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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태우

10대그룹 노사갈등 무풍지대는 '옛말'

삼성·SK·LG 노사갈등 표면화…노조 대응도 변화 불가피

2018-01-14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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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구태우 기자] 노사갈등 무풍지대로 여겨졌던 일부 대기업에 균열이 일고 있다. 노조 설립에, 임단협 교섭 요구 등으로 일대 변곡점을 맞았다는 평가다.
 
14일 노동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삼성웰스토리지회(지회)는 오는 17일 2차 임단협 교섭을 열자고 사측에 제안했다. 앞서 지난 10일 지회는 회사가 교섭권을 위임한 한국경영자총협회와 첫 교섭을 진행했다. 교섭은 10분 만에 끝나면서 험로를 예고했다. 교섭 이전부터 주도권을 쥐기 위한 노사 간의 기싸움은 팽팽했다. 특히 민노총 소속 지회와 삼성 계열사 간 첫 임단협이라는 점에서 노동계와 경영계 모두의 이목이 집중됐다. 삼성웰스토리는 지난해 4월까지 무노조 사업장이었다. 
 
지난해부터 삼성 계열사에 잇달아 노조가 설립되면서 선대회장 이후 지켜졌던 무노조 경영 원칙도 사실상 종식됐다. 삼성엔지니어링, 에스원, 삼성웰스토리에 노조가 설립됐고, 이들 모두 강성의 민주노총에 가입했다. 향후 임단협을 통해 노조 활동을 보장받을 계획이다. 삼성은 합법적인 노조 활동은 보장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임단협이 체결될 경우 매년 교섭과 함께, 노사간 현안을 노조와 논의해야 한다는 점에서 부담은 적지 않다. 
 
재계 3위인 SK도 지난해 노사갈등을 겪었다. 지난해 7월 SK브로드밴드의 자회사 홈앤서비스가 설립되면서 협력업체 소속 노조가 계열사에 편입됐다. 같은 해 11월에는 SK엔카에 노조가 설립됐다. SK엔카는 매각을 추진 중으로, 노사갈등까지 겹쳤다. SK엔카 노조는 이달 9일 연장근로수당 체불에 따른 특별근로감독을 고용노동부에 요청했다.  
 
비교적 노사갈등이 없는 LG는 LG생활건강 노조 파업으로 홍역을 앓았다. 노조는 지난해 민주노총에 가입했다.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52일 동안 파업을 벌였다. LG디스플레이는 같은 해 복수노조가 설립됐다. 신규 노조의 위원장은 구미공장의 안전 문제를 언론에 제보한 뒤 징계를 받은 문모씨다. 기존 노조에 불만을 나타냈던 직원들은 신규 노조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는 게 문모씨 주장이다. 
 
한화는 민주노총 금속노조 한화테크윈지회가 임단협 관련 소송을 제기해 지난해 내내 법정 공방을 벌였다. 한화테크윈과 한화지상방산은 올해부터 금속노조 소속의 지회와 본격적인 임단협에 돌입, 난항이 예상된다. 
 
현대차와 현대중공업을 제외하고 10대그룹은 노사 문제에 있어 사실상 무풍지대였다. 지난해 정권교체를 계기로 비제조업까지 노조 설립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는 강성의 민노총에 가입, 교섭대표노조 지위도 획득했다. 이들 대기업의 대응 논리도 변화 흐름에 맞게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남신 한국비정규센터 소장은 "재계의 노조 대응 방식이 변하고 있지만 여전히 미온적"이라며 "그룹을 의식하지 말고 노사간 교섭을 통해 갈등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 계열사 에스원 노조가 지난 5일 회사의 '갑질 사례'를 폭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구태우 기자 goodt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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