다. 2003년 LG는 LS와 GS로 나눠진 과정을 통해 지주사 전환을 완료했다. LS 측은 "다음 세대의 계열분리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구자열 LS그룹 회장. LG그룹 창업주인 구인회 회장의 넷째 동생 구평회 E1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사진/뉴시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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