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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힙' 밴드)오리어던이 투영됐던, '보석' 같은 꿈의 노래들

대표곡 Ode to My Family·Dreams·Zombie에서 그를 다시 만나다

2018-01-19 18:12

조회수 : 7,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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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글로벌 '힙' 밴드는 영국 가디언이나 뉴뮤지컬익스프레스(NME), BBC Music, 미국 빌보드, 롤링스톤 등에서 나오는 소식을 바탕으로 해외 가수들의 신보나 공연 소식을 선보이는 코너다. 이 코너에서는 해외에서 멋지거나, 새롭거나, 주목 받는 뮤지션들을 조명한다. [편집자 주]
 
 
 
그는 ‘보석’이었다. 맑고 청아했으며 아름다웠다. 상징과도 같던 금발 픽시컷은 자유분방한 예술적 세계관, 그 자체였다. 때론 몽환적으로 꿈을 노래했고, 때론 날카로운 울부짖음으로 사회를 비판했다. 아일랜드 총리의 말대로 ‘여성 리드싱어가 걸어가야 할 길을 빛낸, 리미릭(더블린, 골웨이에 이은 아일랜드 제3의 도시) 역사상 가장 유명한 록스타’였다.
 
돌로레스 오리오던. 그가 속한 크랜베리스는 U2와 함께 90년대를 풍미한 록 그룹이었다. 온화하고 따뜻한 선율로 대표되는 ‘켈트적 음악’이 그들의 총체였다. 맑고 청아한 그들의 소리는 아일랜드를 넘어 전 세계로 퍼져 나갔고 모든 이들을 따스하게 감싸 안았다. 당대 미국에서 슈퍼밴드로 거론되던 펄잼과 스톤템플파일럿츠마저 이들에게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
 
오리오던은 크랜베리스의 상징이기도 했다. ‘종이 울리는 듯한 맑은 소리(bell-clear voicings)’로 그는 한음, 한음에 자신을 투영하는 듯 했다. 불가능한 꿈을 믿는 청년이거나, 이별 직후 울부짖는 여인으로, 혹은 부조리한 사회에 항거하는 지식인으로 부르짖는 영혼의 외침이었다.
 
지난 16일 영국 런던에서 새로운 음반 작업 도중 갑작스레 사망했지만, 세계 팬들은 여전히 그의 목소리를 되새기며 애도를 표하고 있다. 18일 빌보드지에 따르면 크랜베리스의 주요 음원 스트리밍 건수는 그의 사망직전에 비해 2934%나 급증, 총 870만명이 그의 목소리를 다시 되새긴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 팬들의 추모 물결에 몸을 싣고, 오리어던의 청아했던 목소리가 빛났던, 그가 꿨던 꿈의 노래들을 3가지만 살펴 본다.
 
◆ Ode to My Family
'뚜 뚜루 뚜, 뚜 뚜루 뚜' 1995년 국내 드라마 '젊은이의 양지'에 삽입된 곡의 도입부는 이미 한국인들에게 꽤나 친숙하다. 1994년 발표한 두번째 정규 앨범 'No Need To Aruge'에 수록된 곡이다. 하지만 친숙한 멜로디와는 거리가 멀다 싶을 만큼, 곡은 오리어던의 우울한 정서로 가득하다. 'Does anyone care?'라고 울부짖는 가사 속에는 “당신들(가족)”의 반대에도 스스로를 믿으며 외로이 음악활동을 해야만 했던 그의 심경이 담겨 있다.
 
◆Dreams
1993년 첫 정규 앨범 'Everybody Else Is Doing It, So Why Can't We?'에 실린 대표곡. 임청하·양조위 주연의 영화 ‘중경삼림’에서 중국 가수 왕페이 목소리로 재해석돼 국내에서도 유명해졌다. 꿈과 사랑, 청춘의 자유로움이 이 음악을 타고 흐른다. 경쾌하고도 투명한 켈틱 색채의 음악이 영화와 무척이나 잘 어울린다.
 
◆Zombie
1994년 'No Need To Aruge'의 수록곡. 뉴욕타임스는 크랜베리스가 1993년 무장조직 아일랜드공화국군(IRA)이 저지른 테러에 대한 비판, 안타까움의 정서를 이 곡에 실었다고 분석한다. 이전과는 다른 강력한 사운드에 오리오던의 날카로운 보컬이 사회 비판적 성격을 띈다. 이 곡 이후 밴드는 사랑보다 정치사회적인 메시지를 담은 노래에 비중을 크게 둔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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