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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카드사 조달비용 연간 8천억원 증가 전망…수익성 '빨간불'

여신금융연구소, 시장금리 0.5% 상승 시 3천500억원 조달비용 상승

2018-04-18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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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형석 기자] 국내외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되면서 카드사의 조달비용이 연 최대 8300억원가량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미 지난해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당기순이익이 크게 감소한 카드사 입장에서는 올해 수익성 악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여신금융연구소는 최근 발간한 '최근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여전업 영향 점검'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는 조달금리가 시장금리 인상에 따라 25~50bp(1bp=0.01%) 오를 때를 가정한 추정치다.
 
최민지 여신금융연구소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위원회가 지난달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한 데 이어 올해 안에 2~3차례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다"며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국내 역시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카드사의 조달금리가 시장금리 인상에 따라 25bp 또는 50bp 오르면 조달비용은 1700억원 또는 35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한두차례 올리면 시장금리도 비슷하게 상승할 것이란 가정하에서다.
 
그간 카드사들은 저금리 기조 지속으로 혜택을 받았다. 카드사의 차입부채 규모는 2013년 46조5000억원, 2015년 57조6000억원, 지난해 69조7000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으나 조달비용은 2013년 1조8400억원, 2015년 1조7700억원, 지난해 1조6100원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저금리 기조로 조달금리도 같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카드사들이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1조원가량 조달비용을 절약한 것으로 분석했다.
 
카드사들도 조달비용 증가를 크게 우려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조달비용 2500억원가량의 혜택을 보고도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수익성이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7년도 카드업계 영업실적에 따르면 8개 전업카드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잠정)은 1조2268억원으로 1년 전(1조8132억원)보다 32.3% 감소했다. 이는 카드대란(2003~2004년)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2005년(3423억원) 실적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카드사용액과 카드대출 등은 소폭 증가했다. 지난해 신용·체크카드 이용액은 788조1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5.6% 증가했다. 현금서비스 등 카드대출 역시 98조4000억원으로 0.5% 늘었다. 카드사가 영업을 못해서가 아니라 가맹점 수수료율 하락이 당기순이익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카드사 관계자는 "지난 2007년 8월부터 지난해까지 카드 수수료를 10차례 인하했다"며 "지난해 영세·중소가맹점 확대로 우대수수료를 적용 받는 곳이 전체 가맹점의 84%까지 늘어나 부담이 이미 커졌다"면서도 "오는 7월 추가로 카드 수수료 인하가 결정될 경우 지난해보다 수익이 크게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올해 카드사의 조달비용 부담이 지난해보다 8300억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서울의 한 마트에서 고객이 신용카드로 결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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