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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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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브리핑)상고 출신 은행원은 이제 옛말?

2018-04-05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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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해명자료를 저녁 늦게 뿌렸다. 심상정 의원실의 하나은행 채용비리 지적에 대한 해명자료다. 다음은 금감원 해명.



1. 하나은행이 서류전형에서 분류하는 대학등급은 5등급이 아니고 13등급입니다.

2. 2등급학교는 연세대와 고려대입니다. 서강대는 3등급으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3. 서류전형에서 학교 등급별로 점수를 차등 적용한 것은 금감원의 지적대상이 아닙니다. 학교등급이 낮아 서류전형 점수가 낮았음에도 면접을 잘 봐서 명문대 출신들을 제치고 높은 순위에 오른 지원자들을 최종면접에서 임의로 탈락시키고, 학교등급이 높아 유리했으나 면접을 못봐서 순위가 낮아진 명문대 지원자의 순위를 임의로 높이는 방식으로 특혜를 준 사례가 있는 등 부당한 차별 행태를 지적한 것입니다.




출신학교별로 등급을 매기는 자체는 지적사항이 아니라는 설명이 눈에 띈다. 민간 회사의 재량을 인정하는 것일 수 있다. 또는 지원자 입장에서는 출신 학교가 명문대일 수록 본인이 노력해서 입학한 것이니 그 노력을 인정해주는 것이 아닐까. 사회생활을 10년 하다보니, 나 스스로도 출신학교를 '능력'으로 어느정도 인정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회 때'가 탄 것인지, 선임급이 되고나선지, 취업준비생때의 간절함을 잊었는지, 예전엔 이러지 않았던 것 같은데 변했다.

모 은행에 상업고등학교 출신 A팀장이 있다. 상고 출신 A팀장은 그 은행에서도 유일하다고 들었다. 누구보다 싹싹하고 일처리가 깔끔하다는 평을 받는단다. 아마도 A팀장은 그 어렵다던 외환위기 시절에 대형은행에 입사했으니 그 상고에서도 전설적인 선배로 통할지도 모른다.

하나은행에서 서울대, 카이스트는 1등급, 연세대 고려대는 2등급, 서강대학교는 3등급이라면, A팀장이 나온 상업고등학교는 몇등급쯤 될까. 상고에 대한 사회통념상 아마도 꼴찌등급 또는 그 밖이지 않을까. A팀장의 얘기를 전해들으면서 번듯한 기업 입사를 꿈꾸는 후배들이 있을 것이다. 그 아이들에게 '어쩔수 없다. 대학도 능력이다'고 떳떳하게 말 할 수 있을까. 나는 아직 자신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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