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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해나

소멸되는 이통사 멤버십포인트만 수천억

"포인트 이월 등 가입자 중심으로 제도 손질해야"

2017-11-19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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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이동통신사 제휴 가맹점에서 현금 대신 사용할 수 있는 멤버십 포인트 유효기간이 한 달여밖에 남지 않았다. 사용하지 못한 포인트는 내년 1월1일이 되면 모두 사라진다. 이통사 멤버십 포인트의 짧은 유효기간과 혜택 축소·변경에 대한 사용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19일 이통업계에 따르면 이통사 가입자들은 올 초 멤버십 등급에 따라 이통사로부터 지급받은 멤버십 포인트를 연말까지 모두 소진해야 한다. 연중 이통사에 새로 가입한 사람도 마찬가지다. 1년 내 사용하지 못한 마일리지는 자동 소멸된다.
 
한 휴대폰 매장에서 이통사 로고가 유리창에 비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하지만 이 같은 사정을 모르고 멤버십 포인트를 날리는 소비자들이 대부분이다. 지난 9월 한국소비자원이 이통사 멤버십 포인트 2년 이상 사용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지난해 통신사로부터 받은 1인당 평균 8만1452포인트 중 사용률은 40.7%(3만3155포인트)에 그쳤다. 나머지 59.3%(4만8297포인트)는 사용하지 못하고 소멸됐다. 이통사는 소멸되는 포인트 규모를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업계는 매년 폐기 처분되는 포인트를 5000억원 규모로 추정하고 있다.
 
이렇게 많은 멤버십 포인트가 사라지는 것은 포인트 유효기간이 1년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통상 5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신용카드 포인트나 10년 이상 사용 가능한 항공사 마일리지와 비교하면 그 주기가 매우 짧다. 중랑구에 거주하는 김씨(30)는 “포인트 사용처가 한정돼 있고 한 번에 사용할 수 있는 금액도 적어, 1년 만에 모두 소진하는 것은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이통사가 멤버십 사용처나 할인율을 자주 변경·축소하는 것도 문제다. 이통사들은 통신비 인하 압박이 본격화되던 지난 8월부터 멤버십 혜택을 줄줄이 축소해왔다. SK텔레콤은 패밀리레스토랑 할인 혜택을 VIP 20%, 실버·일반 10%에서 VIP·골드 15%, 실버·일반 5%로 바꿨다. 다음달 1일부터는 뚜레쥬르에서도 15% 할인을 1000원당 150원 할인으로 조정한다. KT도 8월부터 준오헤어에서 상시 15% 할인이던 것을 상시 10%,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20% 할인으로 바꿨다. LG유플러스는 멤버십 포인트를 제시했을 때 받을 수 있던 스타벅스 아메리카노의 사이즈를 톨(Tall)에서 가장 작은 숏(Short)으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소비자 혜택을 높이는 방향으로 멤버십 제도를 손질해야 한다는 지적이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6월 멤버십 포인트 관련 표준약관이나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후속대책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참여연대 등은 “올해 남은 포인트를 내년에 쓸 수 있도록 하는 등 가입자 혜택을 늘려야 한다”면서 “정부도 제대로 된 인가제를 통해 멤버십 포인트 제도의 수시 변경·폐지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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